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나찰소집경 하권
[대가섭]
그때 존자 대가섭은 부지런히 고행을 닦아 몸이 야위었다.
동산에 있으면서 스스로 오락하여 불[火]을 섬기되 게으름이 없고, 이미 대중들에게 에워싸였으되 승가리(僧伽梨)가 낡고, 머리털과 손톱이 모두 길었다.
모든 뿌리가 푹 익어 속으로 음심(婬心)을 항복 받아 경행(經行)하고, 오가며 관찰한 대로 다 알고, 고요한 곳을 즐기는지라 이름이 멀리 들렸다.
큰 자비를 얻어서 어떤 존덕(尊德)이든 더불어 견줄 이 없으며, 천상과 인간이 공양하고 이 큰 복밭에 공경함을 더하여 예배했으며, 모든 고액을 만난 사람을 다 제도시켰다.
생사를 해탈하여 법상(法相)을 나타내어 펴고, 크게 기쁨을 나타내어 옹호함으로써 어버이 섬김과 다름이 없었으며, 공양하는 바가 태산과 같이 움직임이 없었다. 크게 기뻐 뛰며 부처님을 뵈옵고, 홀로 고요한 곳에 놀고 있었다.
그는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다른 법을 즐기고자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욕심이 적은 덕을 찬탄하고자 곧 가섭에게 이르셨다.
“너 가섭은 이제 나이 많고 모양이 익어, 다시 젊고 한창때의 뜻이 없이 늙음의 몸은 오래 견딜 수 없으며, 점점 소모되어 왕성한 마음이 이미 다하였다.
다시 입고 있는 누더기 매우 무거워, 너의 지금 몸으로는 이 무거운 옷을 감당키 어려우며, 너의 나이는 이미 늙었으니 모든 장자들이 옷을 보시하거든 곧 받도록 하여라.”
그러자 존자 대가섭은 모든 법의 생각을 갖춘지라 부처님에게 공경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고 죽음은 길고 멀며 뜻이 모두 참되지 않아 이 즐거움을 받아 마음이 항상 근심스럽습니다. 모든 호귀한 장자의 집에 감은 즐기지 않습니다.
이미 스스로 적정처[阿練若]에 머물고 또한 적정처의 덕을 찬탄하오며, 스스로 욕심이 적고, 욕심이 적은 덕을 찬탄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하늘이 증명해 알 듯 저는 금세의 과에 있어서 힘이 있건 없건 다 받았사온데, 하물며 제가 오늘날 몸에 음심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고 교만이 모두 다하고 청정하여 티가 없으며 세상을 떠나서 세상과 서로 응하지 않았는데, 이제 어찌 이 거친 옷을 버리겠사옵니까.
두 가지 뜻 때문에 한가로운 곳에 머물고, 한가로이 사는 덕을 찬탄하오며, 스스로 현재 법 가운데 크게 기쁨을 얻으려고 하나이다.
후세의 사람을 위한 까닭에 밝게 비추어 이런 덕을 나타내오며 이렇게 부지런히 고행을 닦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대가섭이여. 항상 한가로운 곳에 머물고 즐기라.”
널리 말함은 계경과 같았다.
이에 게송으로 읊으셨다.
그는 어떤 자재를 얻었기에
제자는 고행을 닦는가?
청정하고 온갖 번뇌가 없이
달이 별 가운데 밝음과 같네.
이제 털끝만한 의심도 없이
그는 이런 큰 덕행이 있다네.
마침내 굳건히 바른 법을 지니고
깨끗이 일체 더러움을 제거하였네.
[사리불]
그때 사리불(舍利佛)은 스스로 매우 깊은 가없는 이치에 의하여 아는 것이 큰 바다와 같이 가없었다.
외도들과 논란하여 모두 항복 받아 착한 법을 드러내고, 그 뜻을 잃지 않고, 애욕에서 해탈하여 뜻대로 나고 죽음의 나아감을 깨달아 알고, 그 근원을 다하고 나서 곧 부처님 처소에 나아갔다.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아뢰었다.
“제가 이런 뜻을 일으켰사온 바 모두 다 굳거나와 저 외도들 처소에 머물렀다가 이제 이곳에 옴은 감로를 먹고 일체 번뇌를 없애려 함입니다.
