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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가시치(따치)/쏠종개(바다메기)/미역치
오늘 소개할 생선들은 '잘못 만지면 큰일나는' 물고기 특집편 되겠다 ㅎㅎ 이것도 예전에 한 번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수정할 부분들이 좀 보이길래, 내용 좀 보충해서 ver2.0으로 리뉴얼했다 ㅋㅋㅋㅋ
이름에서부터 뭔가 찔리고 쏘인다는 안좋은 어감을 풍기는 독가시치와 쏠종개. 그리고 이름도 생김새도 둘 다 아주 귀엽지만, 아주 강한 독성을 갖고있는 미역치. 이 3가지 어종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 놈들은 국내에선 주로 제주도/남해안 지방에서나 더러 보이던 생선들이지만...
온난화에 따른 수온상승에 의해 요즘에는 동해안 일대까지 그 나와바리(?!)가 넓어져 가고 있다. 낚시/해루질 등을 즐기러 바다를 자주 찾는 분들이라면 기억해 두는 게 좋겠다.
앞서 이놈들을 만지면 큰일난다고 한 건, 이 세어종 모두가 강력한 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복어처럼 몸 속에 독이 들어있는 게 아니라, 지느러미 등 몸 외부에 독가시를 노출하고 있다 ㄷㄷㄷ
즉, 먹어서 위험한 게 아니라 만지면 위험한 녀석들(사실은 셋 다 식용은 가능하다). 의외로 흔히 보이는 어종들이기도 하니, 잘 기억해두었다가 혹시 이 놈들을 만나게 된다면 조심히 다뤄주시길...ㅎㅎ
독가시치 (아이고 アイゴ)
- Siganus fuscescens
첫 번째 만나볼 생선은 독가시치다.
제주 지역에서는 따돔/따치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아주 직관적인 이름에서 미루어 볼 수 있듯이, 아주 강력하고 보기에도 살벌한 독가시를 가지고 있다 ㄷㄷㄷ
등지느러미/배지느러미/뒷지느러미까지 꼬리를 제한 나머지 지느러미들에 모두 날카로운 독가시가 솟아 있다.
이건 뭐 온 몸이 흉기여...
우선 가장 궁금한건 아무래도 “쏘이면 많이 아프냐?”겠지?일단 정답은 “of course”다. 통증이 장난이 아니란다.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오죽하면 쏘인 팔을 잘라내버리고 싶은 정도”라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일본어명이 괜히 '아이고(アイゴ)’가 아니다 ㅋㅋㅋㅋㅋ
그러니 행여라도 괜히 이런 놈 잘못 만져서 팔 자를 결심을 하게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 ㅎㅎ
독가시치의 주 산지인 제주도의 노련한 낚시꾼들도 독가시치가 잡히면 신중하게 처리한다. 발로 몸통을 꽉 밟고 바늘빼기나 니퍼를 이용해 바늘을 제거해 낸다.
그런데 문제는 낚시꾼들이 아니라 낚시를 구경하던 외지인들. 간혹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뭐가 잡혀요?”하고 독가시치를 구경하다가 잘못 ‘건드려서’ 찔리는 경우가 많단다.
남의 생선 막 만져보다간 응급실 구경할 수 있다.
또 알아둬야 할 것은, 독가시치의 뾰족한 독가시는 죽고 난 뒤에도 그 독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가시치는 낚시할 때 뿐만 아니라, 손질을 할 때도 가시에 찔리지 않게 유의해서 다뤄야 한다. 보통 안전을 위해 가위로 먼저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손질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 놈의 가시엔 독이 있을지언정 먹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복어와는 반대다.
찔리지만 않으면 장땡임 ㅇㅇ
이 글의 카테고리는 ‘식재료이야기-수산물’이다. 먹을수 없는 물고기였다면 애초에 생선 이야기에 넣지도 않았다.
아무튼, 이 놈의 무시무시함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이 된 것 같으니 이제 독가시치의 특징에 대해서도 좀 더 살펴 보자.
아주 매끈한 달걀 형태의 체형을 가진 이 녀석은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아열대성 어종이다. 그렇다면 주 서식지는?
당연히 국내에서는 주로 제주도에 서식하는 종이겠다.
하지만, 요샌 남해안 전역으로 그 서식처가 넓어지고 있다.
