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냉면 vs. 비빔냉면, 그 세기의 라이벌전!

[죠셉킴]

고종황제가 즐겨 먹었던 냉면은 '물냉'일까요 '비냉'일까요?

물냉과 비냉의 히스토리를 포함한 냉면의 모든 것,

삼성서울병원 블로그(http://ohhappysmc.com/161614199)에서 알려드립니다~

Q. 평양, 함흥, 해주, 진주는 예로부터 냉면으로 유명한데 주로 어떤 때에 먹었을까요?

A1. 술 먹은 다음 날 해장할 때  OR  A2. 산후조리할 때

얼마 전 공중파에서 방송되는 한 퀴즈쇼에서 나왔던 흥미로운 이 문제의 정답은 바로 '해장'할 때였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메밀에는 코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숙취해소에 굉장히 좋기 때문인데요. 평양, 함흥, 해주, 진주는 기생과 풍류로 유명했던 지역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들이 발달하다보니 그 중 냉면도 이 지역들을 중심으로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발달이 되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입니다. 이제는 뜨거운 국물보다는 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냉면을 식사 메뉴로 선택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데요. 항상 메뉴판 앞에서 물냉이냐 비냉이냐, 함흥냉면이냐 평양냉면이냐를 고르는 것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선택하는 것만큼 어렵고 고통스럽게(?)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런 저희의 고통을 완화시켜주기 위한 해결책으로 짬짜면같은 물냉 반, 비냉 반을 판매하는 곳도 생겼더라구요.

▒ 물냉면의 모태는 평양냉면, 비빔냉면의 모태는 함흥냉면, 평양 vs, 함흥 세기의 라이벌전

냉면은 겨울이 긴 이북에서 메밀로 면을 뽑아 살살 언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은 것에서 유래했다고는 하지만, 17세기의 문헌에도 냉면이 등장할만큼 우리 민족의 냉면 사랑은 실로 꽤 오래 이어져 내려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학자 홍석모가 남긴 <동국세시기>에는 지금의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옛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겨울철에 메밀국수를 김치 국물을 섞어 말고 돼지고기를 얹은 냉면'이라는 대목은 평양냉면, 온갖 채소와 배, 고기, 간장을 국수와 섞어 비빈 골동면은 지금의 함흥냉면의 모태임을 기재해놓았습니다.

이 책에는 '관서지방의 냉면이 가장 맛있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관서지방은 현재의 평양 일대를 말하고, 고종 황제도 야식으로 평양냉면을 즐겼다고 전해져내려오는만큼, 이 당시의 대세는 평양냉면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실향민들이 대거 서울 이남으로 내려오면서, 메밀 대신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녹말로 면을 만들어 가자미회 무침을 얹어 비벼먹게 되는데, 불안정한 사회와 스트레스 때문에 맵고 질긴 이 '함흥식' 냉면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시작합니다.

▒ 함흥냉면의 승승장구, 평양냉면과의 가장 큰 차이는 '면'

가자미회무침을 듬뿍 올린 회냉면과, 쇠고기가 넉넉히 들어있는 비빔냉면을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함흥냉면과 꿩과 동치미를 섞어 만든 맑은 육수, 면 위에 달걀과 편육, 오이와 무채를 소박하게 올린 평양냉면은 사실 '냉면'이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 외에 큰 공통점은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면!!!

평양냉면이 메밀면을 쓰고, 메밀 함량으로 고급과 저급을 가린다면 함흥냉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들어 질긴 식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양냉면은 육수 대신 면 삶은 물을 내주고, 함흥냉면집에서는 고기육수를 내주는 특징이 있는데요.

다만 전분을 사용하는 함흥냉면은 맛을 규격화하고 저장하는데 훨씬 유리하기때문에 승승장구하면서 대중적인 기반을 닦았던 반면, 평양냉면은 고집스러운 맛을 이어오며 이북 출신의 실향민들이 찾는 소울 푸드가 되었다고 합니다.

