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시 ‘산 너머 남촌에는’에서
남촌으로부터 봄바람이 온다. 사월에는 진달래꽃 향기가 실려 오고, 오월에는 보리 익는 냄새가 봄바람에 실려 온다. 남촌은 어떤 곳인가. 하늘빛이 곱고, 금잔디 너른 벌판이 있고, 실개천에는 종달새의 노래 소리가 흐르는 곳이다. 평화와 풍요가 깃든, 이상적인 곳이라고 하겠다. 저기 남촌에서 여기 이곳으로 오는 향기와 빛깔의 움직임을, 그 이동을 예민하게 포착한 감각이 돋보인다. 이 시는 박재란이 불러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가요가 되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라고 쓴 김동환의 시 ‘봄이 오면’ 도 대중들이 애창하는 노래가 되었다.
[불교신문3418호/2018년8월25일자]
문태준 시인·불교방송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