이젠 남해 해안지방의 횟집 수조에서 독가시치를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한술 더 떠, 이제 강원도 속초/양양 등 동해안 중부 이북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녀석은 갯바위 근처 얕은 수심에서 주로 생활한다. 해조류를 뜯어먹고 사는 잡식성(풀만 먹고 사는건 아니다)이라 주로 해조류가 무성한 연안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또, 얘들은 독고다이로 생활하지도 않는다.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습성도 있다. 해서 재수 없으면 주구장창 이 놈만 낚아내게 된다... 게다가 움직이는 모양새도 어딘가 얄미운 면이 있다. 다른 고기들처럼 예민하지도 않아, 여간해선 잘 도망도 안 간다. 남들이 자기를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는 걸 아는 듯 ㅎㅎ 몰려다니며 해조류를 갉아먹는 습성 탓에, 울릉도에선 바다 사막화의 주범으로 몰라도 있기도 하다.
독가시치는 큰 것은 40cm 정도까지 자란다.
통통하고 묵직한 생김새답게 이녀석은 입질도 제법 묵직한데다가, 낚시에 걸리는 순간에는 수면에서 ‘따다다다다~’ 하는 독특한 손맛을 보여주는 독특한 면모가 있다.
그런 특징 탓에 이놈이 제주도 방언으로 '따치' 혹은 '따돔'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다루고 손질하긴 좀 성가신 놈이지만, 손맛 보기엔 제법 괜찮다는 얘기다. 그래서 제주도 현지 낚시꾼들 중엔, 의외로 독가시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ㅋㅋㅋ
독가시치는 다소 공격적인 외모와 달리 위에 언급한것처럼 해조류,작은 갑각류 등을 먹고 사는 잡식성(초식성에 더 가까운)의 어종이다. 혹시 여기서 눈치챘으려나? ㅎㅎ
바로 초식성 생선의 맛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에 소개한 적 있었던 아홉동가리처럼 이놈도 해조류를 뜯어먹고 살기에 그 내장이 어마어마한 냄새를 풍긴다.
해서 이 놈도 마찬가지로, 어설프게 손질하다 혹 내장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한다.
거기 더해 온 종일 비린내를 맡아야 함은 보너스고...
대신, 잘 손질된 독가시치는 탄탄한 식감과 함께 특유의 진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별미로써 즐겨먹는 생선이다. 특히 제주도 내에서도 'ㅂ'횟집이 독가시치 전문으로 아주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여기서 먹어 본 따치(독가시치) 회가 제법 특색있고 맛이 좋았다.
물론 잘 손질된 독가시치라 해도 찰진 식감 뒤엔 미세한 해초냄새가 남는다. 그런데 이게 또 사람에 따라 입맛을 돋구기도, 떨구기도 해서 호불호가 갈리게 된다.
내 경우는 ‘호’여서 오히려 더 특색있고 맛있게 느껴졌지만, 같이 먹은 일행은 한 점 먹고는 입에도 인 대더라...ㅎㅎ
그래서 요즘은 관광객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깻잎채와 참깨를 회에 버무리듯 곁들이는 집도 있단다.
깻잎의 향으로 독가시치 특유의 향을 감춰버리는 것이다.
그 밖에 회를 뜨고 난 서더리로 매운탕 혹은 맑은탕을 끓여 먹어도, 의외로 아주 개운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참고로 독가시치가 가장 맛있는 제철은 겨울이다만 제주도에서는 연중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양식하지는 않는 어종이다. 다만 생존율이 좋고 성장도 빠른 편이라 양식에는 아주 적합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한다 ㅎㅎ
‘아이고(독가시치)’는 일본에서도 그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한 생선 중 하나인데, 대부분의 지역에선 잘 먹지 않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생선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보단 훨씬 다양한 요리들이 존재하며 회는 물론 조림,찜,탕,구이,튀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는다.
그리고 냄새도 덜하고 살도 더 맛이 오르는 탓에, 겨울철에 잡힌 것이 그나마 좀 더 인기있고 값도 나간다(겨울 이외의 계절에 잡힌 것, 혹은 죽은 것은 아주 싼값에 팔린다). 지역에 따라 독가시치를 무려 내장째로 요리하는 곳들도 있다.
