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사과 탄저병의 생태와 방제

[우림]

사과 탄저병의 생태와 방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 도 윤 수

1. 머리말

2010년은 근래에 들어 탄저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표 1에서 보듯이 탄저병에 저항성 품종인 후지품종에서도 발생 과원율이 34%나 증가했고 특히 발생이 심한 사과원은 3.5%의 피해과율을 보였다. 탄저병 감수성 품종인 홍로품종의 경우는 전체적인 피해과율은 약 5% 내외였으나, 일부 지역의 농가에 따라 피해과율이 100%에 달하는 등 탄저병에 감수성을 보이는 조․중생종 사과품종의 탄저병 발병률이 높았다.

표 1. 8월 하순 후지 품종 병해 발생상황 (사과시험장)

병명	발생과원율(%)			평균피해율(%)			최고피해율(%)
	10년	09년	증감 (’10-’09)	10년	09년	증감 (’10-’09)	10년	09년	증감 (’10-’09)
점무늬낙엽병	50	72	▼22	0.2	0.9	▼0.7	2.2	4.8	▼2.6
갈색무늬병	56	89	▼33	4.5	9.0	▼4.5	43.5	42.3	▲1.2
탄저병	56	22	▲34	0.4	0.1	▲0.3	3.5	0.4	▲3.1
겹무늬썩음병	44	0	▲44	0.1	0	▲0.1	0.6	0	▲0.6

* 점무늬낙엽병, 갈색무늬병: 피해엽율(%), 겹무늬썩음병, 탄저병: 피해과율(%)

* 홍로품종의 탄저병 피해과율 5% 내외

금년 전반적인 탄저병 발생률이 높아진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특히 고온다습한 기상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탄저병 병원균의 최적 생육온도는 28℃인데, 금년도 사과주산지의 8월의 평균기온이 26.7℃로 작년도 23.9℃에 비해 약 3℃정도 높았으며, 8월 강수량은 평균 371mm로 작년에 비해 약 266mm 많았으며, 강우일수 역시 9일 정도 많았다.

표 2. 사과주산지 ‘09년~’10년 8월 강수량, 평균기온, 강우일수 비교

지 역	년 도	평균기온	강수량	강우일수
충 주	09년	24.7	142.5	8
	10년	26.9	339.1	22
	10년-09년	2.2	196.6	14
영 주	09년	23.2	152.8	11
	10년	26.1	294.1	22
	10년-09년	2.9	141.3	11
의 성	09년	24.1	88.8	9
	10년	27.5	379	14
	10년-09년	3.4	290.2	5
거 창	09년	23.4	37.9	11
	10년	26.4	475.4	17
	10년-09년	3	437.5	6

그 외, 사과 재배지의 고도 차이, 여러 품종의 혼식 여부, 주위에 아카시나무 등 다른 기주 식물의 존재여부 등에 따라 탄저병의 발병률이 다르게 나타났다.

본론에서는 효과적으로 탄저병에 대처하기 위하여 탄저병의 생태 및 방제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2. 탄저병의 생태

탄저병은 원래 사람이나 가축의 병명으로서 “검은 부스럼 딱지 모양의”라는 의미가 있고, 옛날에는 말의 위협적인 전염병이었지만, 식물에서도 전염력이 강한 공포의 병이라는 뜻으로서 이 병명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사과, 배, 포도, 고추 등 약 300여종의 식물에서 발견되며 비교적 온난하고 다습한 지방에서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과재배 초기부터 큰 피해를 가져왔으나 이 병에 대해 감수성이 낮은 후지품종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70년대 후반부터 2000년경까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홍로, 추광, 화홍 등의 탄저병 감수성 품종의 재배 증가, 벤즈이미디졸계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인하여 탄저병균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탄저병은 과실, 가지 및 잎에서 발생하지만 사과에서는 과실에서의 감염이 가장 문제가 된다. 과실 감염은 낙화 직후부터 시작이 되며, 처음에는 회녹색의 작은 반점이 나타나고 이 작은 반점은 과실이 성숙하기 전까지는 확대되지 못한 상태로 지속된다.

