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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대장엄경 제10권
25. 대범천왕이 권하며 청하는 품[大梵天王勸請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는 처음 정각을 이루시고 다연림 속의 한 곳에 혼자 앉아서 깊은 선정에 들어 세간을 자세히 살피며 생각하셨다.
‘내가 증득한 심히 깊고 미묘한 법은 가장 지극한 적정(寂靜)인지라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우며 분별하거나 헤아려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모든 부처님이라야만 비로소 알 수 있구나,
이른바 5온(薀)을 뛰어넘고 제일의(第一義)에 들었으므로 처소가 없고 행(行)이 없어 바탕과 성품이 깨끗하여 가지지도 않고 버리지도 아니하며 환히 알 수도 없거니와, 나타내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함이 없고[無爲] 지움이 없어[無作] 여섯 가지 경계[六境]를 멀리 떠나서, 마음으로 헤아릴 바가 아니며 말로 할 수도 없으며, 들을 수도 없으며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걸리는 바도 없다.
모든 반연을 여의어 마지막[究竟]의 곳까지 이르렀으므로 텅 비어서 얻을 것이 없는 적정이요 열반이다.
만약 이 법을 사람들에게 연설하면 그들은 모두 분명히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공덕까지 쓸데없어지고 이익되는 것이 없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잠자코 있어야 하겠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였느니라.
나는 단 이슬의 함이 없는 법을 얻어
매우 깊고 고요하여 티끌 때를 여의었으며
일체 중생들은 환히 알 수 없으므로
고요한 곳에서 잠자코 있으리라.
이 법은 말을 멀리 여의었나니
마치 허공에 물듦이 없음 같고
생각과 뜻으로도 모두 짓지 못하는데
만약 사람이 능히 알면 매우 희유하리라.
이 법의 성품은 문자를 떠났거늘
누가 능히 그 이치를 깨달아 듣겠느냐.
오랜 겁 동안에 부처님을 공양했어야
들어서 믿고 알 수 있는 것이다.
있다[有] 하고 없다[非有]라는 말을 할 수 없으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 또한 그러하나니
나는 옛날 한량없는 겁 동안 수행하여
마지막[究竟] 무생법인(無生法忍) 얻지 못하였더니
나는 이제야 마지막을 얻어서
언제나 모든 법이 생멸 없음을 살핀다.
온갖 법은 본 성품이 비어 있나니
연등(然燃)여래께서 나에게 수기하시되
너는 내생에 정각 이루어
부처의 명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 하시었는데
그때에 이미 법을 증득했다 하더라도
이제 내가 얻은 것이 바로 마지막이므로
중생들이 생사에 있는 것을 보고도
옳은 법 그른 법을 몰랐었노라.
세간의 중생들을 제도해야 하기에
대비심(大悲心)을 일으켜 제도해야 할 터인데
범왕이 만약 와서 나에게 권하면
나는 미묘한 법을 굴리겠노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눈썹 사이의 백호상에서 큰 광명을 놓아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었느니라.
그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나계 범왕(螺髻梵王)이 부처님의 거룩한 신력 때문에 곧 여래께서 잠자코 계시는 뜻을 알고서 생각하였다.
‘내가 거기에 가서 여래께 법의 바퀴 굴릴 것을 청하여야겠구나.’
그리고는 여러 범천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세간의 중생에게는 선한 법이 줄어지고 악한 법은 더욱 자라게 되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셨으면서도 잠자코 계시며 법의 바퀴를 굴리시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서 여래께 청하여야겠구나.’
이때 범왕은 68구지(拘胝) 범천들과 함께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간의 중생들이 이제 줄어지게 되었나이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중생들을 위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셨고 이제 부처님이 되셨으면서도 잠자코 계시며 법의 바퀴를 굴리시지 않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줄어질 것이옵니다.
거룩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중생들을 위하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 법의 바퀴를 굴리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중생으로서 매우 깊은 법을 깨달아 들어갈 수 없을 만한 이들이 많이 있나이다. 세존께서는 오직 법의 바퀴를 굴리시기를 바라나이다.
그때에 대범천왕은 게송으로 찬탄하였느니라.
여래의 뛰어나신 지혜야말로
가장 지극하고 원만하시며
큰 광명을 놓으시어서
널리 세계를 비추옵니다.
