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점(飯店)
‘飯 밥 반 店 가게 점’
중국집이 왜 반점으로 불렸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25년 전 중국 베이징에 세미나 갔다가 북경반점이 호텔인 줄 처음 알았다. 문화적 괴리가 생길 뻔했다. 통역하는 아가씨가 북경반점에 가서 짜장면 한 그릇 먹고 가자는 말에 되게 웃었다.
입학식 졸업식이면 항상 먹었던, 아니 먹어야 했던 음식이 짜장면이다. 국민학교 4학년 때인가로 기억된다. 대구에 와서 짜장면을 처음 먹고는 내 사촌은 먹다가 올렸다. 난 그 때까지는 참았다. 카레 먹고 사고 쳤지만. 하지만 이내 입에 착 달라붙어 짜장면은 젊은 시절엔 라면과 짜장면을 달고 지낸 것 같다.
일명 청요리집이라 부르는 짜장면집이 사라지고 있다. 코스요리가 나오는 고급 청요리집만 잘되고 있고 동네마다 있던 짜장면집은 자꾸 사라진다.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자꾸 접는다. 하긴 서민 배달 음식이 주를 이룬 중국집이 짜장면값보다 더 비싼 배달료까지 내면서 먹지는 않을 것이다.
짜장면, 우동, 울면 볶음밥 그리고 짬뽕. 요리는 탕수욕, 잡채밖에 몰랐던 그 시절 중국집이 그립다. 오늘 소개하려고 보니 사진에 찍힌 많은 집이 문을 닫았다. 그 자리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어디로 옮겼는지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인천에 있는 짜장면 박물관이다.
차이나타운 반점들
가장 많은 음식 사진이 중국집 요리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집은 ‘반점’이다. 호텔이나 대형 청요리집이 즐비하다. 하지만 난 한 번도 코스요리에 만족해 본 적이 없다. 그 맛난 전가복도 혼자서 먹을 순 없지 않는가. 혼자 가서도 먹을 수 있고,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음식값에 부담되지 않는 반점이 참 좋다. 수정반점 아저씨가 돌아가셔서 더는 그런 짜장면을 먹을 수 없어서 참 많이 아쉬웠다. 그런데 대명시장 맞은 편 골목 안 테이블 세 개두고 하는 예천반점 짜장면 맛을 보고 난 눈물이 나올 뻔 했다. 내가 원하는 짜장면, 우동, 울면 맛이었다. 그렇고 그런 동네 반점 다 소개할 수는 없고 일단 특이한 반점 몇 개만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