뜻에 또한 저의 처소에 집착함이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셔서 이런 뜻을 말씀하소서.
마땅히 이런 뜻을 말씀하셔서 번뇌의 근심을 덜게 하소서.
모든 범부인 사람들도 모두 근심을 품고, 학자들도 도한 근심을 품었사오며, 모든 의심이 없도록 다 듣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잠깐 생각하고 나서 존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행(行)에 다함이 있느냐?”
이때 사리불은 항상 고요하고 한가로운 곳을 즐기었으므로 법을 기꺼워하고 법에 합장하여 두루 세 번 돌고, 곧 부처님의 몸을 보고 나라타(那羅陀) 마을에 나아가 풀을 땅에 깔고 사자분신삼매(獅子奮迅三昧)에 들었다.
이미 그 삼매에 든 것은 부처님의 그치시는 방편이라, 그곳에서 곧 열반에 들었다.
균두(均頭) 사미(沙彌)는 항상 존자 사리불을 공경했는지라, 사리를 거두었다.
높은 법바퀴를 굴리고 불사(佛事)를 지은 가장 큰 성문(聲聞)인 그에게 일체 세상 사람이 공양하지 않음이 없었다.
그 사리와 발우와 세 가지 옷을 존자 아난에게 공양하려고 그곳에 이르러 그는 이런 말을 하였다.
“제가 섬기는 스승께서 이제 열반에 드셨습니다.”
존자 아난은 균두 사미에게 물었다.
“너의 스승은 누구며 이름은 무엇이냐?”
“제가 모시는 스승은 우바제사라 하는 존자이온데, 지금 열반하셨습니다. 그 이름은 사리불입니다.”
존자 아난은 이 말을 듣고 근심스레 잠깐 번민하면서 섰다가 곧 균두 사미를 데리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몸이 본래 같지 못합니다. 그것은 존자 사리불이 열반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것은 계경에서 설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이르셨다.
“그는 계의 몸을 가지고 갔느냐? 나의 깨달은 법도 또한 가지고 갔느냐? 이른바 네 가지 뜻의 멈춤이니라.”
자세한 것은 계경에서 설한 것과 같다.
“그러나 아난아, 행은 오래 보전할 수 없고 마침내 파괴되느니라.
아난아, 행은 무상하여 항상 머물지 않고 또 착한 행을 관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아난아, 행은 믿고 의지할 게 없느니라.
아난아, 괴로움의 감각을 일으키고 전도된 생각을 내느니라.
아난아, 행은 ‘나’가 없이 자재롭지 않느니라.
아난아, 행은 버리기 어렵고 항상 가르침을 받느니라. 아난아, 해로운 것이요 모두 공적(空寂)한 것이니라.
아난아, 마땅히 멀리 그 행을 떠나서 괴롭고 즐거운 생각을 일으키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균두 사미에게 이르셨다.
“너 이 사리를 받아 내 손에 놓아라.”
균두 사미는 부처님께 드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황금빛 부드러운 팔을 펴서 이것을 받으셨다.
부처님께서 사리를 받을 때 매우 청정하고 티의 섞임이 없고 마음은 크게 기뻤으며, 보는 사람들도 모두 크게 기뻐서 어둠이 없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 사리불의 사리에 예경하고 스스로 찬탄하라.
그는 이름이 멀리 퍼져서 성문들 가운데서 가장 높고 묘하여 오직 하나만이 있느니라.
그는 과거 모든 중생들에게 이 즐거움을 얻게 하려 하여 신통을 나타내어 믿지 않는 때와 탁함을 버리게 하였느니라.
그는 또 이런 밝음이 있어 모두 두루하여 이런 빛이 있으니, 마땅히 그 지혜에 합장하라.
그의 이름은 일체 세간에 가득하니라. 이것은 그의 사리다.
삼계에 있어 몸의 자재를 얻었으며, 좋은 향으로 쪼인 것이니, 그러므로 마땅히 이러한 공덕에 합장 예배하라.
세상의 중생을 위하여 많은 공덕이 나타나리니 마땅히 해탈의 그곳에 이름을 배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