마땅히 지혜의 해로서
인간에 꽃을 피게 하셔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버려 버리고
잠자코 계시면서 그만두시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법의 재보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사오며
백천 겁 동안에
세간에 친한 이를
이미 일찍이 거두어 주셨거니
어찌 중생들을 버리오리까.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큰 법소라[法螺]를 부시고
큰 법북[法鼓]을 치시고
큰 법등불[法燈]을 켜시며
큰 법의 비를 내리시고
큰 법의 당기 세우시어서
모든 중생을 거느리시어
생사의 바다를 뛰어넘어 주소서.
번뇌의 중병을
치료하여 제거시키고
번뇌의 맹렬한 불을
그치고 쉬게 하여 주소서.
근심과 괴로움이 없는
열반의 길을 보여 주시고
진실한 법을 말씀하시어
해탈의 문을 열어 주소서.
나면서부터 장님들에게
깨끗한 법의 눈을 얻게 하시고
생ㆍ노ㆍ병ㆍ사의 근심을
끊어 없어지게 하시옵소서.
하늘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며
또한 제석도 아닌 이들에게
생사의 번뇌를
능히 끊어 없애게 하소서.
저와 하늘들은
법의 바퀴 굴리시기를
여래께 권하옵는데
이 권하고 청함에서
생기는 공덕으로써
세존과 같이
법의 바퀴를 굴려
중생을 제도 해탈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잠자코 계시니, 대범천왕은 여러 하늘들과 함께 하늘의 전단향 가루와 침수향 가루를 부처님께 공양한 뒤에 홀연히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여래께서는 세간이 법을 존중히 여기게 하기 위하여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열어 나타낼 수 있게 하기 위하여서 깊은 선정에 들어 세간을 자세히 살피면서 생각하셨느니라.
‘내가 증득한 심히 깊고 미묘한 법은 가장 지극한 적정인지라,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우며 분별하거나 헤아려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모든 부처님이라야만 비로소 알 수 있구나.
이른바 5온을 뛰어넘고 제일의에 들었으므로, 처소가 없고 행이 없어 바탕과 성품이 깨끗하여 가지지도 않고 버리지도 아니하며, 환히 알 수도 없거니와 나타내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함이 없고 지움이 없어 여섯 가지 경계를 멀리 떠나서, 마음으로 헤아릴 바가 아니며 말로 할 수도 없으며,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걸리는 바도 없다.
모든 반연을 여의어 마지막의 곳까지 이르렀으므로 텅 비어서 얻을 것이 없는 적정이요 열반이다.
만약 이 법을 사람들에게 연설하면, 그들은 모두 분명히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공덕까지 쓸데없어지고 이익 되는 것이 없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잠자코 있어야 하겠다.’
그때 대범천왕은 부처님의 거룩한 신력 때문에 다시 여래께서 잠자코 계시는 뜻을 알고서 석제환인에게 나아가서 말하였다.
‘교시가(憍尸迦)여, 당신은 이제 알아야 하겠습니다.
세간의 중생들이 생사의 어둡고 빽빽한 숲에 살고 있으면서 선한 법은 줄어들고 악한 법은 더욱 자라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버리시고 법의 바퀴를 굴리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시가여, 우리들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서 여래께 권하여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만약 권하지 않으면 모두 잠자코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나와 당신들은 부처님께 나아가서 여래께서 법의 바퀴 굴리시기를 청하십시다.
세간에서 법을 공경하고 존중히 여기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때에 대범천왕과 석제환인은 사천왕천과 삼십삼천ㆍ야마천ㆍ도솔타천ㆍ낙변화천ㆍ타화자재천ㆍ범중천ㆍ범보천ㆍ광음천ㆍ변정천ㆍ정거천이며,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 광명을 번쩍거리며 밤중에 다연림에 닿아서 부처님께 여배하고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섰느니라.
그때 석제환인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써 여래께서 법의 바퀴 굴리시기를 청하였느니라.
세존께서는 악마들을 항복시켜서
그 마음 깨끗하기 만월과 같사오니
원컨대 중생을 위해 정(定)으로부터 일어나시어
지혜의 빛으로써 세간을 비추소서.
석제환인이 이 게송을 말하자, 여래께서는 그때에 아직도 짐짓 잠자코 계셨는데,
나계 범왕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교시가여, 그와 같이 청하여서는 안 됩니다.’
이에 대범천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청하였느니라.
