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3
밤새 비바람이 몰아치고 기온이 급강하해서 영하로 떨어졌다. 10월의 뉴질랜드에 오면 4계절 옷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더니 그 말이 옳았다. 이불만으로는 부족하여 준비해온 두터운 겨울 파카를 꺼내 입고 잤다.
아침에 커턴을 걷으니 화창한 봄날씨다. 날씨가 오늘 일정을 결정해 주었다. 8분 거리의 Greymouth golf culb으로 행차했다.
그린피는 nz 25$ 카트는 20$로 안내되어 있다. 요숙이 계산하러 office에 가니 주유처럼 여기는 아예 주인이 없는 셀프골프장이다.
사진 속 요숙 앞에 빈 구멍들이 있는데 여기에 알아서 돈을 넣으면 모든게 오케이다.

홈페이지에 있던 전동카트도 실제 와보니 없다.
여기 지역분들은 자가용 뒤에 자기 소유의 전동 카트를 차뒤에 곰빼 달고 온다.(사투리 수준이 인자 높제)

우리가 쓸 카트는 무료다.

그래서 이 최상급의 필드를 25 nz$ 내고 6시간을 즐겼다. 후반 9코스는 요숙과 미송 둘 밖에 없었다. 우에 아냐고? 필드 전체가 blind가 없고 전체가 평지라서 9홀 코스가 한 눈에 다 보이니까. 따라서 딱 한군데 깊은 수풀 빼고는 OB도 없다. 약오르지?

우리 뒤에서 치던 젊은이들을 우리보다 먼저 치고 가도록 양보해주었다. 그런데 이 뉴질랜드 젊은이 4명이 친구인 줄 알았더니 두 명은 뉴질랜드 PGA 선수고 두 명은 캐디였다.
TV에도 나온다고 캐디가 자랑하였다. 요숙의 팬심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으나 사진 찍자고 성화였다.

9홀을 치고 4홀을 요숙에게 졌다. 사마넌 일가뿟다. 도분이 났다. 밥 묵고 하자고 해서 내색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시금치 된장국에 밥 말아 묵었다.
밥 묵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9홀 치고 집에 와가 시금치 된장국 덥파가 밥말아 묵고 다시 치러가는기 아무나 하는기 아이다. 이런 호강에 감사하며 탱천했던 분기를 누르며 다시 출전했다.

날씨는 더없이 좋고

폼도 좋고

성적도 좋았다.

골프 이야기는 마이 했으므로 이만 줄이고
... 골프에 약간 호의적이지 않은 분들도 있으므로.
오늘의 목적지 ROSS로 출발.
ROSS는 조셉 빙하를 보러가는 도중의 조그만 시골 마을인데 최근에 생겨 지도에도 없는 TOP 10 HOLLIDAY PARK가 있다. 종이 지도는 web 지도의 순발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시원한 태즈먼해와 함께 달리는 west coast 6번 high way. .....자바우크 자바우크

노을이 진다.

... 예술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물이 난다.
... 아마도 이 좋은 것을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일 것도 같고.
... 다시 이 아름다움은 있겠지만 우리는 지나가는 순간의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이 고마해라.
풍광이 조으니 캠퍼밴도 멋지게 보이지 않나?
이런 사진은 아무나 찍을 수 있는기 아입니다. 꼭 확대해가 보이세이~
벤츠에서 광고 찍자고 오마 우야지?

새로 생긴 TOP10 HOLIDAY PARK라서 인지 감각있게 디자인 되어있다.

바로 바닷가이고 서해안가를 오르내리는 유일한 길목이어서 인지 다양한 캠퍼밴들로 꽉 들어차 만원이다.

밤이다.

맥주공장에 갔다 왔다고 종류별로 맥주를 늘어놓고 마셨다. 요숙이 World Market에서 장을 한 카트 까뜩 맘껏 봤다. 차가 무거버요.
ribeye. 요고 외아 두소. 눈 모양의 무늬가 있는 고기 부위라고 ribeye steak라꼬 씌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꽃등심이라요.
뉴질랜드의 쇠고기가 풀만 묵고 자라서 인지 지방이 적고 맛은 좋은데 장보러 가마 쇠고기 종류가 너무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그때 ribeye steak 요고는 배신 안합니다.
혹은 porterhouse steak 요고도 맛 좋은 대형 steak임다. 값도 싸요~

그럼 오늘도 짜이찌엔을~
아니다. 꼭 해야되는 이야기가 빠졌다.
아래 사진은 오늘 아침 요숙과의 아침 밥상임다.
눈썰미 있는 열혈 독자라면 퍼떡 알아챘을 낀데요.

오케.
숟가락과 포크가 재등장 했지예. 어떤 사연이냐 하면. 전날 핸머스프링스에서 그레이마우스로 오는 도중에 Reefton이란 마을에서 한 30분 미송이 오수를 즐겼는데
그때까지 나이프로 밥 무면서 의기소침해 있던 요숙이 소리없이 동네를 둘러보고 왔다.
자고 일어나니, 그렇게 밝은 얼굴로
....보소 내 잘 했제?
두 손에 숟가락 한 다발을 내민다.
동네에 아마 주민들끼리 서로 물건을 내놓고 파는 앤틱숍이 있었는 모양이다. (...얼마주고 샀는지는 몰라도 인자 제대로 밥은 묵겠다)
내가 가마이 보이 식기가 품위가 있고 아무래도 은식기 같아요.
...그런데 숟가락 그기 머라꼬 요숙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어제 밤에 키친에서 남들이 이자뿌고 간 숟가락을 또 챙기왔다. 못 살아~ )
< 요숙의 원고 감수결과. 이래 나가마 안된다꼬 강력한 수정 요구가 있은 바..... 숟가락을 더 가져온 것은 요숙의 욕심이 아이고 캠퍼밴 회사에의 원래 갯수 반납을 위해서라꼬 함. >

하여간 이 일로 요숙은 의기양양해졌고 다행히 다시 신나게 수다떠는 여행이 되었다.
내일은 더 남쪽으로 내려가 JOSEP 또는 FOX 빙하를 헬기 투어를 할 예정이다.
(아이구 내 도..ㄴ)
수신권유: 일가친척 3족까지 무료.
ps: 요숙과 미송의 진도


첫댓글 필드도 멋지고 폼도 멋지고 여행후기도 멋집니다~♡
정말정말 꿈에 그리는 삶이예요 아름답습니다^^真棒언제나 하는얘기지만 선생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듯....ㅠㅠ 아름다운추억 많이 갖고 오세요^^♡
호주 뉴질랜드가 골광들에겐 천국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살던 90년대 중반에는 아름다운 18홀 Green Fee가 4불에서 8불 수준이었어요. 지금은 좀 올랐네요.
젓가락은 어쩌지요?
ross 일몰을 보면서 노을을 유독 좋아하는 달오가 생각났다.....캠퍼밴 모델은 벤츠sprinter 인데 뒤에 모델넘버는 차에 없네?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 그대들 또한 아름다운 사람들!
한번만 읽기엔 아까운 사진과 글들입니다. 물리적으로 같이는 못해도 1/10정도는 같이 하는 듯 합니다. 매일 올려주는 수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