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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새즈믄의 그림자놀이
2000년 새로운 세기가 열렸다. 58편 중 대박영화 박찬욱 감독의『공동경비구역 JSA』는 한류를 더욱 실감나게 하였다. 판소리를 영화화한 임권택의『춘향뎐』이 만들어졌고, 단편 『죽거나 나쁘거나』는 류승완이 단편영화 3편을 옴니버스구성 해서 극장에 개봉한 혁명적인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멜로드라마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2000년 서울관객 20만 명 동원한 국내․ 영화는 44편이었다. 그중 한국영화는『공동경비구역JSA』,『반칙왕』,『비천무』,『단적비연수』,『리베라메』,『동감,김정권 감독』,『가위』,『거짓말,장선우 감독』이었다. 720개의 스크린은 총 관람객 6,462만 732명의 위한 총 359편의 영화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평균제작비는 95년의 1억에서 5,6억으로 늘어났다. 변모된 기획팀의 편성과 공격적 마케팅은 투자의 다변화를 가져왔고 1150억이나 되는 투자자본과 배급유통망 개선은 100개 넘는 스크린 수를 확보하게끔 만들었다. 투자는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가 50% 가까이 이루어졌다. 통일지향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일거에 반공영화 이데올로기를 구시대 유물로 만들어 버렸다.
2000년 수출편수는 1999년 75편에서 38편으로 반감하였지만 수출단가 상승으로 100만 불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1999년 596만 9,219달러에서 2000년 705만 3,745달러). 또한 수출국가도 25개국으로 늘어났다. 특히 일본이 우리영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편당 수출가도 20만 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35.1%에 달했다.
『인터뷰, 변혁 감독』,『순애보, 이재용감독』,『시월애, 이현승 감독』,『산책, 이정국 감독』 등의 작품은 세련된 모습으로 여전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홍상수 감독은 『오! 수정』으로 자신의 칼라를 보여주었다.『주노명 베이커리, 박헌수 감독』은 로맨틱 코미디가 여전히 고정 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우리영화는 18세 관람가가 31편, 전체 관람가는 4편, 12세 관람가 14편, 15세 관람가 영화가 31편이었다.
『리베라메』는 화재사건을 다룬 영화로 미국영화의 장르영화의 관습을 차용, 한국영화의 특효의 현주소를 읽게 해준다. 『비천무, 김영준 감독』,『단적비연수, 박제현 감독』은 의욕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와호장룡』의 일취월장과 비교되는 작품이었다.
외국의 수작들을 거의 다 감상할 기회를 가진 우리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영화는 순환 고리 속에 멜로드라마, 코미디, 액션영화, 공포영화들은 시기, 과학적 기획, 완성도가 떨어지면 바로 흥행에서 제외되는 ‘관객의 눈’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었다.
『가위, 안병기 감독』을 제외하고, 2000년 여름을 도배한『하피, 라호범 감독』,『해변으로 가다, 김인수 감독』,『공포택시, 허승준 감독』,『찍히면 죽는다, 김기훈 감독』등의 공포장르들은 공포 이전에 관객의 코미디를 유발하는 저급한 수준의 영화로 흥행에 참패했다.
필자가 독일문화원에서 70년대부터 시작한 동서영화동우회의 좋은 영화보기 운동은 80년대 오늘의 ‘문화학교 서울’로 이어졌고, 이러한 운동은 90년대 독립영화의 싹을 본격적으로 틔우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문화학교 서울’의 초창기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을 주었고, 거기에서 작업했던 후배들을 격려하며 오늘까지 이어온 과정은 특히 유현목 감독과, 변인식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의 지원에 힘입은 것이다.
사실 시네마테크 운동의 시발인 프랑스에서 앙리 랑글로아의 작업도 이와 유사하다. 오늘날의 영화학의 태동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00년 고지에는 故 권병순(중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 출신의 그가 뉴욕에서 공부한 실험영화 이론을 국내에 번역작업과 창작 작업을 통해서 후학들을 격려한 것은 우리 단편, 독립, 실험영화들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끔 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이다.