여래께서는 이제 이미 악마를 항복 받고
지혜 광명으로 온갖 것을 비추시매
세간의 근기가 익어 제도할 만하오니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정으로부터 일어나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범왕에게 말씀하였다.
‘내가 증득한 심히 깊고 미묘한 법은 가장 지극한 적정인지라,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우며 분별하거나 헤아려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모든 부처님이라야만 비로소 알 수 있구나.
이른바 5온을 뛰어넘고 제일의에 들었으므로 처소가 없고 행이 없어 바탕과 성품이 깨끗하여 가지지도 않고 버리지도 아니하며 환히 알 수도 없거니와 나타내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함이 없고 지음이 없어 여섯 가지 경계를 멀리 떠나서 마음으로 헤아릴 바가 아니며 말로 할 수도 없으며 들을 수도 없으며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걸리는 바도 없다.
모든 반연을 여의어 마지막의 곳까지 이르렀으므로 텅 비어서 얻을 것이 없는 적정이요 열반이다.
만약 이 법을 사람들에게 연설하면 그들은 모두 분명히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이 두 게송을 생각하고 있느니라.
나는 역류(逆流)의 도를 증득하여
심히 깊어서 보이기가 어렵나니
장님은 볼 수 없는 것이기에
그 때문에 잠자코 말하지 않느니라.
세간의 모든 중생은
저 다섯 티끌[五塵]의 경계에 집착하여
나의 법을 이해하지 못하겠기에
그 때문에 이제 잠자코 있느니라.’
그때 범왕ㆍ제석과 여러 하늘들은 이와 같은 게송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곧 이곳에서 홀연히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어느 때에 대범천왕은 마가다국에 많은 여러 외도들이 땅[地]ㆍ물[水]ㆍ불[火]ㆍ바람[風]ㆍ공(空)에 대하여 멋대로 헤아림을 내어 삿된 소견에 꼭 집착하여 바른 도로 여겼느니라.
그러나 그 중생들을 제도해야 될 것을 살피고는 세존께서 지금까지 아직도 잠자코 계심을 알고,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둘레를 세 번 돌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게송으로 청하였느니라.
마가다국에
여러 외도들이 많사온데
삿된 소견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헤아리옵니다.
오직 원컨대 석가모니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단 이슬의
가장 깨끗한 법을 여시어서
그들이 들을 수 있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증득하신 법은
깨끗하여 때를 여의었으며
저 언덕에 도달하여서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나이다.
세 가지 세계 가운데에서
우뚝하여 특별히 높으신 것이
마치 수미산이
큰 바다에 나타나 있는 것 같나이다.
마땅히 중생들에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 일으켜
구제하셔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버려 버리나이까.
여래께서는 온갖 공덕과
힘과 두려움 없음[無畏] 등을
완전히 갖추셨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괴로움 받는 중생을 구제하소서.
세간의 사람과 하늘들은
번뇌의 병에
시달림을 받나니
청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그들을 구제하소서.
오직 여래만이
귀의할 곳이 되므로
옛날부터 하늘과 사람들은
여래를 따르고 쫓았나이다.
이들은 순수하고 착하여
모두 해탈을 구하나니
이들이 만약 법을 들으면
모두가 잘 받아들일 것이니
오직 원컨대 여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널리 펴시옵소서.
그러므로 제가 이제
크게 힘써 나아가신 이께 청하옵나니
미묘한 법을 열어 보이시어
바른 길을 보게 하시옵소서.
이를테면 큰 구름에서
온갖 것에 비를 내린 것처럼
여래의 법의 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두 바짝 마른 중생들에게
두루 적셔 주시옵소서.
저 여러 사람들은
삿된 소견의 독 가시와
나고 죽는 빽빽한 숲을
비롯함이 없이 헤매고 있으면서
아직도 구제함을 받지 못하였나니
장님이 지혜의 눈이 없어서
깊은 구덩이에 떨어지려 하는데
오직 원컨대 길잡이께서는
바른 길을 열어 주시고
그 단 이슬을 베푸소서.
부처님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마치 우발라꽃과 같나니
의지하여 머무를 데 없는 이들을
오직 원컨대 제도하소서.
여래께서는 옛날에
큰 서원을 세우시기를
자신을 이미 제도하여 마치면
마땅히 중생들을 제도하겠고
바라건대 지혜의 광명으로써
모든 어두움을 없애겠다 하셨으니
오직 부처님의 큰 사랑으로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마소서.