산지/계절에 따라 냄새가 거의 없어서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또 의외로 정소/난소 또한 맛이 좋은 편이란다.
아무래도 주산지인 큐슈나 오키나와 지방에서 주로 즐겨먹는데, 특히 오키나와 쪽에선 아주 일상적인 생선이다.
특히, 오키나와에선 이 동네 특유의 방식인 ‘마스조림(まーす煮/소금물에 찌듯이 조려내는 방식)’으로 많이 먹는다.
심지어 내장 부분을 따로 조림으로 먹기도 한다...ㄷㄷㄷ
돌돌 말린 모습의 독가시치 내장이 태엽을 닮았다 하여, 이 내장 조림을 ‘젠마이니(ぜんまい煮)’라고 부른다.
물론 쓴 맛이 아주 강하지만 그 안에 부드럽게 녹는 식감과 진한 감칠맛이 숨어있단다...ㅎㅎ 산지에선 살보다 내장을 더 별미로 치는 지역들이 의외로 많다 ㄷㄷㄷ
또 한가지 별난 건, ‘스쿠(スク)’다. 이건 또 뭐냐...
스쿠는 음력 6~8월경 조수에 떠밀려 나오는, 부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독가시치 새끼를 가르킨다. 이 치어들을 회로 먹기도 하며 젓갈을 담그기도 한다. 그리고 그 젓갈을 스쿠가라스(スクガラス)라고 하며, 이를 두부에 곁들여 먹는 것은 오키나와의 별미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보통 독가시치를 손질할땐 살포시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 내는데, '입질의 추억'님 글 중 아주 간편한 방법이 알기 쉽게 나와있어 여기 소개한다. 다른 생선 손질에도 응용 가능한 요긴한 방법이다.
쏠종개 (곤즈이 ゴンズイ)
- Plotosus japonicus
두 번째 소개할 어종은 쏠종개다.
이 녀석은 ‘메기목 쏠종개과’에 속한 어종으로(민물에 사는 바로 그 메기와 같은 메기목) 생김새도 닮아서 흔히 바다메기로 많이 불린다. 비슷한 분류의 민물고기인 동자개(흔히 빠가사리라고 불리는)와 미유기(산 속 맑은물에 사는 메기 사촌)를 반반씩 섞어 놓은 듯한 모습을 띄고 있다.
입가에 난 4쌍의 수염과 몸에 나있는 노란색 세로줄무늬가 가장 큰 외형적 특징이다. 또한, 메기목답게 야행성,육식성 어종으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 등을 잡아먹고 산다.
쏠종개도 독가시치처럼 따뜻한 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놈도 마찬가지로 제주도 앞바다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열대성 어종이었는데, 최근엔 남해안 곳곳에 멀티를 까고(?!) 있는 놈들이다.
그 원인은 역시나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이겠다.
특히나 수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이면 더 많이 보인다.
그밖의 생활 습성으로는 메기목답지 않게 무리지어 산다는 걸 들 수 있다(성어가 된 뒤엔 혼자 산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귀엽고 신기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외모와는 달리 강력한 독을 품고 있는 녀석이다.
크기는 40cm 정도까지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쏠종개는 비슷하게 생긴 민물고기인 동자개처럼 뭍으로 잡혀 나오면,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빠각빠각"하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게다가 외모는 물론이고 가슴지느러미에 독가시를 품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빠가사리(동자개)도 독가시가 있어서 잘못 만지면 무쟈게 아프다...ㅠㅠ
다만 이 놈은 가슴지느러미뿐만 아니라 등지느러미의 뾰족한 가시에도 독을 품고 있다. 유추했겠지만 ‘쏠종개’라는 이름도 가시로 '쏘는' 특징 때문에 붙여졌다.
바다에 던져둔 통발에 가끔 뜬금없이 떼거지로 잡혀나오기도 하고, 낚시에 걸려서 올라오기도 한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어류인 탓에, 보통 입질도 역시 어두컴컴한 밤에 곧잘 이뤄진다. 그래서 뭐가 뭔지 잘 보지 못하고 이 놈을 덥썩 잡았다가 가시에 쏘이는 사례가 많다.
