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흐뭇하고 흐뭇한 부다 성의 투어였다~!
건우의 안내를 받으면 올라갔던 부다 성을 가족의 손을 잡을 내려왔다.
부다페스트의 마지막 매력으로 세체니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온천욕을 자주 다니지 않지만.......그동안 쌓인 여행의 피로도 풀고, 동유럽 가족 여행 1라운드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온천욕을 하기 전에 배를 채우기로 했다. 가장 빨리 먹을 수 있는 것으로.....얼핏 보니 라멘집이 있다. 나는 싫다는 표정이 저절로 나온다.......가능하면 해외에 나와서 일본 식당을 가지 않는다..........반일주의자여서 안 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평가인 것인다.
일본이 역사의 반성을 하지 않기에 싫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애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일인들이 유럽인들에게 하는 사과의 절반이라도 하는 그 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평가를 포함한 행동을 하는 것 뿐이다.
(유럽 내에서 매년 전쟁 종식일 쯤 되면 독일 상품에 대한 판매액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그러다......전쟁 종식일 행사 중 하나로 행하는 독일 총독의 헌화식과 반성의 말을 들은 후에야 다시 독일 상품에 대한 판매액이 회복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최소한 그들은 그런 식이라도 역사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가능한 일본 식당에 가지 않고, 가능한 일본 물건을 사지 않으며.....가능한 일본 여행을 하지 않으려 한다.
나 혼자가 뭘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나 혼자라도 무엇인가.....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 하나 하자는 의미인 것이다.....나부터 시작된 작은 행동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에서.....
오스트리아 빈의 건축가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이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날씨가 많이 춥고......점심을 많이 싸왔기에......그래도 국물 있는 것을 먹자고 한다.
중국집을 찾아보지만 없다........아빠~! 따뜻한 국물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 그냥 배를 채우러가자. 이번 한번만이다~!
와이프랑 점심을 먹으며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번 유럽 가족 여행을 하면서 떠오른 좋은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대략적인 프리핑(?)을 했다. 와이프는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 같다고 한다........둘 다 공무원이니 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조금더 생각해보고.......찾아보고........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면 지인에게 아이디어를 줘야겠다.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여행을 하면서 변화된 생각들을 서로 공유하였다. 아이들 교육은 아빠가.......엄마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 엄마가 함께 해야만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가끔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을 하기도 하지만........그래도 그 방향은 함께 공유하며 해 나가려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있으니........
여행을 통해 어떻게 아이들이 성장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옛 유럽 귀족들이 어떻게 여행을 통해 자신의 자식을 성장시키고 교육시켰는지........도나우 강을 따라 여행하면서 만났던 가문, 국가와 민족들의 역사를 통해 생각했던 것들을 와이프랑 함께 이야기하며 되돌아 보았다.
나는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루 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노고가 있지만.......그래도 가끔은 차 한잔하면서 이런 시간을 많이 갖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40대 중반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이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로마제국에서 형성된 대중 목욕의 문화.........그 대중 목욕의 문화가 물의 도시 부다페스트에 남아 있다. 헝가리에 전국적으로 450여 곳에 온천이 있는데 그 가운데 100여 군데가 부다페스트에 있다고 한다. 지금은 헝가리인들에게는 치료의 목적으로 시작된 온천욕이 레저의 형태로 자리 잡아 온 가족이, 연인이, 친구들이 즐기는 여가활동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우리 가족도 로마제국의 문화로 시작된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건 100년이 되었고, 지하 1,000m에서 뿜어 나오는 온천수에 네오바로크 양식의 궁전처럼 생긴 유럽 최대의 온천인 세체니 온천으로 갔다.
겉에서 보면 이 건물이 대중 온천탕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아니 대중 온천탕으로 운영되기에 너무 아까운 건물처럼 보인다. 세체니 온천은 산책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영복을 입고 온천욕에 들어가 즐기는 것인데....... 처음에는 온천수인데......왜 이리 차갑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정말 다양한 온도와 다양한 구조의 온천탕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온도의 습식 또는 건식 사우나가 함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넓디 넓은 야외 온천탕이 있다는 것이다.
덕유산 리조트에서 한겨울에 스키를 타고 즐겼던 노천 온천탕이 피로를 풀기에 좋다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었는데.........훨씬 넓고 깊은 야외 온천탕이 있어 너무나 좋았다.
