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
사랑하는 아들에게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군생활 하길 바라마
(일등병)
휴가 나와서 네가 쓴 용돈 때문에 한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 된다
그래도 네가 잘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번 휴가 나올 땐 미리 알려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놔야 하거든...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해라
(아빠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그만하기 바란다
군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병장)
니 보직이 P.X병이란 진실을 이제 알아냈다.
땡크 고친다고 가져간 돈 좋은 말 할 때 반납해라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말뚝이나 박아서 생활해 주면 좋겠다
니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옷장으로 쓰고 있다.
벌써 26개월이 다 지나간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