마치 사자의 외침과 같이
하늘의 우레가 진동함같이
중생들을 위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시옵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부처 눈[佛眼]으로써 모든 중생들의 상ㆍ중ㆍ하의 근기와 혹은 사정취(邪定聚)와 혹은 정정취(正定聚)와 혹은 부정취(不定聚)를 살펴보셨느니라.
비구들아, 마치 어떠한 사람이 깨끗한 못에 다다라 그 못 속에 있는 풀과 나무를 볼 적에,
혹은 아직 물 위로 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혹은 물과 가지런하기도 하고,
혹은 이미 물 위로 나와 있기도 한,
이와 같은 세 가지를 분명히 보게 되는 것처럼,
여래께서 모든 중생들의 상ㆍ중ㆍ하의 근기를 살펴보신 것도 역시 그와 같았느니라.
여래께서는 그때에 생각하셨다.
‘내가 법을 말하거나 법을 말하지 않거나 간에 사정취 중생들은 결국에는 알지 못하리라.’
또다시 생각하셨다.
‘내가 법을 말하거나 법을 말하지 않거나 간에 정정취 중생들은 모두가 분명히 알게 되리라.’
또다시 생각하셨다.
‘내가 만약 법을 말하면 부정취 중생만은 역시 분명히 알게 되거니와 내가 만약 법을 말하지 아니하면 곧 모르리라.’
비구들아, 여래께서는 그때에 부정취 중생들을 살펴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서 말씀하셨다.
‘내가 본래 이런 중생들을 위하여 법의 바퀴를 굴리려고 세상에 나왔느니라.’
그리고 또 대범천왕이 청하였기 때문에 곧 게송으로써 범왕에게 말씀하셨느니라.
나는 이제 너의 청 때문에
마땅히 단 이슬을 내려야 하겠다.
온갖 모든 세간의
하늘ㆍ사람ㆍ용ㆍ신들로서
만약 깨끗한 믿음을 지닌 이면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받을지니라.
그때 대범천왕은 이 게송을 듣자 기뻐서 뛰놀며 전에 없었던 일을 얻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다가 부처님 앞에서 홀연히 나타나지 아니하였느니라.
비구들아, 그때에 지신(地神)이 허공신(虛空神)에게 외쳤다.
‘여래께서 이제야 범왕의 청을 받고 법의 바퀴를 굴리려 하십니다.
한량없는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요,
한량없는 중생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요,
천상과 인간을 더욱 자라게 하고 나쁜 길을 줄이기 위해서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열반을 얻게 하기 위해서 법의 바퀴를 굴리시는 것입니다.’
지신이 말을 하여 마치니, 한 생각 동안에 허공신이 듣고 차츰차츰 전하여 아가니타천까지 이르렀느니라.
비구들아, 그때에 보리수를 지키는 네 하늘이 있었는데,
첫째 이름은 수법(受法)이요,
둘째 이름은 광명(光明)이요,
셋째 이름은 낙법(樂法)이요,
넷째 이름은 법행(法行)이었다.
이 네 천자는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장차 어느 곳에서 법 바퀴를 굴리시겠나이까?’
그때 여래께서는 그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바라나의 신선이 떨어진 곳인 녹야원(鹿野園)에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겠노라.’
그 천자들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바라나의 녹야원에는 문물(文物)이 적고 숲과 샘이 훌륭하지 못하옵니다.
그러나 한량없는 여러 성과 읍이며 토지가 매우 넉넉하고 인민들이 흥성하며 동산의 숲과 못은 깨끗하여 즐길 만은 하옵니다.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는 녹야원에서 법의 바퀴를 굴리시려 하나이까?’
그때 세존께서는 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 그와 같은 말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내가 기억하건대 옛날 그 바라나에서 60천억 나유타 부처님 여래를 공양하였기 때문이니라.
요약해서 말하면 9만 1천 구지 부처님들께서 모두 이곳에서 바른 법의 바퀴를 굴리셨는지라, 온갖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은 다 그 안에서 나왔나니, 그러므로 이 땅이야말로 언제나 하늘과 용ㆍ야차ㆍ건달바ㆍ나찰 등의 수호를 받고 있느니라.
이런 이치 때문에 여래께서는 그 녹야원에서 법 바퀴를 굴리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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