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끼를 발산해온 작가 겸 연출가 장진(32)이 오랜만에 신작 연극을 선보인다.
12월14∼29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웰컴 투 동막골>이다.
실패를 모르는 재간꾼 장진의 신작인 데다 신하균·임원희·정재영·윤주상·임하룡·정규수 등 인기배우가 줄줄이 캐스팅돼 벌써부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장에서 이들은 시종 유쾌한 웃음으로 공연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행군하다 본 동네, 동막골 <웰컴 투 동막골>은 한국전쟁이 배경이지만 전쟁과는 동떨어진 "지옥 속 천국" 같은 동네를 그린다.
국적과 이념이 살짝 비켜간 신비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따스한 이야기다.
장진이 "동막골"이라는 이름을 발견한 건 군대시절. 행군 중 잠시 쉬게 된 동네 초입에서 우연히 "범죄 없는 마을, 동막골"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고, 거기서 야릇한 느낌을 받는다.
"동막골은 원래 자갈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이래요. 하지만 내게는 "쉴 수 있는" "안식같은" 마을이라는 느낌입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전쟁세대는 허허허, 전후세대는 킥킥킥하며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영화 <지중해>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단다.
#1년 만에 만나면 딱 좋은 사람, 장진 장진은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24세에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그후 연극 <허탕> <택시 드리벌>, 영화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등을 창작·감독해 스타덤에 올랐다.
상당히 빠른 성공이었다.
이번 연극은 지난 2000년 그의 <박수칠 때 떠나라>로 큰 성공을 거둔 LG아트센터가 작품을 "예약"해서 이루어졌다.
LG의 2002년 프로그램 중 12월난은 "장진의 신작"으로 채워져 있었다.
배우 윤주상은 그를 두고 "1년에 한번 정도 만나면 아주 즐겁고 유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주 만나면 고단하고 버겁다"고 말해 사람들을 웃겼다.
장진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30대 중반에는 원예나 벌목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제작비는 "임원희가 개런티를 얼마 부르느냐"에 한창 상한가를 달리는 배우들 때문에 제작비 규모가 가장 관심을 모았다.
총제작비는 4억여원. 그러나 배우들은 아직 계약서를 쓰지 않은 상태. 제작비 중 개런티의 비중을 묻자 장감독은 "인기배우 임원희씨가 얼마를 부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해 발표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장감독은 "세 사람이 "뜬" 것은 사실이지만 말을 잘 못하고 연습실에 늦는 것은 옛날과 똑같다"는 말로 배우들에 대한 신뢰를 애둘러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