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가장 조용한 입성이다
이동아
잠은
죽음의 그림자가 아니라
주님의 품으로
스며드는
가장 순한 입성이다
지난 주일
나누었던 악수의 온기
아직 손바닥에
얇게 남아 있는데
권사님은
그 온기 등불 삼아
조용히
문 나서셨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그 약속은
성전 앞뜰이 아니라
다른 회중석으로
자리 옮겼다
병마와 다투느라
마지막 힘 소모하지도 않고
자식들 가슴에
깊은 상처 하나
남기지 않은 채
그 밤
베개 위에
생의 무게를
가만히 내려놓으셨다
오래 품어온 기도는
멀리 돌아오던 숨 하나를
마침내
집으로 데려왔다
낮게 흐르던 찬송 한 구절
굳은 발바닥 위 지나
조용히
풀리고
그분이 앉으시던 자리는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기다리는
넉넉한 자리로
남는다
마침표 찍지 않고
문장 속으로
스며든 사람
그가 잠든 사이
아직
우리의 슬픔이 채 식기도 전에
저편에서는
이미
하루가 시작된다
압축시
우리는
잠들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그는
먼저
들어간 것이다
긴 공감
우리는 죽음을
끝이라고 배운다.
그래서 남겨진 자들은
슬픔 속에서
멈춰 서게 된다.
하지만 이 시는
그 인식을 조용히 바꾼다.
죽음은
사라짐이 아니라
이동이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보이는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로.
그래서 떠난 사람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빈자리를
결핍으로 느끼지만
사실 그 자리는
누군가를 더 품기 위해
비워진 자리일지도 모른다.
신앙은
이별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 방향을 바꾼다.
끝이 아니라
이어짐으로.
조찬(朝餐) 기도에 초대받다
이동아
잠은
죽음의 그림자가 아니라
주님의 품으로 파고드는
가장 순한 입성이다
지난 주일
나누었던 악수의 온기가
아직 손바닥에 실금처럼 남아 있는데
권사님은 그 온기 등불 삼아
홀연히 문 나서셨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하던
지상에서의 약속은
성전 앞뜰 대신
천상의 회중석으로 훌쩍 적 옮겼다
병마와 다투느라
마지막 기운 탕진하지도 않고
자식들 가슴에 피멍 자욱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여느 날처럼 베개 위에 생의 짐
가만히 내려놓으신 밤
오래 품어온 4대째의 묵직한 기도는
멀리서 돌아온 아들의 숨소리로
비로소 동그란 열매 맺는다
“오 놀라운 구세주”
낮게 읊조리던 찬송의 후렴구는
메마른 땅 건너온 당신
발바닥의 고단한 굳은살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권사님이 앉으셨던 빈자리는
이제 허전함이 아니라
누군가로 다시 채워질
소망의 넉넉한 여백이 된다
마침표 하나 찍지 않고
문장 속으로 고요히 스며든 분
그가
잠든 사이
지상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천국은 벌써
권사님 모시고
조찬 기도 시작했다
순한 입성
손바닥에 실금처럼 남은 지난 주일 악수 온기
병마와 다투지 않고 베개 위에 짐 내려놓고
천상의 조찬 기도에 첫 손님으로 불려갔다
가장 깊은 잠이 가장 눈부신 아침으로
이동아
지난 주일 나누었던
악수의 온기가
아직 손바닥에
실금처럼 남아 있는데
권사님 그 온기 등불 삼아
홀연히 문 나서셨다
예배의 끝자락에서
맞잡은 손은
이승의 마지막 인사였을까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하던
약속은 지상의 성전 대신
천상의 회중석으로 적 옮겼다
병마와 다투느라
기운 빼지도 않고
자식들 가슴에 멍 자욱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여느 날처럼
베개 위에 생의 짐
가만히 내려놓으신 밤
잠은
죽음의 그림자가 아니라
주님의 품으로 파고드는
가장 순한 입성(入城)이었다
오래 품어온
4대째의 기도는
미국서 돌아온
아들의 숨소리로 열매 맺고
"오 놀라운 구세주"
찬송의 후렴구는
메마른 땅 건너온
발바닥의 굳은살 어루만진다
이제
권사님이 앉으셨던 빈 자리는
허전함이 아니라
채워질 소망의 여백이다
마침표 하나 찍지 않고
문장 속으로 스며든 분
그가 잠든 사이,
천국은
벌써
조찬 기도 시작했다
성도의 안식
지난 주일 맞잡은 손 온기가 생생한데
베개 위 짐 내려놓고 단잠 속에 떠나시니
예배가 안식의 표 되어 여백 속에 스민다
카페 게시글
축시,조시모음
조찬(朝餐) 기도에 초대받다
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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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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