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메밀꽃 필 무렵, 그곳에 가고 싶은 캠핑명소 2

[박종태]

달빛추억의   칼럼 

메밀꽃 필 무렵, 그곳에 가고 싶은 캠핑명소 2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백로(白露) 즈음에 피어 가을을 알리는 메밀꽃.
해마다 9월이면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은 보기만 해도 숨이 차오를 듯 문학적 정감에 젖게 한다.

한국 현대문학의 대가 가산 이효석의 생가와 이효석문학관을 비롯해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물레방앗간과 소설 속 나귀를 직접 볼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무대인 평창에서 제11회 효석문화제가 펼쳐진다.

물론 메밀꽃의 본고장인 평창이 아니더라도 고랑을 따라 난 길을 걷노라면 마치 파란 가을하늘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드넓은 메밀꽃밭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바로 전북 고창 학원농장과 경남 하동 북천면 직전이명마을에서도

지금 메밀꽃이 한창이다.
   이번 9월에는 메밀꽃밭 사이를 거니는 모습이 평화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오고, 메밀꽃밭 사이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일부러 밤에 찾아 흐뭇한 달빛 아래 터벅터벅 걸으며 소설 속의 허생원처럼 닮아보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메밀꽃을

찾아 캠핑을 떠나보자.

다시 가보고 싶은 만큼 강렬한 드넓은 메밀꽃밭의 유혹

 

 
사진제공_학원농장

‘메밀’하면 흔히들 강원도를 떠오르게 마련이다. 강원도의 메밀밭이 산골짜기의 뙈기밭에 핀 하얀꽃이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요염함을 자랑한다면, 남쪽의 광활한 들판에 한정 없이 펼쳐진 하얀꽃은 그 화려함과 규모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이곳을 한번쯤 찾게 된다면 쉽게 발걸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금새 알게 될 것이다.
   봉평의 메밀꽃밭이 그렇듯 이곳 역시 드넓은 메밀꽃밭 속에 들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꽃밭 속에 멋진 산책로를

만들어 놨다. 양봉용으로 쓰는 밀원식물답게 천지를 진동시키는 꽃향기를 맡으면서 그 꽃밭 속으로 헤치고 들어가서 산책을

하노라면 심신이 황홀해지고 잠시 황홀경에 빠지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 물론 하늘에 초가을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뿐인가! 남녘의 메밀꽃밭에는 흐드러진 메밀꽃만 있는 게 아니다.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학원농장에는 드넓은

메밀꽃밭과 노란 해바라기꽃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하동 북천면 직전이명마을에는 메밀꽃밭과 대표적인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단지가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 지르기도, 때론 향수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해내고 있어 강원도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느낌과 특별함을 선사한다.
   겨울과 봄이면 보리, 여름이면 해바라기, 가을이면 메밀로 100만㎡의 드넓은 벌판이 옷을 갈아 입고 언제나 사람들을 맞이하는

고창 학원농장(063-562-9897, www.borinara.co.kr, 전북 고창군 공읍면 선돌리 산119-2)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9월 5일부터

27일까지 메밀꽃 잔치가 펼쳐 진다.
   황토 구릉을 따라 탁 트인 넓은 벌판에 흰 소금을 흩뿌린 듯 환상적이면서도 독특한 풍광 덕에 영화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지로도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수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이곳에서의 메밀꽃축제는 그 장대한 광경을

바라보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메밀국수를 비롯한 전통음식을 맛보는 시골장터, 전통•민속놀이 행사,

경관농업사진 전시, 민속공예품 경연대회 등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여기에 백민기념관, 학원농장 직영식당, 잔디운동장, 정자, 밤나무숲길, 메밀밭 사잇길, 시골길 등의 다양한 산책로, 숙박시설

(019-531-0845)까지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아주 제격이니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캠핑을 겸해 풍성한 가을철

꽃나들이를 해보길 추천한다.