쏠종개 독은 독가시치 못지 않게 강력해서 미쳐버리게(?!) 아프다 하니 아무쪼록 주의하시길...(참고로 동자개보다도 훨씬 더 아프단다 ㄷㄷㄷ)
가시에 쏘이면 먼저 쏘인 부위가 빨갛게 부어 오르고, 열이 나고 식은땀이 흐르며 감각이상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심한 경우, 메스꺼움과 호흡곤란 증상까지 올 수 있으니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가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통증은 보통 몇 시간 정도면 서서히 완화되지만, 사람에 따라 몇일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사고가 나는 밤에는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으니, 그럴 때는 살짝 뜨거운 물에 환부를 담그면 좋다고 한다.
단백질 성분의 독성이 높은 온도에서 불활성화하기 때문.
그렇다고 끓는 물을 끼얹으면 안된다
그럼 쏠종개는 먹을 수 있을까?
보통 일반적으로는 잘 식용하지 않는 물고기로 여겨지는데 의외로 끓이면 국물이 아주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현지꾼들은 더러 쏠종개를 끓여 먹기도 한단다.
잘 아시다시피 메기/미유기/동자개/퉁가리 등 메기목 생선들은 하나같이 국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 놈도 그렇다 하니... 역시 메기목 이름값은 하나 보다 ㅎㅎ
얼큰한 매운탕으로 혹은 지리(맑은탕)를 끓여 먹거나 미역국에 넣어 먹어도 두루 맛있는 생선이란다. 다른 요리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회로 먹는 경우도 거의 없는 듯 하고.
일본에서도 일부 해안지방에서 식용한다.
즐겨 먹는 지역과 먹지 않는 지역이 선명하게 나뉘는데, 꽤 맛이 좋다고 하지만 먹는 방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따로 유통되지는 않으며, 간혹 나와도 값이 싼 생선이다.
가나가와 현에서 주로 즐겨 먹는데, 요리 중엔 된장국이 가장 일반적이다. 간도 맛있다고 하며 국물을 끓일 때 빠뜨리지 않는다.
껍질 째로 간장 양념을 발라서 구워 먹기도 한다. 이렇게 구이를 하면 장어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맛이 있다고 한다.
된장국이나 구이 외에 회나 튀김,조림 등으로도 먹는다.
포를 떠서 구워 먹고 나면 뼈만 따로 바삭하게 튀겨 먹기도 한다. 마치 장어처럼.
그리고 쏠종개의 산란기는 여름(5~7월 경)으로 알려져 있어서 제철이라 하면 겨울~봄 무렵이겠다.
마지막으로 독가시치처럼 쏠종개 역시 죽은 뒤에도 독성이 남아 있다. 그러니 얘도 손질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겠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제 이놈도 연안에서 곧잘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니 낚시하는 사람들(특히 바다낚시 입문자들)은 꼭 기억해두시어 안전한 취미생활을 즐기시기 바란다.
미역치 (하오코제 ハオコゼ)
- Hypodytes rubripinnis
세 번째 소개할 어종은 쏨뱅이목 미역치과의 '미역치'이다.
미역치도 위의 두녀석과 마찬가지로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온대성 어종인데, 최근 들어 분포지가 부쩍 넓어진 두 어종과는 달리 얘는 원래 남해안과 동해 중부까지 폭 넓게 서식하던 녀석이다. 이 쬐그맣고 못생긴 빨간 고기는 다 자라도 몸길이가 10cm 내외에 불과한 앙증맞은 녀석이다.
하지만, 이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쏠치,범치 등의 무시무시한 방언으로 불리고 있다. 이 별명은 쑤기미의 그것과 비슷하다. 범처럼 무서운 쏘는 고기라는 뜻인데, 공교롭게 미역치의 일본어명도 하오코제(쑤기미=오니오코제)다.
이 작은 녀석을 잘 들여다보면, 뾰족하게 솟아 있는 등지느러미가 가장 눈에 띈다. 이 등지느러미에 독을 갖고 있는데 위협적인 이 등지느러미는 물론 가슴과 배지느러미에도 독성을 가지고 있다.
쬐그만 녀석이지만 미역치 역시나 쏘이게 되면 까무러치게 아프고, 응급실 구경을 하게 될 수 있다. 주의대상 3호다.
쏘이게 되는 경로도 가지각색이다.
