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S 진로자치기구의 윤나연 청소년이 다가와 이제 곧 달그락 청소년자치기구로 활동한지 1년이 되어간다고 나에게 말했다. 나연이의 달그락 활동 1주년이 되기 한 달 전부터 자신의 1주년 때 무엇을 하면 좋을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KYS 전체회의 날, 모두 모여 3월 계획을 세우던 중 3월 방송 컨텐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신학기 맞이 기념으로 ‘교실에서 인싸 되는 방법’을 방송해보자는 의견, 새학기 적응하는 방법 등의 의견이 나오다가 지난 1월에 진행했던 달톡콘서트 리뷰방송을 하자는 의견에 다들 동의했다.
그러면서 방송 날짜를 나연이가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1주년이 되는 날에 맞춰보자는 의견에 나연이도 화색이었다. 방송 날이 정해지고 나연이와 방송 준비 같이 해볼 청소년을 지원 받았다. 이번 신입회원으로 들어온 현학이가 살금살금 손을 들었다. 처음이라 잘 도울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해보고 싶다며 용기 내었다. 영상 편집과 자막 작업은 할 수 있다하여 이번 방송에서 쓰일 영상 작업을 도맡았다.
방송을 통해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 또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청소년의 관점으로 지역사회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이유는 청소년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목소리 내어 사회에 참여하고 시민으로서 존중 받기 위해서이다. KYS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기획‧운영한 진로토크콘서트에서의 인생의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두는 진로의 의미를 널리 알리는 방송을 준비하는 것이다.
며칠 후 방송 준비를 위해 현학이와 나연이가 달그락에 왔다. 이 둘 처음 정하기로 한 건 바로 방송 제목이었다.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 수 있는 제목을 찾기 위해 유투브를 샅샅히 찾았다. ‘MIT 수학천재가 카지노에 간다면?’ ‘초딩이 갑자기 30살이 되면 생기는 일’ ‘하루에 한번 씩 죽는 남자’ 등 궁금하게 만드는 질문들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방송 제목은 ‘엄마 몰래 빵집 차린 두 남자, 그들의 결말은?!’이었다. 달톡콘서트 영상을 빠짐없이 본 현학이와 나연이는 방송 제목이 만들어지자마자 방송 썸네일과 멘트 작업, 영상 편집과 자막 작업에 착수하였다.
이들의 방송 준비는 장소를 불문하고 계속되었다. 학원 일정까지도 조정하며 만나기 만나기 수월한 근처 햄버거가게에서도 만나기로 했다. “나연아 나도 거기 가도 돼?” 영상편집을 다 마친 현학이였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함께 하였다. 그렇게 방송 준비하는 청소년들은 웃다가 집중하다가를 반복하였다.
달그락과 함께 한 1년이 어땠는지 넌지시 질문을 건넸고 나연이는 잠시 고민을 하였다. ‘청소년희망이야기’에 우연히 참석했던 나연이는 달그락청소년들의 토크콘서트를 보며 마음 속 달그락활동에 대한 조그만 꿈이 생겼다 했다. “저한테 달그락은 선물 같아요.” 나연이는 2018년 3월에 아카데미를 통해 KYS 진로 자치기구에 활동하게 되었고 이어 대표가 되었다. 달그락에 오는 날이 행복하다며 꼬박꼬박 달그락을 왔었고 활동하며 예기치 못한 일들로 대표의 자리가 무겁게 느꼈다고 했다. 그만두는 자치기구 청소년들이 하나 둘 생기고, 참여도가 많지 않았던 KYS 청소년들로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야 할까 막막한 날들이 많았다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달그락에 찰싹 붙어 있는 이유가 있어요.” 실수하고 힘든 만큼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니 어느 순간 성장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했다. 그리고 달그락 덕분에 함께 하는 법을 배웠다는 나연이. 인터뷰와 달톡콘서트를 하면서 지역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 나누며 자신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했다. “작년엔 많으면 5명이 왔는데 지금은 제 친구들도 달그락을 좋아하고 다른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는 청소년들이 와서 좋아요.” 묵묵히 2018년을 보내고 더욱 확장된 KYS의 모습이 신기한 나연. “나도 더 잘해야겠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현학이가 말했다.
“애들아 오늘 저녁 7시 꼭 방송 꼭 공유하자.” 이른 아침 KYS 단체채팅방에 나연이의 톡으로 스마트폰이 울렸다. 방과후 달그락으로 한 걸음에 달려와 방송 세팅과 리허설까지 마치고 방송 시작 큐사인을 기다렸다.
방송 시작 사인이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KYS방송에 윤나연입니다.” 인사에 이어 방송을 설명한 뒤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늘 방송 제목이 엄마 몰래 빵집 차린 두 남자의 이야기잖아요. 시청자 분들은 부모님 몰래 해본 게 무엇이 있으세요?” 채팅장엔 엄마 몰래 혼자 야식 먹은 이야기, 몰래 직장 그만 둔 이야기가 올라왔다. 이런 댓글을 소개하니 시청자들도 재밌고 멋지다는 반응으로 모두들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본격적인 주제로 넘어가서 지난 달톡콘서트 게스트에 대한 소개를 했다. 게스트는 군산에서 동네빵집을 운영하고 있고 대학시절 부모님 몰래 상경하여 제빵을 배웠던 청년이다. 생각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부모님과 자신이 생각하는 진로가 달라 갈등을 겪는다. 빵집 대표님도 같은 상황이었지만 끝내 자신이 원하는 학과와 빵집을 운영했다. 그렇게 자신이 선택한 삶에 만족하는 모습을 부모님도 결국 동의하고 지금은 응원하고 있다 했다.
진로에 대한 생각이 부모님과 다른지에 대한 질문에 나연 청소년이 답했다. 나연이는 청소년활동가를 꿈꾸고 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있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달그락 활동에 집중하면서 또 공부에도 열중하며 부모님을 조금씩 설득 중이라 했다.
‘갈등이 있다는 건 부모님께서 관심이 많이 있다는 거니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되요.’ ‘천천히 설득하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면 믿어주실 거예요.’ ‘꿈을 위해 열심히 하시는 모습 멋져요. 나연님.’ 시청자들의 댓글도 나연 청소년을 응원하고 또 자신도 부모님과 생각이 다른 것에 공감하고 있었다.
방송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다. “오늘 나연 청소년이 달그락 활동을 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라는 들었어요. 어떤 느낌인가요?” 미리 멘트를 준비했지만 나연이는 떨고 있었다. “1년 전 달그락을 선택한 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나연이의 대답과 함께 꽃다발을 증정하였다. 방송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청소년들의 환호와 함께 채팅방은 축하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나연님 1주년 축하해요.’ ‘울지마! 울지마!’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응원합니다.’
방송이 끝나고 친구들이 준비한 케이크를 다 같이 나눠먹었다. 1년 후 그렇게 다시 맞이한 3월, 이 청소년 곁에는 함께 하는 친구들과 지역 성인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