 
(왼쪽 위 시계방향) 고창 구시포해수욕장 야영장, 동호해수욕장 야영장, 선운산도립공원 야영장

자, 이곳 고창으로 마음을 정했다면 메밀꽃축제와 함께 고창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동시에 해결하기에 적당한 베이스캠프를

선정할 단계다.
   학원농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는 오토캠핑이 가능한 울창한 해송림, 가슴 벅찬 수평선, 은은한 파스텔 톤의 고운 모래밭,

눈앞에 외로이 떠있는 이름 모를 섬, 심지어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구시포해수욕장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도립공원 야영장과 동호해수욕장 야영장도 3~40분이면 넉넉하게 학원농장에

도착할 수 있는 터라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는 것도 괜찮다.
   어느 곳을 베이스캠프로 삼아도 손색이 없지만 축제와 선운사(063-560-2508), 모양성(063-560-2541), 고인돌공원(063-560-

2577), 구시포해수욕장 해수찜 사우나(063-561-3323), 하전갯벌체험장(063-563-0117), 미당시문학관(063-560-2760), 고창읍성

(063-560-2345), 고인돌 들꽃학습원 (063-561-4809~10) 등등 이곳 고창에 온 김에 꼭 한번은 찾아보려 했던 곳 근처 야영장을

베이스캠프로 삼으면 더욱 좋을 듯하다.
   참고로 선운산도립공원의 경우 오는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이곳에서 ‘아름다운 갯벌, 살오른 바다이야기’라는

주제로 제14회 고창수산물축제(susan.gochang.go.kr, 063-560-2599, 2600)가 펼쳐진다. 또한 입구에는 이곳의 명물인

풍천장어. 작설차. 복분자술 등의 특산물이 있어 풍천장어구이에 복분자술 한잔으로 최고의 별미를 맛보기에 더없이 좋고, 상가

편의시설들도 즐비해 이왕이면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면 더욱 편하게 축제와 캠핑을 맘껏 즐길 수 있을 듯.

* 고창지역 추천 오토캠핑장 현황

정든 고향 코스모스 향기 속에 메밀꽃 추억 속으로  

 

 
사진제공_하동군청

설렘과 그리움이 있는 이 가을 가슴 가득 고향 가을을 담아 가고 싶은 캠퍼라면 하동을 찾아 보면 어떨까?
소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하동군 북천면의 온 들판은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뤄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이명마을 꽃단지 일원에서 제3회 코스모스•메밀꽃 축제(055-880-6341, 880-2411,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631-4)가 성대하게 펼쳐진다.
   특히 코스모스.메밀꽃 단지와 북천코스모스역(옛 북천역) 일대는 축제기간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활짝 펴 장관을 이뤄 가수

나훈아의 노래 '고향역' 가사처럼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을 연상시킨다.
   또 이곳을 찾는 가족과 연인들이 추억을 느끼고 고향의 향수를 담아 갈 수 있도록 이번 축제는 가족과 연인이 추억을 느끼고

함께 할 수 있게 우리가락 한마당, 전통혼례, 영화상영, 색소폰 공연, 간이역 시낭송회와 메밀묵 만들기, 꽃그림그리기 대회 등의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옛농기구전시, 나비와 곤충전시, 분재전시, 이동 동물원, 조롱박터널, 가을꽃 백화점, 다양한

메밀요리를 선보이는 메밀전문음식점과 농산물판매, 그리고 부대행사로 대하소설 ‘지리산’과 ‘소설알렉산드리아’ 등의 글을 남긴

하동 출신의 소설가 나림 이병주 선생을 기리는 하동국제문학제가 9월 24일~26일까지 이병주문학관(북천면 직전리 231, 055-

882-2354, 011-842-9562, www.narim.or.kr)에서 동시에 개최된다고.

(왼쪽 위 시계방향) 하동 평사리공원 야영장, 구례 지리산 연곡사 야영장, 광양 백운산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하동 지리산 대성교야영장

이곳 하동에서 추억의 캠핑을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는 하동 평사리공원 야영장, 하동 송림공원 야영장, 광양 백운산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하동 지리산 대성교야영장, 구례 지리산 연곡사 야영장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메밀꽃축제와 쌍계사·불일폭포·칠불사·최참판댁·지리산 역사관(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1389)·청학동·삼성궁·

백련리도요지·화개장터 등의 주변 관광을 함께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베이스캠프지로는 교통성과 캠핑장 편의시설 이용, 그리고

오토캠핑 수준의 캠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역시 하동 평사리공원 야영장이 가장 무난할 듯싶다.
   이번 가을에는 전 세계의 각종 희귀한 호박과 뱀오이, 수세미가 매달린 터널을 걸을 수 있고 코스모스 꽃밭 미로와 낭만과

향수에 취하게 만드는 메밀꽃 향기를 찾아 하동으로 특별한 캠핑을 떠나 보자.

* 하동지역 추천 오토캠핑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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