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강·바위가 빚은 仙境 여름의 쉼표찍는다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충남·북을 거쳐 전북 군산만으로 흘러든다.
장장 394.79㎞를 내달리는 동안 곳곳에 만들어놓은 비경이 적지 않다.
무주의 무주구천동, 영동의 양산팔경, 부여의 낙화암이 주인공들.
그 물줄기가 옥천땅에 와서 만들어놓은 비경이 바로 ‘부소담악(赴召潭岳)’이다.
조선시대 문신 우암 송시열은 이를 두고 ‘소금강’이라 예찬할 만큼 모양새가 아름답다.
안개라도 내려앉으면 선경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가히 ‘추소팔경’ 중 으뜸으로 꼽힐 만하다.
부소담악 풍경
충북 옥천은 정지용의 시 '향수'처럼 자연과 문화가 한몸처럼 어우러진 곳이다.
금강 줄기가 산자수려한 자연풍광을 만들고, 유구한 문화전통을 간직해 유서 깊은 청정고을로 손꼽힌다.
2009년 국토해양부와 한국하천협회가 뽑은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가장 아름다운 6대 하천으로 뽑힌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병풍바위(일명 부소무니) 주변 부소담악(芙沼潭岳).
한국하천 협회는 부소담악을 비롯해 화룡포(경북 예천), 섬진강 하류(경남 하동),
백마강(충남 부여), 조양강(강원 정선), 태화강(울산)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6대 하천으로 뽑았다.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의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유래된 소금강은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는 의미. 흔히 한 지역의 천하절경을 일컬을 때 쓰인다.
전국적으로 '소금강'이라 불리는 명승지가 적지 않은데, 옥천의 소금강은 군북면 추소리에 있다.
추소리는 추동과 부소무니, 절골 등 3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호반마을이다.
이중 부소무니는 환산 밑에 '연화부소'형 명당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또 부소담악은 '부소무니 앞 물 위에 떠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추소팔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선경(仙境)이다. 눈앞에 펼쳐진 산줄기는 속세에 무덤덤하게 그저 고고히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부소담악은 대청호반 위 700여m에 펼쳐져 있는 암봉(일명 병풍바위)들로
'물 위에 떠있는 산'이라는 의미이며 주변 물길이 넓고 깊어 '옥천 8경'에 꼽힌다.
부소담악은 생긴 모양새로 보면 산이라기보다 산맥에 가깝다.
40~90m 높이의 절벽이 강줄기를 따라 병풍처럼 이어졌기 때문이다.
소나무를 머리에 얹은 절벽은 그 길이가 700m에 이른다. 예부터 '숨은 병풍'이라 불릴 만하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에 고리산(579.3m)이 있다. 환산(環山)이라고도 한다.
산명(山名)에 대해 분분한 설들 가운데 "산이 배처럼 생겨 물에 떠내려갈 수 있으니
밧줄로 묶어둘 고리를 만들었다"하여 고리산이라 했다는 풍수설도 있다.
1980년 대청댐이 생기고 산 아래가 다 잠기는 너른 대청호가 만들어졌다.
풍수설 신봉자가 늘어났고 고리산 아랫마을은 천하 명당으로 변신했다.
뒤에는 고리산 앞에는 대청호. 생기(生氣)를 불어넣는 산과 흩어지는 생기를 멈추는 물 덕택에
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지지(背山臨水之地)가 됐다. 풍경(風景) 또한 천하 절경으로 변했다.
고리산 아래 추수리 마을에는 고리산을 묶어놓은 밧줄쯤 되는 산줄기 하나가 호수를 향해 나와 있다.
마을 사람들은 '병풍바위'라 부르기도 하는 '부소담악'이다,. 너비는 20m 안팎에 길이는 700m,
높이는 대략 40~90m 정도 되는 가늘고 긴 절벽이 호수 한가운데를 향해 뻗어 있다.
절벽 위에는 소나무들이 연병장에 줄 선 병사들처럼 나란하게 자라고 있다.
물이 채워지기 전에는 그저 높다란 능선쯤 됐을 산줄기가,
바람 불면 쓰러질 듯한 병풍처럼 수면 위로 솟게 됐으니 인공호수 덕에 얻게 된 부수입이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딱 한 군데 호수와 그 산줄기가 보이는 포인트가 있다"고 했다.
고리산 황룡사 옆 봉우리로 오르다가 등산로를 살짝 벗어나면 나온다. 찾기는 쉽지 않다.
장맛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땅은 발이 푹푹 빠져 개펄 같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이 땅의 주인은
야생화와 야생동물들이다. 이곳에 강태공들이 찾아와 낚싯대를 던지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다.
댐 건설로 인해 절골에 있던 안양사는 터만 남아 더 이상 저녁 종소리(제5경 안양한종)를 울리지 않고,
초동들이 문필봉에 올라 한가롭게 불어대던 피리소리(제6경 문필야적)도 간 데 없다.
이렇듯 유구한 세월 속에 추소팔경은 빛바랜 지 오래지만 부소담악은 대청호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그 자태가 더욱 도드라져 예전의 선경을 유감없이 내보인다.
부소담악 건너편은 '육지 속의 섬'이다.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다. 다소 허름해 보이는 선착장도 '명물'.
충북 청원군 청남대에서 과거 대통령이 사용하던 것을 이장이 배를 끌고 가 가져온 것.
둔주봉
옥천의 또 다른 명소는 '둔주봉'과 '청풍정'. 안남면 연주리에 자리한 둔주봉(해발 384m)은
정상 못 미쳐 만들어 놓은 정자에 오르면 한반도 지형을 빼닮은 풍광이 발아래 펼쳐진다.
정확히 말하면 한반도 지도를 180도 뒤집어놓은 모양새다.
하지만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에 비해 유명세를 타지 않은 까닭에 이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둔주봉은 산세가 완만해 산책하듯 가볍게 오를 수 있다. 대나무처럼 곧게 자란 소나무숲길도 운치 있고,
한반도 지형을 휘감아 도는 금강줄기도 멋스럽다. 정자에서 300m쯤 더 오르면 둔주봉 정상이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의 사랑 이야기를 품고 있는 ‘청풍정’
군북면 석호리에 고즈넉이 자리한 청풍정은 '사랑이야기'를 품고 있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이 주인공이다. 갑신정변(1884년)으로 쫓기는 몸이 된 김옥균은
명월과 함께 이곳으로 숨어든다. 이후 김옥균이 대의를 접고 무기력하게 세월을 보내자
명월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에 큰 뜻을 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명월은 고심 끝에 한 장의 글을 남긴 채 금강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정자는 금강이 휘감아 도는 야트막한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 세워졌다.
3칸짜리 정자 바로 옆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명월암'이란 글자가 지금껏 선명하다.
명월암
△찾아가는 길:옥천읍에서 4번국도 대전 방향으로 가다 환경사업소에서 우회전, 이지당을 지나 15번 군도를 따라가면 된다.
△주변 볼거리: 정지용생가&문학관, 둔주봉, 환산, 장계관광지, 육영수 여사 생가, 금강유원지, 이지당 등
△맛집: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도리뱅뱅이는 부산식당(043-732-3478)과 삼일식당(043-732-3467)이 맛있고,
모래무지 요리인 마주조림은 금강나루터식당(043-732-3642)이 원조다.
또 생선국수는 금강집(043-732-8083)이 유명하다.
△숙박: 옥천관광호텔(043-731-2435) 춘추민속관(043-733-4007) 장령산자연휴양림(043-733-9615)
대나무민박(043-732-5988) 엘도라도민박(043-731-6166) 소나무민박(043-733-7496) 등
정지용 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