류승완의 인터넷영화 『다찌마와리』는 제자 임원희가 부동의 스타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디지털영화 『봉자, 박철수 감독』과 『눈물, 임상수 감독』의 등장은 영화제작 환경을 다변화 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부산물은 『세네프(SeNef)』 같은 디지털·인터넷 전문영화제나, 대안영화로서 디지털영화가 중시되었다.
이창동 각본, 연출의 『박하사탕』은 한국의 현대사를 그의 철학에 담아 영상문학으로 차분히 보여준다. 은행원과 레슬링선수를 오가는 김지운 각본, 연출의 코미디 『반칙왕』은 경쟁사회에서 겪는 소시민의 탈출심리를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정지우 감독의 『해피엔드』는 불륜을 통해 가정 내 주권상실 위기를 겪는 가부장 제도의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3부작'의 완성편 『숨결, 변영주 감독』은 해결되지 않은 정신대 문제를 환기시키고 있다.
상업성을 숨긴 채 포르노적 표현을 차용하고 ‘영화와 정치’와의 함수관계를 그린 작품이라는 변명 하에 일부 적나라한 성 표현 장면과 대사가 삭제되어 개봉된 『거짓말』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동창 이상현이 주연한 작품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섬』은 절망에 다다른 인간들의 심리를 섹스와 신비주의에 담은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의『플란다스의 개』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터치한 작품이었다.
날개를 단 한국영화는 21세기 문턱에서 활기찬 용트림을 하고 있었다.
◆2001년
아끼바리에서 통일벼로 돌변한 2001년의 우리영화
헌법재판소는 8월 30일, "영화등급보류는 위헌" 임을 판결했다.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는 제한상영관 도입을 포괄하는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영상물등급위는 영화의 내용이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거나 국가의 권위를 손상할 우려가 있을 때는 관계기관에 통보할 수 있다"는 문제의 조항을 삭제하였다. 그런데 제한상영관 등급을 받으면 광고, 선전물 등을 배포, 게시, 홍보할 수 없으며 비디오 출시·판매도 금지된다.
영화 진흥을 지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는 정치권의 입김으로 좌지우지 되는 곳이다. 정권이 바뀌면 요직도 바뀌는 것이다. 위원회라는 구실로 자기인사들이 포진하면 모든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부위원장 자리를 놓고 싸운 사건은 치열한 육박전이었다. 조희문과 이용관 사이의 국지전에서 법은 조희문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 사태는 해방전후사를 보는 듯 하였고, 영화계의 세포분열, 즉 이원 조직의 본격 가속화를 뜻하는 것이었다.
2001년 개봉된 우리영화는 52편, 시장점유율 46.1%, 조폭 영화『친구』(곽경택 감독)를 선두로 서울 176만 명을 동원한『엽기적인 그녀』(곽재용 감독)가 히트하는 가운데 우리 영화는 감격적인 수확을 거두었다. 오죽했으면 ‘조폭영화’라는 책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조폭영화 이면에는 조폭 자금이 유입되어 있었다. 제작자의 입김에 따른 조폭의 미화는 당연한 결과였다. 임화수의 경우를 보더라도 건전한 영화 투자자금의 유입이 좋은 영화 풍토를 만든다.
