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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신 잇토오류(北辰一刀流)
호쿠신 잇토오류(北辰一刀流)는 앞의 역사 편에서도 수없이 언급한 검술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유파이다. 나카니시하 잇토류와 함께 근대, 현대검도 형성의 중추가 되었고, 당시까지 여러 관습과 형식에 얽매여 있는 검술계를 대중에게 개방하고 쉽게 정립하여 보편화 시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신류(新流) 검술의 대표라 할 수 있다. 호쿠신 잇토오류의 류조는 치바 슈우사쿠 나리마사이다. 호쿠신 잇토오류는 시합을 위주로 하며 효과적인 기술을 중요시 하는 유파이다.
호쿠신 잇토오류의 기술체계는 이아이(居合), 호흡법, 구미다치(組太刀, 형), 우치코미(기본공격)연습, 죽도시합 기술로 나눌 수 있다. 죽도시합 기술은 다시 세이간(正眠) 자세 기리오토시 기술 스리아게 기술로 나눌 수 있고, 이 이외에도 상급자들을 위해 다수의 적을 상대로 한 시합, 눈을 가리고 하는 시합, 야간에 야외에서 행하는 시합, 도장 마루에 콩을 깔고 하는 시합 등이 있다.
수련자는 입문 후 이아이(居合)를 통해 몸의 자세와 품위, 그리고 검을 다루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보이지 않고 깊고 길게 호흡하는 법을 배운다. 이아이가 어느 정도 끝나면 호쿠신 잇토오류의 가타인 구미다치(組太刀)를 배우게 되는데 무려 113본이 있다고 한다. 치바 슈우사쿠가 제자들에게 전한 켄쥬쓰 우치코미 짓토쿠(타격연습의 열 가지 요령)라는 가르침과 겐쥬쓰 우치코미 핫토쿠라는 것이 전해 오고 있다. 짓토쿠는 우치코미를 할 때 치는 사람(공격자)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가르쳐 주고 핫토쿠는 공격을 받아주는 사람(수비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핫토쿠에는 ‘기술은 강렬하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할 것, 치면서 강해질 것, 호흡을 길게 할 것, 팔의 움직임에 자유로워 질것, 몸을 가볍고 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할 것, 긴 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할 것, 단전을 조이고 몸을 무너트리지 말 것, 눈을 밝게 할 것, 간격에 밝아질 것, 데노우치에 예리해질 것’의 열 가지 요점이 적혀있다. 받는 사람(수비자)을 위한 핫토쿠에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을 것, 눈을 밝게 할 것, 적의 검의 길을 파악할 것, 신체를 자유롭게 할 것, 몸을 강건히 할 것, 데노우치를 예리하게 할 것, 받는 방법을 확실하고 분명히 할 것, 팔을 강하게 유지할 것’ 이라는 슈우사쿠의 가르침이 적혀 있다.
우치코미가 끝나면 죽도를 든 시합을 배우게 된다. 시합은 점수를 따는 개념의 시합이 아니며 현대 검도와는 다르게 발을 걸거나 상대의 면을 손으로 벗기거나 집어던지는 등의 실전적 요소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는 위험한 수련법이었다. 시합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구미다치(組太刀)를 통해 몸에 익힌 유파 기술의 진수를 실전에서도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데에 있다. 따라서 작은 기술보다는 호쿠신 잇토오류의 중심 자세인 세이간 자세와 기리오토시, 스리아게 기술을 마스터 하는 것에 비중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시합중 상급자들은 자주 도장 마루에 콩을 깔았는데, 이는 호쿠신 잇토오류의 독특한 전통으로써 스리아시(끄는발, 미끄러지는 발)를 단련시키고 실전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발의 움직임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보행을 하는 것처럼 걸으면 콩을 밟아 발바닥에 통증이 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수련자들은 시합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의식적으로 발을 끌 수밖에 없었다.
산단쓰키란 상대가 팔을 올리는 찰나에 상대의 오른쪽으로부터 검을 옆으로 누인 채 온몸으로 찌르고 들어가는 기술이다. 상대의 심리와 검의 미묘한 움직임을 이용한 대표적인 호쿠신 잇토오류의 공격 기술이다. 세키레이노켄 이란 호쿠신 잇토오류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기술로서 다른 잇토오류와 호쿠신 잇토오류를 한눈에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한 동시에 호쿠신 잇토오류를 신전성과 효율성의 아버지로 부르게 되는데, 상징처럼 인용되는 기술이다. 세키레이란 할미새를 의미한다.
할미새는 언제나 꼬리를 상하로 부드럽게 흔드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세키레이노켄 이란 말 그대로 검의 끝 즉 검선을 할미새의 꼬리처럼 상하로 흔드는 것을 말한다. 삼살법이란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의 검을 죽이고, 기를 죽이고, 기술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 치바 슈우사쿠가 실전을 거듭하며 체계화한 이론인데 현대 검도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 이다. 상대에게 검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면 상대는 기술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상대의 공격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상대는 기술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검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견제해야 하며 상대 검이 이쪽을 바로 겨냥하지 못하도록 이쪽의 검으로 치고 누르고 후리며 중앙선에서 빗나가게 방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전을 실현하는 방법이 바로 세키레이노켄인 것이다. 호쿠신 잇토오류의 비전(秘傳) 기술 중에는 세키레이노켄에서 상대의 엄지손가락을 베는 기술이 있다. 실전에서 상대의 머리, 손목을 치는 것보다는 칼잡이를 쥔 엄지손가락을 베는 것이 세밀하면서도 더 효과적이다. 슈우사쿠는 이 기술을 젊은 기설 여러차례 실전에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 기술 또한 검을 상하로 움직이면서 상대의 검을 방해하며 생긴틈을 노려 들어가는 절묘한 기술이다. 시합 전 호구를 쓸 땐 상대보다 내가 빨리 쓰면 내가 상대를 기다리게 되는데, 기다림은 초조함을 부르게 된다. 따라서 상대가 나를 기다리도록 적당한 속도로 호구를 쓰는 것이 타류 시합에서는 올바른 방법이다. 슈우사쿠는 이러한 세밀한 부분까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수련자들에게 전수해 주었고, 이러한 자상한 교수법이 호쿠신 잇토오류를 신류검술의 대표로 만든 원동력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