아이들도 정신이 없다........따뜻한 온천물이 좋은가보다.....
이 탕으로 갔다 저 탕으로 갔다......재미있다고 한다.
아빠~! 밖으로도 나가보고 싶어요.
아이고.......밖으로 나가기가 너무나 추운데........그래 나가보자.....
탕으로 갈 때까지는 발이 얼 것 같고, 공기가 차가워 오돌 오돌 떨렸지만.....막상 야외 온천탕으로 들어가니........우호~! 이런 맛이구나......하하하~!
너무 좋다~! 수증기가 바람에 이리 저리 날리는 모습도 너무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인다.
어떤 사람은 맥주 한잔의 즐거움을 더불어서..........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연인을 봐라보기에 빠쁘고.........어떤 사람은 친구들과 즐거운 장난을 치기에 빠쁘다.....
우리 아이들은 아빠, 엄마의 목에 혹은 팔에 매달려 물장구 치기 바쁘다.
아빠~! 이쪽으로 전진~ 9시 방향으로 좌회전~ 3시 방향으로 우회전~
아이고~ 정신이 없다.
안경에 생기는 성애로 인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데........아이들의 즐거움을 중단할 수 없다.....심봉사처럼 손을 휘휘 저으며 다른 사람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뱃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았다.
건우~민서~! 재미있게 놀았지? 이제 가자~
더 놀다 가~ 이대로는 절대 못가~ 더 놀고 싶어~~
이렇게 재미있나.......그져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는 것인데....
그러고 생각하니.......이번 여행은 아이들에게 좀 힘든 것 같다.
미국과 호주의 가족여행에서는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중간 중간 있었고....
아이들이 흥미를 갖기에 좋은 것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번 유럽 여행에서는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성당이니..........건축물을 많이 보고 다니다보니........아이들 체험이 중심이 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이 간단한 물놀이가 이 녀석들에게는 더도 없는 즐거움인가 보다.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어린 건우도 민서도.......아~~ 좋~다를 연발하며 아재놀이를 한다.
아빠, 엄마도 좋다~!
그런데 중간에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쉽다.
아이들이 지쳐버리면 힘든데......
그래도 거의 4시간이나 즐거운 온천욕을 즐겼다. 4시간의 온천욕으로 그동안 쌓인 여행 피로는 말끔히 사라진 것 같다. 피부도 매끈 매끈해진 것 같아 좋다 하하~!
어쩜 뜨거운 대중탕의 문화에 익숙해있는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비싼 목욕정도로 느껴질 수 있다......4인가족이 즐기려면 거의 10만원정도 필요하니......
그런데 우리 가족은 만족도가 높았다. 추운 날씨 덕분에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특히 화학약품 냄새가 나지 않으니 정말 좋았다.
캠핑장에 돌아왔는데.......날씨가 참으로 춥다~!
이제 부다페스트를 떠날 시간이 되었는지........생활하수가 100% 차고, 물 탱크도 거의 바닥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가스를 충전한지 얼마나 되었더라......프라하를 떠나며 충전했는데.........내일은 크로아티아 가면서 꼭 가스를 충전해야겠다고 이야기하는데.......갑자기 히터가 꺼져버린다. 가스가 완전히 떨어져 버린 것이다.
직원에게 문의했는데......주변에는 가스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없다고 한다.
이런 난감하네~ 난감해~!
오늘은 유독 추운데......나야 괜찮지만.......아이들이 문제다......전기요가 있기는 하지만.......그것으로만은 안되는데.....
그런데 직원이......가족이 4명이니........더불베드 방 2개를 줄테니 방에 올라가 자라는 것이다. 추운 날씨에 그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아이고........캠핑장 사용료에 방2개 대여료까지.........비용이........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는가.........얼마인지 알고나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비용을 물어봤다.
그런데.....추가 비용없이 그냥 사용하라고 한다. 와우~! 이런 친절이.....
그러면서 방까지 안내해준다. 덕분에 추운 캠핑카에서 하룻밤을 어떻게 지낼까하는 걱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와이프랑 아이들도 좋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춥지 않고 따뜻하게 잘 수 있으니 말이다~!
친절한 직원의 도움으로 푹 잘 잤다~!
우리 가족은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이 아름다운 크로아티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