흥행 1위에서 5위까지가 한국영화가 휩쓴 '복고'와 엽기·과장, 조폭과 향수라는 분위기는 영화들을 휩쓸고 내려왔고, 이와 타이밍을 맞춘 영화들은 고지를 점령한 것이다. 몇 집의 대박 소동과는 달리 저예산, 독립․ 실험성 짙은 영화, 예술영화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개봉 첫 주 스코어, 『나비 2,300명/『고양이를 부탁해』8,400명의 참담한 수치는 아직 관객들의 지적 성숙도가 낮고, 자기 취향이 확고하지 하지 못하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나비』는 5,800명, 『라이방』은 3,200명, 『꽃섬』은 6,400여명의 진성 관객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박흥식 감독)는 주연배우들의 지명도를 생각할 때 관객몰이에 실패했고, 『눈물』(임상수 감독),『클럽 버터플라이』( 김재수 감독), 『그녀에게 잠들다』(박성일 감독)과 『7인의 새벽』(김주만 감독),『광시곡』(장훈감독)과 『천사몽』(박희준 감독)등도 처참한 성적표로 한국영화위의 위기감을 부채질 했다.
『친구』는 조폭영화의 모델로서 공간과 성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 아류들인 『신라의 달밤』,『조폭 마누라』,『달마야 놀자』,『두사부일체』등을 만들어 냈다. 이 모든 영화들이 조폭을 영웅시 하거나 심지어 동경하게끔 만든다. 실제 청소년들은 이들을 모방하는 조직을 만들기도 하였다.
김성수 감독의 『무사』가 78개관 87만의 관객을 동원해 무사안일의 전형을 보여주는 가운데 많은 영화들이 흥행참패 카페에서 조우했다. 기대했던 『화산고』도 66개관에서 59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김기덕의『나쁜 남자』는 전국 7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2001년 관객은 서울기준 총 3,526만 7천여 명으로 작년에 비해 28.4%나 증가했다. 한국영화 상영일수는 의무상영일수 105.67일을 초과한 145.16일로 나타났다.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양대 국내 투자·배급사의 치열한 '배급전쟁'과 복합 상영관의 증가는 우리 영화의 산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었다. 옛날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수의 스크린 확보로 우리영화들은 단기간에 엄청난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 보통 40여개를 넘는 스크린은 『선물』(오기환 감독,42개),『흑수선』(배창호 감독,50개)『봄날은 간다』(허진호 감독,41개) 등에서 보다시피 기대되는 영화들은 스크린 40개를 넘겼고 프린트 비용도 상당히 늘어난 셈이다. 2000년엔 6억5천만 원이던 편당 제작비는2001년엔 10억 원으로 껑충 뛴다. 이제 한국영화들은 작은 나라에서 만족하지 않고 수출을 염두에 두는 기업의 핵으로 자리 잡게 된다.
◆2002년
월드컵의 열기 속에서도 영화 꽃은 피어나고
나의 2002년을 여는 의식은 2월말 동해의 영덕에서 시작되었다. 이 곳, 저 곳 게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뜨거운 여름을 예상했었지만 월드컵 4강까지 가는 기간은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었다.
고3 담임, 20년이 지나서야 맡아 본 고3 생활은 조감독 생활의 기다림과 같은 것이었다. 유현목, 김호선, 테렌스 영 등의 나의 조감독 생활은 녹녹한 것만은 아니었다. 허기짐과 기다림, 스노비즘과 겉멋을 배우는 꿈의 시간들이었다.
금년에는 우리영화 관객이 부쩍 늘었고, 대망의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도 하였다. 거품 제작비로 가득 찬 대형제작비 투입 영화들이 처참한 흥행 몰골로 들어났다. 수험생들에게도 월드컵이 끼어 있어 죽을 맛이었다.
전년 대비, 20.8% 늘어난 전국 영화 관객은 1억 800여 만 명에 달했다. 77편의 한국영화가 46.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한국영화 흥행작 5편의 관객 점유율이 54.1%, 10편 점유율이 76.6%였다. 올해는 5편 점유율이 34.7%, 10편 점유율이 54.4%나 되었다. 30만 명 19개 작품 점유율은 76.7%로 집계되었다.
최민식이 열연한 임권택 감독의 조선조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다룬 『취화선』이 칸 영화제 감독상(미장센 상)을, 이창동 감독의 장애녀(문소리)와 정상남(설경구)의 어긋난 사랑이자 정당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오아시스』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파격적 장애연기를 벌인 문소리가 신인 배우 상을 수상했다. 이때부터 문소리의 시대가 열린다.