가끔 낚시에 잡혀 올라온 걸 작은 쏨뱅이 등으로 잘못 알고 덥썩 잡았다가(하지만 쏨뱅이라도 만질 때 주의해야 한다) 개거품 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미역치인걸 인지하고 조심스레 바늘을 빼려다가도 워낙 작다 보니 의도치 않게 쏘이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는 바늘 잘 빼서 풀어준답시고 발로 걷어 찼는데, 하필 샌들을 신고 있어서 발에 찔리는 경우도 있다(실화다).
그냥, 자신이 없다면 이 놈 잡혔을 때는 낚시줄을 끊어버리는게 현명한 선택이겠다 ㅎㅎ
미역치에 쏘였을 때 민간요법으로 미역치 눈알을 짓이겨서 환부에 바른다던가... 하는 얘기들도 있지만 당연히 효과는 없다 ㄷㄷㄷ 그 대신 이때도 살짝 뜨거운 물에 쏘인 부위를 담가 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연안성 어종으로 방파제나 갯바위 등지에서의 낚시에도 잘 올라오지만, 바닷가 조수웅덩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해조류가 무성한 암초 지대에 여러 마리가 모여 산다.
미역치는 앞서 만나 본 두 어종과 달리 크기가 너무 작아서 보통 우리나라에선 잘 식용하지 않는다.
주제가 식재료 이야기인만큼 그래서 이놈은 빼려고 했는데 워낙 대표적이고 유명한 독 있는 물고기이다 보니...
이런 독은 독가시치나 쏠종개의 독과 마찬가지로 찔리지만 않으면, 먹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그리고 열에 파괴된다).
흔히 먹지 않는 물고기이지만, 가끔 해안 지방에서는 잘 손질해서 매운탕거리로 쓰기도 한단다.
그래도 쏨뱅이목 생선이라고, 국물은 잘 나오겠다 ㅎㅎ
그 외에는 딱히 식용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하기사 작아서 먹을 것도 안 나오는 이런 생선 누가 구태여 찾아먹는다는 말인가... 나라도 안 먹겠다 ㄷㄷㄷ
여기서 또 궁금증이 생긴다.
스시국 일본에선 미역치를 먹을까? 먹는다면 어떻게?
역시나... 생선강국 일본에선 이놈을 먹고 있었다 ㅋㅋㅋ
특히, 한마리를 통으로 사시미 떠내는 게 인상적이다.
한 마리에 회 한 점이다 ㅋㅋㅋㅋㅋㅋ
그 밖에도 통으로 튀겨 먹거나 된장국에도 넣어 먹고, 의외로 이것저것 다 해 먹는다. 이런 거 보면 참 대단하다 ㅎㅎ
그런데 일본에서도 미역치는 역시 대중적인 생선은 아니며 일부 해안 지방에서나 가끔 먹는 로컬 생선 정도이다.
또, 미역치도 위의 다른 어종들처럼 죽은 뒤에도 독성이 남아 있으니 손질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역치의 산란기는 5~8월 경으로 알려져 있다. 굳이 따져 보자면 제철은 겨울부터 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오늘은 '함부로 만지다 개거품 물게 되는' 어종들에 대해서 알아봤다. 독가시치와 쏠종개 그리고 미역치.
말했듯이 이들은 의외로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녀석들이며, 먼 바다가 아니라 방파제나 갯바위 등 연안에서 낚시에 잘 잡히기도 하니 꼭 기억해 뒀다가 참고하시길 바란다. 또, 낚시 뿐만 아니라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할 때도 맨발로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물고기 뿐 아니라 날카로운 바위 등도 위험하므로).
행여나 이 놈들이 잡혔을 때는, 아예 낚시채비 하나 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더 이로울 수 있다... ㅎㅎ
그리고 이들 외에도 낚시를 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하게 생긴 생선이 잡히면 함부로 만지지 않는게 좋다.
항상 생선을 손으로 만지기보다는 바늘빼기를 이용하는 게 좋다. 비록 독이 없는 어종들이라 해도 종류에 따라서 강한 이빨 혹은 뾰족한 등가시, 날카로운 아가미덮개 등에 손을 베이거나 다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즐겁자고 놀러가서 몸 다치고 기분 잡치면 쓰나. 꼭 기억하셔서 즐거운 낚시,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란다.
그럼 오늘의 생선이야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