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땅, 세계의 지붕 서티벳을 가다(15)
카일라스산 입구에 있는 광장. 커다란 깃대에 내걸린 수많은 타루쵸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계절별로 축제가 벌어진다고 한다.
■ 카일라스 정상을 날아다니다.
어느 해인가 백두산을 오르기 위해 중국 연변 이도하에 있는 조선족 마을에서 하룻밤을 잔 적이 있다.
백두산 아래 첫 동내라 가슴이 설렜다.
그날 밤 꿈을 꿨는데 백두산 천지 위를 막 날아다니는 것이다.
얼마나 신이 나게 날아다녔는지 물 위를 스치기도 하고 하늘 높이 날아 오르기도 하다
그만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얼마나 아쉬었는지 모른다.
카일라스를 눈앞에 두고 잠을 잔 어제도 순 쌓인 카일라스 정상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꿈에서 본 카일라스는 얼마나 신비롭던지...
산 정상 위로 두 팔을 힘껏 저으며 올랐다가 아래로 곤두박질하는 것 처럼 자유롭게 날았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제발 꿈이면 깨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다 보니 깨고 말았다.
참 희한한 꿈이었다.
아마도 큰 기대를 하고 있어 꿈가지 꾸는 모양이다.
새벽에 밖에 나가 보니 멀리 산에 여명이 붉게 물든것 같아 카메라를 준비하고 허겁지겁 눈을 비비며 나갔으나
시간이 흐르자 한 무더기 구름이 밀려와 산 정상을 덮어 버렸다.
다행이 카일라스쪽은 파란 하늘이라 안심했지만 산 날씨는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몰라
떠나는 순간까지 걱정하는 저를 본 가이드는 걱정 안해도 된다며 오늘 내일 날시 좋다고 하니 어저 준비나 하란다.
'트레킹 할때는 꼭 필요한 짐만 지고 가야한다'고 말하는데
카메라만 해도 묵직해서 가이드는 '나이도 있으신데 이 짐을 지고 갈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뺄 수는 없고 사진 찍는 사람이 말을 타고 갈 수도 없어
'천천이 걸어가면 된다'고 대꾸하며 차에 짐을 싣고 출발했다.
'드이더 출발하는구나'하고 기뻐하는 순간 차가 멈춰 섭니다.
검문 때문이랍니다.
라싸에서 카일라스 베이스캠프까지 오는 동안 족히 20여 차례 검문을 받았을 거다.
입장권 사기에도 얼마나 까다오룬지 여권번호와 가족사항 연락처 보증인 등 별별 서류를 쓰는 데만 30분이상 소요.
짜증이 나지만 이나 법이라 뭐라 말할 수도 없다.
새벽부터 나왔지만 오전 10시가 지나서야 길을 나설수 있었다.
그런데 검문에 이어 공사 차량이 길 한가운데 흙을 쏟아내 포크레인이 와서 흙을 다 치울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환장할 노릇이다.
티벳으 영혼 카일라스를 찾아 수많은 순례객이 길고 험한 길을 나서고 있다.
■ 우주인이 머물렀던 산?
어렵사리 출발한 차가 10여분을 달렸을까?
'여기가 카일라스 입구'라며 내리랍니다.
고작 10분을 타려고 차를 빌리고 또 그토록 오래 기다렸나 하고 생각하니 기가 찼다.
포크레인이 길 위에 쏟아진 흙을 치울때 인도에서 온 순례자들이 동산을 오르는 모습을 봤는데
이곳까지 걸어 왔는지 앞서 가고 있다.
거대한 협곡 가운데로 길이 나 있는데 카일라스 입구로 향하는 길인듯
먼저 온 순례자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오르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바위산 사이로 넓게 펼쳐진 협곡 한쪽으로는 강이 흐르고
다른쪽으로는 차량이 다니는 넓은 길이 있어 어떤이는 걸어서,
도 몸이 불편한 이는 말을 타고 가기도 한다.
'천천히 걸어야 한다'는 주의를 듣고 출발
얼마 못가 광장 같은 곳에 도착하자 커다란 타루쵸 깃대가 세워져 있고
순례자들이 신에게 바쳤다는 종이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1년에 계절별로 축제가 벌어져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순례자 대부분은 승려와 불교신자, 인도에서 온 힌두교 신자와 자이나교 신자이고
이들 사이에 트레킹을 온 사람들이 섞여 있다.
양쪽 절벽이 얼마나 높은지 오전인데도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추워를 느낄 정도다.
불교와 힌두교의 신자들이 카일라스산을 우주의 중심으로 생각해'수메르(SUMERU)'
즉 '수미산'이라고 불렀고 특히 불교도들에게 카일라스 정상에는 인간 의식을 초월한
보이지 않은 사원이 있고 그곳에 선성불(宣聖佛, Dhyani Budha)의 성소라고 알려졌다.
언젠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이 산을 다룬 특집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이산에 우주인이 찾아와 머물렀던 기지와 같은 기운이 감돈다며
각족 과학기구를 이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소설가 박범신 작가도 카일라스를 다녀와 '카일라스 가는 길'이란 기행집을 펴내기도 했고
외국 서적으로는'티베트 영혼 카일라스'라는 성산 순례의 아름다움을 기록한 책도 있다.
순례에 나선 승려들을 따라 걷는데 올라갈수록 뭔가 느낌이 다른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순례길의 한 신령스러운 장소에 경전이 새겨진 마니석이 잔뜩 쌓여 있다.
첫댓글 어여 독립이되어야 할낀데....좋은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려봅니다.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