리메이크 판권 계약은 『가문의 영광』이 워너 브라더스에 미니멈개런티 50만 달러에 전 세계 수익 3% 조건에, 『조폭 마누라』가 미라 맥스에 95만 달러에 팔렸다. 『엽기적인 그녀』는 드림 웍스에 75만 달러에, 『달마야 놀자』는 MGM에 30만 달러에 팔렸다.
영화 제목만큼이나 엽기적인 연기와 파격적 대사로 짜여져 있는 『엽기적인 그녀』는 아시아권에서 흥행 대성공을 거두었다. 외할머니 집에서 보낸 나날들을 그린 『집으로…』는 국내시장 의 빅 히트와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칸, 베니스,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참가하여 11월14일부터 23일까지 선보였고, 부천영화제는 7월 11일 오프닝을 선언했다.
『예스터데이』,『아 유 레디』,『성냥팔이소녀의 재림』등의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흥행 참패는 영화제작 자본의 철수를 유도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101번째 프로포즈』제작 전에 벽산건설 김희철 회장이 나와의 면담을 요청했던 일이 생각났다.
한편『집으로…』,『폰』,『색즉시공』 등은 나름대로 관객을 모은 작품이었다. 특히 『집으로…』는 저예산 영화이지만 폭발적 관객을 모았다. 『집으로…』의 시나리오가 투자자를 찾아 떠돌아다닌 10년은 정말 이상했고, 이 영화로 영동 산골은 돈 냄새로 오염되었다.
거품 제작비로 배를 불린 결과 한국영화의 수익성 부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6월 29일 월드컵 한국과 터키전이 있었다. 노인들의 성을 다룬 『죽어도 좋아』는 문제 장면 처리 이후 18세 관람가로 상영되었다. 서서히 비디오시장은 힘을 잃고, DVD시장이 부상했다.
올 해 극장에서 개봉된 만화영화는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 한 편이다. 1967년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전』이 만들어진 지 35년 만에 제26회 안시 국제만화영화제에서 장편 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3위의 만화영화 하청시장에서 예술성과 흥행성 양 측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4대 만화 영화제 중 하나인 캐나다 오타와 애니 페스티벌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열렸다. 국내에서는 만화영화 산업의 이모저모를 둘러볼 수 있었던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이 5월4일부터 12일까지 남산에서, 춘천 애니타운 페스티벌(CAF 2002)이 8월13일부터 18일까지 개최되었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결과 여당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참패했다.
◆2003년
2003년, 한국영화 다양성이 분출된 한 해
명보극장에서 열린 『실미도』 시사회를 보면서 한국영화의 충만한 에너지가 용솟음침을 느낄 수 있었다. 숨겨진 스토리를 읽는 통쾌함도 동시에 느껴졌다. 천만 관객을 창출한 제작자와 일원이 된 관객은 한국영화의 산업적 가치의 소중함을 즐김과 동시에 소재의 다양성과 테크닉 발전에 기인한 ‘질적’ 향상을 즐기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동갑내기 과외하기』,『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장화, 홍련』,『올드보이』,『실미도』는 흥행과 질적 향상을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들 이었다. 모두가 의미 있는 지표를 내는 작품들이었다.
한국영화의 2003년 총 관객 수는 서울 관객 기준, 전년도 이월 작을 포함하여 4,414만 2,697명으로 작년에 비해 9.7%나 늘어났다. 이중 한국영화 관객은 2180만 7737명으로 시장점유율 49.4%를 기록, 작년보다 4.4% 성장했고 관객 수 증가율은 18.8%에 이르렀다.
『바람난 가족』이 스톡홀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4개 부문의 상,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은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 『살인의 추억』은 토리노영화제 각본상과 관객상을 수상 우리영화에 대한 관심을 읽을 있다. 이런 성과는 바로 수출로 이어졌다.
