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조약돌 소년 - KBS-TV 문학관 소나기(원작 황순원) 극본의 마지막 부분, 소년 편.
하얗게 쌓인 눈 위로 걸어오는 검정 고무신이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뽀드득― 뽀드득―
소년이 지날 때마다 돌다리엔 선명하게 발자국이 찍힌다.
징검다리 중간, 소녀가 앉았던 그 자리에 소년이 앉는다.
소년이 손모아장갑에서 손을 빼면 소녀의 얼굴같이 하얀, 소녀가 생전에 가지고 놀던 그 하얀 조약돌이 함께 나온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개울에 손을 담그고, 물을 가득 담아 올려 떨어뜨리며 소녀가 하던 그대로 따라 해 본다.
소년의 손에서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사르륵…… 사르륵……
징검다리에 쌓인 하얀 눈이 녹아내린다.
소년이 이제 그만 소녀를 내려놓듯이 그 자리에 조약돌을 가만히 내려놓으면
하얗게 눈꽃이 핀 나무 아래, 소녀와 소년이 함께 잔돌을 하나씩 모아서 쌓아놓고 마지막으로 소원을 빌었던 그 쌓인 돌탑 위에 하얀 두루미 한 마리가 마치 소녀의 영혼인 듯 살포시 날아든다.
그것을 본 소년이 놀라서 일어선다.
그 바람에, 조약돌이 발에 밀려 개울로 떨어진다.
소년이 이끌리듯 걸음을 옮기면 두루미 날아오른다.
그제야 소년은 언뜻, 날갯짓하는 소녀를 본 듯
갈밭을 지나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날갯짓하는 두루미를
바라보는 소년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유년의 조약돌 - KBS-TV 문학관 소나기(원작 황순원) 극본의 마지막 부분, 소년 편.
HD TV문학관 : 소나기
HD TV문학관 : 소나기
🎬 - 방송일: 2005년 5월 8일
소년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속에서 조약돌을 집어 "이 바보" 하며 소년에게 돌팔매질을 한 후 가을 햇빛 아래 갈밭속으로 사라진다. 다음날 개울가로 나와 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날부터 소년은 소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에 쌓인다.
어느 토요일, 소년과 소녀가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소녀가 비단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면서 말을 건넨다. 함께 놀러 갈 것을 제의한다
그들은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들판을 달려 산밑까지 간다. 가을꽃을 꺾으며 송아지를 타고 놀다가 소나기를 만난다.
수숫단속에 들어가 비를 피한다. 내려오는 길에 물이 불은 도랑을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넌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
앓고있던 소녀는 소년과 만나 이사 갈 것 같다는 말과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담아 놓는다. 그 후 소녀는 하늘나라로 가고만다.
소녀를 못잊어하는 소년은 애틋함이 묻어있는 개울돌다리에서 소녀가 던져 준 돌을 매만지면서 회상하는 가운데 드라마는 끝맺는다. (이상 사진 출처는 영상을 캡쳐한 것임)
출처: KBS TV 문학관 "소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