▒ 새로운 냉면의 대열에 합류한 중국냉면과 메밀국수

평양냉면 마니아와 함흥냉면 마니아가 서로 우리 냉면이 진짜라고 주장하는 동안, 중국냉면과 메밀국수도 당당히 냉면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사실 중국냉면은 시판용 냉동육수에 중국식 고명을 얹고 땅콩잼을 뿌린 것에 불과한데, 요즘은 차별화를 위해 땅콩소스를 직접 만들거나 육수를 직접 우려내 중국냉면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지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냉면이 색다른 별미로 사랑을 많이 받다보니 이 인기는 변종 '짬뽕냉면'으로 이어졌습니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입맛을 따라 생긴 일종의 퓨전 냉면인셈인데, 먹을 때마다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매운 그 맛에 중독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 메밀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메밀국수에 주목

메밀국수는 이름에 '냉면'이라는 단어가 붙지는 않지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20세기에 등장한 화학조미료에 오염되는 동안 순수성을 지켜서 살아남았습니다. 이 당시 시인 김남천은 냉면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고합니다.

"시골 외에는 순수한 메밀로 만드는 국수가 매우 드물다. 국숫발이 질기고 끊어지지 않는 것은 녹말가루를 섞는 탓이라고 한다. 이것이 어디 냉면과 친척 간이나 되겠는가!"

표준어 개정 전까지 '모밀'로 불리던 메밀은 그 햠량이 높을수록 촉감은 거칠지만 향이 좋습니다. 바꿔 말해 국수가 거칠고 뚝뚝 끊기는 식감이 아니라 쫀쫀한 맛을 낸다면, 그만큼 순수한 메밀이 아니라 밀가루가 섞였다는 증거입니다.

최근에는 메밀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메밀 함량이 높은 메밀국수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 메밀은 트립토판, 라이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B1, B2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전분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있어 소화가 잘 될 뿐더러,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정화작용과 이뇨작용이 탁월해 피부를 생기있게 만들어준다고 하니, 여름철 보양식 별미로도 완벽한 음식이겠죠? :)

▒ 하지만 냉(冷)면과 냉(冷)한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사람들!

01 알레르기 질환 보유 가족은 자제!

영유아기가 메밀을 접하게 되면 위장관과 면역기능의 미성숙으로 알레르기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합니다. 특히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메밀 뿐만 아니라 생우유와 계란, 돼지고기, 복숭아, 고등어, 닭고기, 밀가루 등의 식품은 가능한한 12개월 이후에 주도록합니다.

02 연이은 외식과 회식으로 지방간을 진단받은 직장인들은 위험!

외식·접대가 많은 직장인이나, 야근·밤샘작업이 많은 30~40대가 많이 가지고 있는 질환 중에 하나가 바로 지방간입니다. 활동량은 부족하면서 술, 야식, 주스, 커피 등의 고열량 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거나, 빵, 떡, 냉면, 칼국수 등 당질 위주의 식습관으로부터 발병되는 질환인데요. 지방간 증가와 함께 복부지방도 동반 증가하면서 여러가지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만큼, 식사를 냉면대신 생선이나 고기,채소류로 균형있게 식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03 당뇨환자는 냉면 절대 금물!

여름은 특히 당뇨환자를 괴롭히는 수많은 복병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우선 앉아만 있어도 땀이 날 정도의 높은 온도인데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가 되기 쉬워 혈당이 올라가게 됩니다.

더불어 탄산음료나 과일주스, 제철과일인 수박과 포도, 냉면, 보신탕 같은 여름철 음식이 당뇨 환자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하는데, 특히 냉면은 면 종류로 육수가 짜기 때문에 당을 높일 가능성이 많고 장시간 고아서 국물을 낸 음식들은 고칼로리여서 당뇨 환자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여름은 기온과 음식의 특성상 당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04 냉방병

요즘같은 무더운 여름철에 사무실이나 일반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통해 열을 식히곤 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유발되며, 소화불량과 설사, 생리변화 등 여러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냉방병이라고 합니다.

특히 여름에는 많은 양의 땀을 발산하게 되면서 속이 냉해지게 되기 때문에, 찬 음식인 냉면은 가급적 섭취를 삼가하는 것이 좋고, 식사는 되도록 가볍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실내·외 온도차는 5℃ 이내로 조정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시켜주며, 맨손체조의 가벼운 운동과 함께 긴 옷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냉면의 유래와 함께 주 성분인 메밀의 효능, 그리고 과할 경우 야기할 수 있는 질환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냉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나니, 냉면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조금 더 진지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17세기 선비들이 기생을 끼고 놀던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비싸지 않으면서도 맛의 유흥을 즐길 수 있는 별식,그 유래가 평양 냉면이든 함흥 냉면이든간에 우리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음식인 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