2003년 한국영화의 외화수출은 『올드 보이』가 220만 달러,『살인의 추억』과 『튜브』가 각각 300만 달러, 『클래식』이 76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올드 보이』는 일본의 가가커뮤니케이션社에 한국영화 최고 액수로 팔리는 등 2500만 달러의 영화판매고를 기록했다. 많은 작품들이 외국과 리메이크 수출 판권계약을 체결, 북미 시장과 교류를 모색하고 있고 우리도 프랑스, 일본 작품의 판권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영화 ‘흥행 톱 10’에 오른 작품들은 『살인의 추억』 (525만 5,376명), 『동갑내기 과외하기』 (493만 7,573명),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352만 2,747명), 『오! 브라더스』 (314만 8,748명), 현대판 『장화, 홍련』 (314만 6,203명), 일본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올드보이』(314만여 명), 『황산벌』, (277만 1,236명), 『선생 김봉두』, (247만 2,135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233만 9,410명), 『싱글즈』,(220만 3,164명)이다.
반면 『대한민국 헌법 제1조』,『쇼쇼쇼』, 『남남북녀』,『조폭마누라 2-돌아온 전설』,『은장도』,『최후의 만찬』등은 관객들에게 외면당했고, 윤제균 감독의 신작 『낭만자객』도 흥행 실패로 끝났다. 50억 원 이상이 투여된 대작 『튜브』(12만 3020명, 서울 관객 기준), 『청풍명월』(19만 1600),『내추럴시티』(8만 6531),『천년호』(10만 1478) 등은 참담하게 실패했다.
새로운 메뉴로 떠오른 공포영화들인 『장화, 홍련』,『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 여우계단』,『4인용 식탁』,『거울 속으로』,『아카시아』등은 한국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담는다.
2003년 개봉된 한국영화 65편 가운데 신인 감독의 작품은 30여 편이 된다.
장준환 감독의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통찰과 애정 가득한 시선을 견지한 『지구를 지켜라』관객 수 증가율은 무려 18.8%에 이른다. 박찬옥 감독의 모순으로 가득한 현실과 대면한 인간을 껴안은 『질투는 나의 힘』, 김경형 감독의 『동갑내기 과외하기』, 김문생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 김성호 감독의 『거울 속으로』, 김용화 감독의 『오! 브라더스』, 박기복 감독의 한국의 무(巫)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성찰을 보여 준『영매 :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오상훈 감독의 『위대한 유산』, 용이 감독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 이언희 감독의 『…ing』등은 한국영화에 젊은 피를 수혈한 작품이었다.
특히 홍기선 감독의 『선택』은 장기수 김선명이 43년 동안 수감한 ‘0.75평의 자유’를 다룬 작품으로 이데올로기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제 관객도 성숙해져있다. 아트필름에 대한 선호와 상업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어우를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영화를 소화할 수 있는 안목과 아량이 있어야 한다. 우리를 넘어 시장을 개척해 내고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리고 본격 마케팅 하는 시발이 된 것이 2003년이었던 같다. 우리영화가 효자 수출상품이 되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게 한 한 해였다.
◆2004년
2004년을 달군 타오르는 영화 불
총 82편이 제작된 2004년 한국 영화는 『실미도』와 『태극기』를 필두로 관객 1천만 시대를 열었고,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넘은 영화는 두 영화 말고 『말죽거리 잔혹사』(102만 명) 한 편뿐이었다. 서울 지역 한국영화 점유율은 54.2%, 이월 작을 포함 78편 상영되었으며, 외화는 201편이 상영되었다. 스크린 쿼터제 조정이 문제가 되었고, 수입추천제가 폐지되었지만 제한상영관은 한계를 드러내었다.
극장가에는 한국과 미국 영화가 95.4%로 조사되었다. 일본 영화는 년 초 발표된 4차 개방결과 30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두 편만이 두각을 나타내었다. 태국영화 『옹박』은 전국 40만 관객 을 모아 선전했다.
