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09.24~25 15:00~익일 16:00
장소 :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대보리
누가 : 비박을 좋아하는 김창호, 이준규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서 인지 설레이게 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마음을 다스리고 무엇인가 집중해야하기에 훌쩍 떠나고픈 심정을 억누르지 않고 감행해 본다. 평소 비박에 대한 애착과 혼자서도 종종 떠나시던 존경하는 장로님과 함께 비박의 성지라 불리우는 대금산으로 출발한다. 회사 후배들은 부러워하는 눈치를 감추지 않는다.
백두대간하면서 식량과 숙박을 위해 무거운 짐지고 제법 먼 거리를 여러차례 진행하면서 대간 졸업후에는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자고 다짐했건만 결국 20Kg을 훨씬 넘긴 배낭의 압박에 '어이쿠' 탄식이 절로 나온다.
대금이계곡을 따라 약 1시간 가량을 오르는데 계곡의 변화에 사람 발길이 뜸했던지 몇 번을 건너길 반복하며 길을 찾아 헤메이게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나타날 비박지를 설레임으로 기대하며 작은 폭포를 몇 개 지나고 오염되지 않은 계곡물을 벗삼아 한걸음씩 발길을 옮기다 보니 어느덧 목표지점에 도달해보니 우리보다 먼저 한자리를 차지한 젊은이가 있었다.
잠시 감사의 기도시간을 갖고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숨을 고르고, 각자 피칭하고 저녁준비와 불멍을 위한 분담을 하니 서로의 호흡이 척척 맞아 아주 적당한 17시 만찬시간을 갖는다.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게와 밑 반찬 그리고 부채살로 과히 포식이라 할 만큼의 만찬이 마무리 될 무렵 헤드랜턴을 커고 이제는 불멍을 즐기려 안전한 장소로 이동을 한다. 그냥 불멍을 하기엔 아쉬움이 느껴져 준비한 고구마와 알밤, 옥수수를 곁드리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된다.
잣나무 숲속 사이로 별 빛이 보이고 추석 보름달이 떠올라 잠간씩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하니 서로의 대화에도 진지함이 느껴지며 밤이 깊어 간다. 그러나 포만감으로 잠을 이룰 수 없으니 잠시 장소를 이탈하여 소화도 시킬 겸하여 걷기로 한다. 밤 11시 달 빛으로 약간의 어둠을 헤치고 산길을 따라 오르니 임도를 만나고 화전민 같은 폐가와 함께 민가가 나온다. 그동안 핸드폰 마져 단절된 상태였던지 문자와 톡이 쏟아져 들어오니 연락이 안되어 여기저기서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잠시 소통의 시간을 갖고 다시 5성급 호텔로 돌아오니 몸이 덥혀졌는지 덥게 느껴진다. 최소복장으로 누워 미래를 향한 생각과 상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춥지도 않고 편안한 잠자리에 아침일찍 눈을 뜨니 너무 상쾌한 기분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따뜻한 드립커피와 삶은 계란, 빵, 과일 그리고 부채살이 호텔 조식 부폐를 연상케하는데 여기에 자연의 맛이 더해지니 부러울게 없다. 신체의 여유로움에 정서적 안정은 시를 낭독하고 들으며 심신이 더욱 평화로워 진다.
각자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편한 복장으로 대금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인적이 뜸하고 발길이 적다보니 역시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 오르니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사위가 한 눈에 들어오고 운악산, 주금산, 축령산 저 멀리 도봉산, 북한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약 1시간 가량을 쉬며 힐링을 하니 산악회 한 그룹이 정상에 올라 자리를 양보하며 하산한다.
아무도 없는 산중 호텔에 모든 짐을 놔두고 다녀왔지만 빨래줄에 내 걸린 수건을 보니 내집같은 포근함과 반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점심은 가져온 부식을 모두 정리하는 오찬이다. 오찬 후에는 오침도 즐겨본다. 너무 느긋한 시간을 보냈나요? 어느덧 아쉬운 하산 시간이 되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얻은 힘을 가지고 주를 위한 봉사와 헌신을 다짐한다. 아쉬움에 자꾸만 되돌아 보며 계곡길을 따라 40분을 내려오니 애마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