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6기 문화재청 블로그 기자단 임수진입니다.
벌써
이른 더위가 찾아오는, 5월의 마지막주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나들이삼아 궁을 찾으시는 분들도 많아지실 텐데요.
모든 궁에는 공통적인 장식물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고계신가요? 차례대로
창덕궁 입구인 돈화문, 덕수궁 입구인 대한문, 경복궁 입구인 광화문입니다.
각 입구 문들의 웅장한 기와마루가 눈에 들어오는데, 제가 앞서 말씀드린 각각의 공통적인 장식물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눈치 채셨나요? 네! 그것은 바로 잡상(雜像)입니다. 잡상은 장식기와의 종류의 하나로,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있는 흙 인형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오늘은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잊어버릴 수도 있는, 잡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가장 먼저 잡상의 유래와 용도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정확하게 언제부터 잡상이 나타난 것인지는 고분벽화에도 잡상이 그려져 있는 건물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삼국시대와 고려 이전의 궁전건물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잡상은 중국 송나라에서 전래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성행한 조선시대부터 설치되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잡상은 당시 나무로 지은 목조 건물의 화재를 예방하고 액을 막아주는 주술적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옛 문헌 속에서 잡상을 찾아보면, ≪조선도교사≫에서 궁궐의 전각과 문루의 추녀마루 위에 놓은 10신상(神像)을 일러 잡상이라 하는데 이는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 및 토신(土神)을 형상화하여 벌여놓아 살을 막기 위함이라고 전해집니다. 다음으로는 잡상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잡상은 3마리에서부터 11마리까지 3, 5, 7, 11의 홀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와마루의 길이에 따라 배치된 잡상의 수가 늘거나 줄어들기도 합니다. 잡상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건물의 규모에 따라 수는 다르게 나타나며,
일치되는 것은 맨 앞자리의 대당사부(삼장법사)와 손행자(손오공), 저팔계입니다.
『상와도』라는 책에서는 추녀마루 끝에서부터 잡상을 다음과 같은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① 대당사부大唐師父 (서유기의 ‘삼장법사’로 사람의 얼굴 모습으로 삿갓을 쓴 형상) ② 손행자(孫行者, 손오공) ③ 저팔계(猪八戒) ④ 사화상(獅畵像, 사오정) ⑤ 이귀박(二鬼朴, 허리의 앞과 뒤에 뿔이 난 짐승의 형상) ⑥ 이구룡(二口龍, 입과 귀가 두 개인 형상) ⑦ 마화상(馬畵像, 말의 형상) ⑧ 삼살보살(三殺菩薩, 모든 재앙을 막아주는 잡상) ⑨ 천산갑(穿山甲, 인도 중국 등지에 분포된 포유동물의 일종 머리 뒤통수에 뿔과 울퉁불퉁한 등을 한 형상)
⑩ 나토두(羅土頭, ‘나티’의 다른 표기, 짐승같이 생긴 귀신으로 용 또는 검붉은 곰의 형상) 마지막으로는 실제로 궁에서 잡상의 예시를 통해 잡상을 더 완벽하게 익혀보겠습니다. ↑ 위 사진은 창경궁 돈화문의 기와지붕의 추녀 마루 위에 있는 잡상을 확대한 모습입니다.
7개의 홀수로 자리잡은 잡상이 눈에 들어오시나요? 위에서 잡상의 종류를 익힌 대로 살펴보면, 첫 번째 삼장법사, 두 번째 손오공, 세 번째 저팔계, 네 번째 사오정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궁에서 잡상을 찾아보면, 각 궁의 기와지붕의 추녀마루에 있는 잡상의 종류는 다양하며 그 수 또한 다릅니다. 숭례문은 9개, 창경궁 홍화문은 5개, 창덕궁 돈화문은 7개, 수원 팔달문은 4개, 창덕궁 인정전의 9개,
경복궁 경회루는 11개, 경복궁 동십자각은 5개, 덕수궁 중화전은 10개의 잡상이 존재합니다. 궁 나들이 한 번쯤 생각하고 계시죠? 궁 나들이를 통해 실제로 잡상을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제6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임수진 기자(smjh1595@hanmail.net) <참고문헌> 문화재청 월간 문화재 사랑 이것이 궁금하다, 아하! 그렇구나 (2006.04.03) 문화재청 월간 문화재 사랑 궁궐 건축의 잡상 (2009.04.10)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잡상 |
출처: 문화재청 공식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문화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