2004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는 상, 위를 걷어내면 40억 정도이다. 몇 편을 제외하고 대략 그 돈을 가지고 제작한 한국영화 흥행 10에 낀 영화들을 살펴보면 ①『태극기 휘날리며』(2004-02-05개봉,110개스크린,동원관객:11,746,135명) ②『실미도』2003-12-24개봉,83개스크린,동원관객:11,081,000명) ③『말죽거리잔혹사』(2004-01-16개봉,67개스크린,동원관객:3,115,767명) ④『어린신부』(2004-04-02,50개스크린,3,149,500명) ⑤『내머리속의지우개』(2004-11-05개봉,68개스크린,동원관객:2,565,078명) ⑥『범죄의 재구성』(2004-04-15개봉,50개스크린,동원관객:2,129,358명)⑦『아라한장풍대작전』(2004-04-30 개봉, 87개 스크린, 동원관객:2,050,000명) ⑧『귀신이 산다』(2004-09-17개봉,70개스크린,동원관객:2,890,000명) ⑨『우리형』(2004-10-08개봉,77개스크린,동원관객:2,479,585명) ⑩『효자동 이발사』(2004-05-05개봉, 65개 스크린, 동원관객:1,972,377명) 이다.
흥행작은 다양한 소재를 선택했다. 향수영화, 스릴러물 , 로맨틱 멜로, 개인사 등을 어우른다. 액션 대작, 코미디, 스릴러, 공포물들에 걸친 영화들 속에 조폭, 로맨틱 코미디가 감소되었고, 공포영화와 『그놈은 멋있었다』와 『늑대의 유혹』 같은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가 눈에 띄었다.
자국영화 점유율 지속적 상승, 유수 국제 영화제에서의 선전, 관객 수, 스크린, 해외 판매가 증가하였지만 후속 히트작과 품격 높은 영화들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유감이다.
배급의 3강 체제는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 쇼박스가 재편되었다. 롯데도 극장 사업에 본격 진입을 하고 있다. 쇼박스는 한국 전체영화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관객 수 증가에 따라 복합 상영관 건설로, 2004년 스크린 수는 작년 대비 17% 증가했고 연말에 전국 이미 1,400개를 넘어섰다. 관객 수 증가율은 2004년 8%대로 몇 년 사이 계속 둔화되고 있다. 이제 2천개의 스크린 수를 가질 날도 멀지 않았다.
영화의 산업화 길목에서 안정적 자본 확보를 위해 제작사들이 주식시장에 투신했다. 1월 씨큐리콥이 싸이더스를 인수하였다. 이어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은 MK버팔로 재탄생했다.
김기덕 감독은 2월, 제54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9월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안시 만화영화제에서 성백엽의 『오세암』은 대상을 차지했다.
한류에 힘입어 우리 흥행작들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해외 영화제 수상과 더불어 영화의 해외 수출은 500억대를 오간다.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같은 수상작들도 흥행수입을 올렸다.
2004년 우리영화는『태극기』,『실미도』,『알 포인트』,『효자동 이발사』,『도마 안중근』,『바람의 파이터』,『역도산』,『슈퍼스타 감사용』과 같은 실화나 유사소재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3만 명을 동원한 다큐멘터리 김동원 감독의 『송환』,디지털 독립영화 『마이 제너레이션』, 『바이칼』, 『신성일의 행방불명』, 『역진화론』, 『프락치』 등의 등장도 대안영화로서 방법론을 제시한 좋은 경유이다.
『시실리 2km』,『여자, 정혜』와 같은 HD 영상물 제작으로 디지털과 필름의 경계는 없어졌다. 『나비』 ,『눈물』, 『욕망』도 같은 경우이다.
