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26. 마왕 파순, 염각(念覺)을 닦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타 죽림에 계실 때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초저녁 후에 앉고 눕고 거닐다가 아침이 오자 발을 씻고 방에 드셔서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발과 발을 서로 포개었다.
그리고는 마음을 모아 분명하게 하면서 염각(念覺)을 닦다가 생각을 일으키시었다.
그때 마왕 파순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왕사성 가란타 죽림에 있으면서 앉고 눕고 거닐다가 아침이 오자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서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발과 발을 서로 포개었다.
그리고는 마음을 모아 분명하게 하면서 염각을 닦다가 생각을 일으키고 있으니, 나는 마땅히 그곳에 가서 방해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소년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앞에 머물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잠자는가?
어찌하여 잠자는가?
잠자는 것이 어찌
열반에 드는 것만 하리오.
가령 할 일을 다 마쳐서
스스로 편안히 잠들어 있다면
해가 떠오를 때까지라도
짐짓 다시 잠자야 하리.
부처님께서는 하늘 악마가 와서 방해하는 걸 알고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애욕의 그물이 모든 유(有)에 집착해서
일체의 처소를 두루 덮고 있지만
내 이제 이 그물을 찢어 버렸으니
모든 애욕이 영영 끊어졌노라.
일체의 태어남[生]이 다하여서
안온한 열반의 즐거움이니
파순이여! 너는 이제 와서
나에게 다시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자 마왕은 게송의 말씀을 듣고는,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곧 몸을 숨기고 천궁으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