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안도시 가이사랴를 뒤로 하고 므깃도를 향해 갑니다.
그 중간에 들를 수 있는 곳이 갈멜산입니다.
갈멜산.
갈멜산은 하나의 산봉우리가 아니라 산맥입니다.
현지에서 갈멜산이라고 하는 곳은 하이파에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갈멜산, 곧 성경의 엘리야 사건이 벌어진 곳은 현지에서는 ‘무클라카(Muhraqa)’라고 부른다고 하는군요.
무클라카는 아랍어인데 의미는 ‘불이 내려온 곳’이라고 합니다.
높이는 482미터.
갈멜산의 위치를 대략 감잡기 위해 지도를 다시 붙여 봅니다.
[그림: 가이사랴에서 출발하여 삼각형으로 표시된 것이 갈멜산입니다.]
가이사랴를 떠난 차가 갈멜산, 무클라카로 오릅니다.
갈멜산은 물이 풍부하고 항상 푸른 모습으로 서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보기 드문 산입니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이지요.
차츰 차가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간다고 생각될 즈음 무클라카의 입구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진: 무클라카 봉우리. 제가 찍은 사진은 없어 구글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사진: 무클라카 입구]
안으로 들어가보면 경내는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도원입니다.
내부에는 예배실이 있고 간단한 기념품을 파는 숍이 부대시설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진: 수도원]
[사진: 수도원 내부. 제가 찍은 사진이 없어 구글에서 찾아 붙입니다.]
[사진: 수도원 앞 마당에서 열공중]
뜰에는 유명한 분의 석상이 서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엘리야 선지자의 석상이지요.
[사진: 엘리야 선지자 석상]
발로는 누군가를 밟고 있군요?
바알의 선지자이겠지요?
손에 들고있는 칼은 칼날이 휘어졌습니다.
아마 그 많은 우상의 제사장들을 죽이다 보니 칼도 휘어져 버렸나 봅니다.
열왕기상 18장의 사건을 간략히 정리해봅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왕.
시돈의 공주 이세벨을 아내로 맞이한 그는 바알을 추종하는 가장 악한 왕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범죄를 인하여 삼년 반 동안 비를 내리지 않습니다.
삼년 반의 혹독한 가뭄으로 인한 기근이 지난 후 엘리야를 보내 갈멜산에서 누가 참 신인지를 판가름하는 대결이 벌어지게 되지요.
하나님의 종 엘리야와 바알과 아세라의 종 850명의 대결.
이 대결에서 하나님 만이 참 신이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850명의 우상의 제사장들이 참혹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성경에서 엘리야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시는 장면, 그리고 우상을 섬기는 제사장들을 멸하는 장면의 말씀을 올립니다.
[왕상 18:36-40]
저녁 소제 드릴 때에 이르러 선지자 엘리야가 나아가서 말하되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서 하나님이신 것과 내가 주의 종인 것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 알게 하옵소서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 하매
이에 여호와의 불이 내려서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우고 또 도랑의 물을 핥은지라
모든 백성이 보고 엎드려 말하되 여호와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여호와 그는 하나님이시로다 하니
엘리야가 그들에게 이르되 바알의 선지자를 잡되 그들 중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게 하라 하매 곧 잡은지라 엘리야가 그들을 기손 시내로 내려다가 거기서 죽이니라
그런데 하나님은 왜 이 갈멜산에서 엘리야와 우상의 제사장들의 대결을 벌이게 하셨을까요?
갈멜산이어야 하는 이유가 뭐냐는 거지요?
이렇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갈멜산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비옥한 곳이지요.
그 아래에는 이스르엘 평야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최대의 곡창지대입니다.
이런 풍요의 땅 위에 우뚝 솟아있는 갈멜산.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이런 풍요로움은 누가 준다고 생각했을까요?
가나안의 신화에 의하면 바알은 풍요의 신입니다.
비를 관장하지요.
농사에 필수적인 비를 관장하는 신인 바알.
아합과 이세벨, 그리고 북왕국의 백성들은 이 땅의 풍요로움이 바알로 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땅에 하나님은 삼년 반 동안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목말라하는 그 때,
그들이 그렇게 바알의 이름을 찬양하던 바로 그 장소에서,
비를 관장하는 참 신이 누구이신지, 그들의 삶의 주인이 누구이신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겠습니까?
하나님이야말로 참 신이심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이곳 갈멜산이었다는 것이지요.
수도원의 지붕은 전망대입니다.
갈멜산의 북쪽은 말씀드렸다시피 쉐펠라와 더불어 이스라엘 최고의 곡창지대인 이스르엘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로는 기손강이 흐르고 있고요.
수도원 지붕의 전망대에 오르면 이스르엘 평야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시야가 탁 트여 시원하기도 하지만, 성경의 사건이 벌어졌던 현장들을 다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날씨가 좋으면 이 전망대에서 이스르엘 평야는 물론, 므깃도, 다볼산, 나사렛, 길보아산까지 모두 보인다고 하는군요.
오늘은 시야가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먼 곳은 잘 안 보이는군요.
많이 아쉽습니다.
[사진: 수도원 지붕 전망대에서 본 이스르엘 평야]
[지붕에는 방향에 대한 안내표지가 되어 있습니다. 역시 저는 이 사진을 찍지 않았더군요. 구글에서 찾았습니다.]
[사진: 석상 앞에서 기념 촬영]
갈멜산을 떠나 다음 행선지인 텔 므깃도를 향해 출발합니다.
차는 한참 달리고, 차 안에서 일행들은 피곤하여 끄덕끄덕 졸고 있는데,
가던 도중 길가에 차가 정차하고, 인솔목사님이 내리라고 합니다.
여기선 왜 내리나하고 의아해하며 내리는데...
길 맞은 편을 보니 많이 보던 그림이 보입니다.
무덤입니다.
[사진: 므깃도 가던 중, 길에서 본 무덤]
이 무덤은 유대인들의 무덤, 특히 예수님의 무덤에 대한 그림을 인터넷에서 찾아 헤매다가 가장 많이 보았던 바로 그 무덤입니다.
"아, 이 무덤이 여기 있었구나..."
얼마나 반가운지요, 무덤이 이렇게 반갑기는 제 평생 처음있는 일입니다.
이 무덤의 형태를 통해 예수님께서 묻히셨을 무덤의 형태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
돌을 굴려 입구를 막는 형태.
[마27:57-61]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이라 하는 사람이 왔으니 그도 예수의 제자라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 하니 이에 빌라도가 내주라 명령하거늘
요셉이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한 세마포로 싸서
바위 속에 판 자기 새 무덤에 넣어 두고 큰 돌을 굴려 무덤 문에 놓고 가니
거기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향하여 앉았더라
이 무덤이 예수님께서 묻히신 무덤은 아니지만 예수님을 장사지낸 무덤의 형태를 짐작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 무덤안에서 열공중]
[사진: 무덤을 벗어나며 부활의 기쁨을 느껴봅니다.]
이상 마칩니다.
다음은 텔 므깃도에 대해 쓰겠습니다.
2013. 8. 16,
여러분의 목사 김영수.
첫댓글 아름다운 갈멜산과 엘리아가 높이 쳐든 굽은 칼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에게는 칼이 없었습니다. 침묵으로 바꾸었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은 정의와 진실의 편이었습니다. 지금도 진실의 열차가 달려오길 기다립니다. 2003, 8.17. 아침
귀한 자료 읽고 또 보게됩니다.
우리 목사님, 참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