7월 1일 박찬욱 등 605명의 영화인이 동참하는 파병반대 선언이 이루어졌고, 영화인들의 정치적 참여가 본격화되었다. 한국 영화가 산업화로 본격 진입한 2004년, 우리영화 팬들이 보다 다양하게 수준 높은 예술영화나 오락영화들을 취사선택하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5년
장밋빛 영화, 야생초 영화
2005년 우리영화는 동막골로 초대되었다. 예상외로 단호하고 순수한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은 801만의 관객을 동원,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추며 통일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강원도 사투리를 유행시켰다.
05년 관객들이 선호한 우리영화는 사랑과 정을 느끼게 하는 휴머니티 듬뿍한 영화들이었다. 1억 5천만에 달하는 우리 총관객 가운데, 올해도 한국영화는 여전히 5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05년 흥행 탑5는 모두 한국영화였다.
518만 관객을 모으며 조승우가 능청스런 연기를 했던 정윤철 감독의『말아톤』, 조폭 코미디로 인기를 끈 정용기 감독의『가문의 위기』등이 흥행에 성공, 영화기획의 중요성을 실감나게 만들었다.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의 영화의 이슈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박진표의 감독의『너는 내 운명』은 멜로의 진수를 보여주며 연기자 황정민을 확실한 스타로 부상시켰다.
추창민 감독의 『마파도』,『댄서의 순정』,『연애의 목적』등이 약간의 흥행실적을 올렸고 다수 작품이 흥행에 좋은 성적을 남긴 것은 아니었다.『간 큰 가족』,『남극일기』,『달콤한 인생』,『야수』,『주먹이 운다』,『청연』,『태풍』,『혈의 누』,『형사』등의 작품도 투지된 제작비에 비해 기대한 흥행실적은 거두지 못했다.
특히 『무영검』,『남극일기』,『형사』,『천군』등의 작품은 100억 가까운 제작비를 들여100만 명 수준의 관객 실적으로 마무리 되어서 가슴이 더 아프다.
자신을 죽여 영화의 힘을 불어넣으며, 자신만의 개성을 역할에 잘 대입한다는 평을 받은 박해일과 강혜정이 친근감이 가는 연기자로 주목을 받았다.
외화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유령신부』,『아일랜드』,『해리포터와 불의 잔』등이 흥행실적이 좋았다.『외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은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전국영화산업 노동조합’이 출범되어 임금문제와 주변에 대한 주장을 담기 시작했으며, 다국적 합작영화가 제작되었고, 우리영화는 해외 매출이 20%정도가 되는 성장세를 타고 있다. 05년 한국영화의 총 수출총액은 6700만 달러(약 680억원). 『외출』(750만 불), 『청춘만화』(450만 불),『야수』(400만 불),『연리지』(350만 불),『무극』(300만 불),『친절한 금자씨』(300만 불), 『달콤한 인생』(300만 불) 등이다.
우리영화 편당 제작비는 순제작비 30억2000만원과 프린트 및 마케팅비 15억7000만 원 등 45억9000만원에 이르렀다. 전국 170만 명 관객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이 제작비는 연당 1억 정도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녹색의자』,『사랑해, 말순씨』,『여자, 정혜』 등 저예산 영화와 『다섯은 너무 많아』, 『안녕, 사요나라』,『용서받지 못한 자』등의 인디영화가 공존한 05년 여성들의 피의 복수극은 연기자에서 감독으로 등극한 방은진의『오로라 공주』가 눈에 뜨인다.
1월19일 ‘X파일’ 사건이 발발했고 2월22일 이은주가 25세로 자살했다. ‘그때 그 사람들’과 ‘용서받지 못한 자’는 법정 시비에 휘말렸다.
을유년은 가고 병술년이 온다. 우리영화들은 유럽영화들이 그러했듯 합작과 다국적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쉬운 점은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는 영화들이 흥행과 예술에서 성공한 작품들이 없다는 점이다. 표피적이고 자극적인 영화들이 시류에 편성한다는 점이다. 많은 영화제들이 고유한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흥행수치만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현실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