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암병원의사가 이야기하는!
어르신들 입원하면 안되는 이유?-시니어일상톡톡
2024년 세모는
내몸 돌보는 시간
입니다♧
https://youtu.be/AwwiC7P1s28?si=3xpo6ryocUimC5dU
2024년 12월 연말을 맞으면서, 먼저 시니어 어르신분들 건강과 평화를 빕니다.
다음은 21년째 암 환자들을 치료해 온 서울대 암병원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저는 의사이지만 병원에 입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안 아프고 입원할 일 없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암환자가 되면 좀 달라집니다.
암 치료받다가 좋아져서 퇴원하라고 해도 퇴원하지 않으려는 환자가 있습니다. 퇴원 후 집으로 가는 대신 요양병원으로 가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고령의 암 환자들 가운데 그런데요, 이들의 사연은 다양합니다, 자식들이 맞벌이라서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르신들 특히 팔십 중반의 어르신들이 요양차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입원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빠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병원에 입원함으로써 명을 재촉해서 돌아가시는 일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이유는 이러합니다, 병원에 입원하면 우선 공간이 제한됩니다.
집에 계시면 그래도 여기저기 집 밖에도 나가보고, 거실도 왔다 갔다하고 소파에도 앉아 계시고, 화장실도 다니고 식사하러 부엌까지 오는 등 소소한 활동은 하거든요.
하지만 병원에 입원하면 아무리 1인실이라고 하더라도 공간 여유가 없습니다. 특히 다인실이면 공간이 침대로 국한되니, 침대에 누워 있는 일밖에 딱히 할 일이 없게 됩니다.
노인분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게 되다 보니, 병원 내에서 복도를 걸으며 산책하는 일도 안 하려 합니다.
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할 일도 없고 심심하지요, 가족이나 친구들도 만나지도 못하니 우울하게 될 수밖에요.
누워만 있으니 소화도 안 되고 입맛도 떨어지고, 식사량도 자연스레 줄어듭니다. 그렇게 딱히 할 일이 없이 그냥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다리에 근육이 빠지고 맙니다.
원래 보통의 젊은 사람들도 침대에 2주만 누워 있으면, 다리의 근육이 다 빠져서 못 일어나게 되거든요. 노인들은 근육 빠지는 속도가 빠르고, 한번 빠진 근육을 다시 만들기가 무척 힘듭니다.
병원에 입원한 노인분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대부분 종아리가 팔처럼 가늘고 흐느적거립니다. 근육이 빠지면 모든 측면에서 다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균형 잡는 능력도 떨어지고 우리 몸의 신진대사 능력도 다 떨어지고 맙니다.
일어나는 것도 천천히 일어나게 되고 걸을 때 휘청거립니다. 그러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면서 침대에서 넘어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병원에서 낙상하면 환자 안전 문제 때문에 병원이 곤란해집니다. 그러면 병원에서는 낙상 위험이 높으니 침대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합니다.
침대에 누워서만 지내면 낙상은 안 하겠지만, 대소변을 침대에서 볼 수밖에 없거든요.
졸지에 화장실도 못 가게 되고 사람들이 와서 소변줄을 꽂고 기저귀를 채워 놓고 가버립니다.
기저귀를 차고 침대에 누워서 대변을 보는 일은 참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누워서 대변 보려면 배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완전히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집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온몸의 근육이 다 빠져버리기에 꿀꺽 삼키는 근육도 기능이 떨어져 식사할 때 사레가 걸리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폐렴이 생기게 되고 앞으로는 입으로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며 콧줄을 꽂습니다.
병원에만 입원하지 않았어도 그럭저럭 지냈을 분들이 요양차 병원에 입원해서 누워 있음으로 인해 명을 재촉하고 맙니다.
결론은 병원이라고 마냥 좋은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결국은 최대한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적어도 먹고, 씻고, 용변 보는 일은 자신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소 유지를 해야 합니다.
정말 노쇠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생활이 어려워지는 순간이 오면 그때는 병원 입원도 고민해 봐야겠지만요.
팔순 중반의 어르신들은 최대한 병원에 입원하지 않으시도록 집에서 자꾸 부축해서 걷는 연습을 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서 식사를 드실 수 있도록 하고 대소변 잘 보시는지 체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서울대 병원 전문의를 잘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 몸을 잘 아는 게 큰 복입니다. 병원이 마냥 좋은 곳은 아닙니다. 남에게 내 아픈 몸을 맡기기 전에 스스로 나를 돌봐가며 살아야 합니다.
이제 2024년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부디 팔다리 성할 때 눕거나 앉아있지 말고 많이 움직이시면 좋겠습니다. 영상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서울대 병원 전문의를 잘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 몸을 잘 아는 게 큰 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