그 후 과실이 성숙하면 병반이 진전되어 엷은 갈색의 작은 반점이 형성되고 반점이 점차 확대되어 약간 함몰한 암갈색의 대형 병반이 된다. 병반 상에는 흑색의 작은 점이 점차 병반 안에 둥근 테를 만들며 확대되며, 여기에서 점질의 오렌지색 포자덩어리가 형성된다. 병든 부위를 잘라보면 과심방향으로 과육이 원뿔모양으로 깊숙이 부패가 되고 그 색이 겹무늬썩음병에 의한 부패 과육 색보다 짙다. 그리고 탄저병은 겹무늬썩음병과 달리 병반 상에서 많은 양의 포자가 누출되어 2차 전염원이 이루어진다.

탄저병은 미이라화 된 과실에서 자낭각이나 분생자층으로 월동을 하거나 죽은 나무 또는 괴저 병반에서 균사의 형태로 월동하여 이듬해 봄부터 여름에 걸쳐 분생포자가 형성되어 1차 전염원이 된다. 또 과수원 주변의 아카시 나무나 호두나무에 탄저병균의 감염되어 잎 또는 잎자루에 분생포자가 형성되는데 이것이 비산되어 사과 과실에 감염하기도 한다.

또 사과 과실의 생육정도에 따라 탄저병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지는데, 6월에서 8월에 가장 높고, 9월 이후가 되면 급격히 감소한다. 성숙한 과실은 상처가 없어도 감염이 되며, 1~2일간 습윤 상태가 계속되면 병원균이 침입하여 감염된다.

3. 탄저병의 방제

탄저병의 방제는 겹무늬썩음병과 달리 확실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약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탄저병은 감염을 막는 것에 방제를 주력해야 한다.

첫 번째, 과실 생육 초기에 감염되어 생성된 정지형 병반은 다량의 분생포자가 형성되어 주변의 과실에 분산되므로 정지형 병반이 형성된 나무에 발병과가 유난히 많아진다. 따라서 정지형 병반이 나타나는 과실은 신속히 따서 묻도록 하여 2차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탄저병의 포자 분산이 가장 많은 시기는 6월이다. 사과나무 가지에서 과실로의 분산이 6월중에 가장 많고, 아카시나무로부터의 포자 분산도 6월 중순을 중심으로 분산된다. 또 사과의 탄저병에 대한 감수성이 6~8월에 가장 높으므로 6월 상순부터 7월 중순까지는 탄저병에 무게 중심을 두고 그 외 점무늬낙엽병, 갈색무늬병 및 겹무늬썩음병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약제 선정이 필요하다.

세 번째, 아카시나무에도 탄저병에 발생하는데 잎 또는 잎자루에 분생포자가 형성되고 이것이 분산되어 사과과실을 감염시키는 경우도 있다. 아카시나무가 사과원 주변 50m 이내에 있으면 사과에 탄저병이 심하게 발생한다는 보고 (Ijiima, 1999)가 있으니 이 반경 안에 있는 아카시나무는 가급적 제거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탄저병은 감염 시기에 따라 잠복기간이 다르다. 6월 중․하순경에 감염된 과실에서는 20~50일 정도, 7월에 감염된 과실에서는 15~30일, 8월에 감염된 과실에서는 10~20일 정도이다. 그러므로 탄저병이 발생하여 적정 약제를 살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탄저병이 살포 후 어느 정도 더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약제 살포 전 감염된 탄저병균이 잠복기를 거쳐 발병된 것일 수도 있으니 약제 살포 후에 바로 병이 생겼다고 하여 곧바로 다른 약제를 살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다.

4. 맺는말

탄저병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병이다. 따라서 초기에 발병했을 때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온 과원에 탄저병이 번지게 된다. 한 해 땀 흘리며 지은 농사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이만큼 무서운 병이기에 사람들은 이를 방제하기 위해 다량의 약제를 짧은 간격으로 자주 살포하게 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크게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가 보호하려고 하는 사과도 방제하려고 하는 병균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사과든 병균이든 살포한 약제를 맞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사과의 경우 생리작용 증가 및 기타 표면 미생물의 상호 작용 등으로 인하여 병 저항 기작이 높아질 수도 있고 식물체의 생리작용이 교란되어 병 저항 기작이 약화되어 오히려 병이 더 진전될 수도 있다. 병균도 약제에 의하여 사멸할 수도 있고 약제에 버텨내는 저항성을 획득할 수도 있다. 특히 스트로빌루린계 계통의 약제는 약제 저항성 균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약제를 살포하기 전에 이 부분을 한 번 생각해보고 살포 빈도와 약제 선택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