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 100일 미사 봉헌
5일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희생자 추모와 생존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미사가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봉헌됐다.
함세웅 신부(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장)를 비롯해 사제 17명이 미사를 집전하고, 평신도, 수도자 200여 명이 함께했다. 미사는 (사)저스피스, (사)안중근평화연구원 등 16개 단체가 주최했다.
강론에서 함 신부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가 우리 시대 새로운 예수님, 성모님”이라며 이들과의 공감,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에 아파하는 분들이 많지만, 세월호 참사 때와는 다르게 “다소 냉소적이고 무관심하며 공감이 적다”며 관심과 연대를 요청하고, “우리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연결해서 함께 묵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희생자들은 우리 시대의 위험한 신호를 알려준 분들”이라며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신부는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참사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날 일을 은폐하려는 이들을 밝혀야 한다고 진실규명을 강조했다. 그는 “경찰서장 등 몇몇이 구속됐지만, 이들이 아니라 경찰청장, 행안부 장관, 서울시장이 구속돼야 한다”면서 이들의 회개를 촉구했다.
이어 “더 큰 책임은 대통령에 있다”며 “10.29 참사는 윤석열 정부의 회개를 요구하는 하늘의 외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대를 사는 자신에게도 죄가 있다며, 함께 뉘우치고 이 시대를 바꿔 나가자고 당부했다.
강론하는 함세웅 신부. ⓒ배선영 기자
2월 5일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희생자 추모와 생존자, 유가족을 위로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이어진 발언에서 유가족들은 미사와 연대에 감사를 전했다. 고 유연주 씨(가타리나, 22)의 언니 유정 씨(사라)는 “저희가 지쳐 쓰러지려 할 때, 누군가에게 잠시 기대고 싶을 때,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함께해 준 시민과 시민대책위 등이 있어서 100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주님,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남을 속이기 위해 악한 마음을 갖는 자들을 주님의 뜻대로 심판하시고, 저희 유가족들은 주님의 나라에서 먼저 떠난 가족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주님의 참된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소서.”
고 신애진 씨(가브리엘라, 25)의 아버지 신정섭 씨는 “세월호 참사 때 썼던 일기를 다시 꺼내 봤다. 당시 굉장히 마음이 아파서 집회마다 찾으면서 함께 울었지만 집에 와선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때는 이런 고통의 삶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제 고통의 차례를 받아서 고통의 삶을 살지만, 앞으로는 고통의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며, 더는 고통받는 이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서로를 생각하는 공감이고 함께하는 연대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뒤 참여자들은 십자가를 앞세우고 묵주기도를 하며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 앞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까지 행진한 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미사가 끝나고 참여자들이 프란치스코 교육회관부터 서울도서관(옛 서울시청) 앞 합동분향소까지 묵주기도를 바치며 행진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미사에 참여한 이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함께 기도를 올리고 있다. ⓒ배선영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