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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수집가와 소감 나눔
어르신들 만나 뵙고 뒤풀이 진행했습니다. 먼저 어르신들께 마침식 때 발표하실 피피티 자료 보여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은 그제야 ‘아, 이런 걸 잘하는구나.’ 끄덕여주셨습니다. 그동안 제가 실습한다면서 어르신들 곁에 붙어 뭘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셨는데 영상 자료 보여드리니 제 역할 새로 알아주셨습니다.
가끔 복지 잘못 배우고 있다며 일러주기도 하셨는데 마지막이나마 알아주시니 감사했습니다. 키득키득 웃으며 함께 영상 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은 제가 찍은 사진들 보며 감탄하셨습니다.
“아니, 이런 건 또 언제 찍었어?”
“참 별 것도 아닌데 이렇게 다 찍어 모아놨네”
“이렇게 보니 뭔가 새롭네, 하하”
추억수집가처럼 어르신들의 사소한 일상과 저에게 주셨던 작은 마음들 하나하나 찍어 보여드리니 어르신들도 감회가 새로웠는지 한 마디씩 나눠주셨습니다. 어르신들의 일상이 제겐 특별하고 아름다운 추억됨을 나누었습니다.
어르신들께 이번 나들이 어떠셨는지 소감 여쭈었습니다. 배 타지 못해 아쉬워하셨던 이정운 어르신은 ‘파도치는 것도 보고 좋았다’ 말씀하셨습니다. 천안 나들이 의견 주셨던 이정자 어르신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즐겁고 기뻤다’ 말씀하셨습니다. 홍인혜 어르신은 ‘좋았지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흡족하게 해주지 못해 아쉬웠다’ 말씀하셨습니다. 다 주고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해하시는 어르신의 모습 보며 우리네 어머니, 그리고 어른의 마음 느꼈습니다.
바다 속 일몰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그동안 어르신들 만나며 하루하루 기록 남겼고 책으로 엮으려한다 말씀드렸습니다. 때때로 어르신들께 글 쓰고 있다 말씀드렸더니 책 내기 전 어르신들께 검사 받으라고도 하셨습니다. 선행 연구했던 「인생은 여행 여행은 인생」, 「우리가 날던 날」 책 보여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 책 제목 지어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은 「우리가 날던 날」 책 이름 뜻이 뭔지 물어보셨습니다. 중년들의 ‘감성’나들이 사회사업으로 나들이 가신 분들이 ‘그날 마치 우리가 날았던 것 같은 기분이었다.’해서 우리가 날던 날이라 지었다 설명 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은 끄덕이시더니 잠시 생각하셨습니다. 잠깐 동안의 침묵이 흐르고 한 분 한 분께 여쭸는데 홍인혜 어르신이 말씀해주셨습니다.
“바다 속 일몰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모처럼의 나들이가 출렁이는 바다 속에서 추억을 만들었다”
감성 나들이 언급하며 말씀드렸더니 홍인혜 어르신께서 멋들어지는 문구 지어주셨습니다. 어르신이 바다 보며 둘레 분들의 편지 듣고 감격하셨던 얼굴 생각났습니다. 어르신께 바다에 비친 일몰이, 출렁이던 파도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다 보며 둘레 분들의 편지 들으시곤 감격하신 홍인혜 어르신>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 실습지원서 내며 어르신 나들이의 중요성 알고 싶다 기재했었습니다. 어르신들께 나들이가 주는 활력과 기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어르신들 간의 관계, 그리고 둘레 분들과의 관계없이는 그저 일회성 나들이에 그칠 뿐이란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실습 사회사업하며 배우게 된 관계의 중요성을 나들이 구실로 어르신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가슴 벅차는 큰 배움으로 채웠습니다.
어르신들의 복지 본성 가득한 식탁
점심식사 준비했습니다. 준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어르신들이 전부 만들어오셨습니다. 저는 그저 차려놓은 식탁에 밥숟가락 하나, 또 얹었습니다. 이정운 어르신이 ‘정가네’에서 받아오신 고기로 보쌈 해오셨고, 홍인혜 어르신은 풋마늘무침과 시금치사과무침, 참치쌈장, 홍인혜 어르신 표 식혜 만들어오셨습니다. 어제 방신시장에서 구입한 쌈 채소도 씻어오셨습니다. 이정자 어르신도 각종 밑반찬과 장아찌, 김치, 사과까지 싸오셨습니다.
나들이 함께 가셨던 이정운 어르신의 둘레 분이 딸기 한 팩 가져오셨습니다.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빈손으로 오시지 않고 상큼한 후식까지 챙겨 오시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감동되었습니다. 지난 나들이 때 친해지지 못했던 게 아쉬우셨는지 어르신들 서로 말씀 나누셨습니다. 둘레 분의 딸기가 산뜻한 소통의 구실되었습니다.
<나들이 기획단 어르신들과 둘레 분 황 어르신>
어르신들이 꾸리신 한 상이 가득했습니다. 양이 많아 어르신들이 욕심내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들었는데 잔칫날처럼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나누고 싶은 마음 알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바쁜 직원들 대신 실습 동료들 초대했습니다. 다행히 혜완, 희재, 소영이 응해주었고 그제야 어르신들이 활짝 웃으셔서 마음 놓였습니다.
<식구가 된 실습 동료들>
훈훈한 밥상 나눴습니다. 모두 식구 된 느낌이었습니다. 반찬 하나하나 장만하며 서로에게 나누고픈 마음 챙겨 오신 걸 깨닫고 나니 ‘복지본성’ 떠올랐습니다.
사람에게는 복지 본성이 있습니다. 안으로는 자주하려는 마음, 책임의식, 자존심이 있습니다. 밖으로는 남을 도우려는 마음, 공동체 의식, 동정심이 있습니다. 「복지요결」, 80쪽
어르신들의 자주성, 책임감, 자존심이 담긴 식탁입니다. 남을 돕고 함께하고 나누려는 마음이 담긴 밥상입니다. 풍성한 식사와 교제하며 함께하는 이들 둘러 행복감 전해졌습니다.
<어르신들이 차리신 식탁>
보이지 않게 섬겨준 도움의 손길들
식사 마친 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간 지체됐습니다. 마음은 급해졌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어르신들께 드릴 편지와 식사 후 남은 설거지, 나눔터 뒷정리, 웃음꽃방 꾸미기 등으로 분주해졌습니다. 설상가상 전 날 사놓았던 어르신들 선물도 깜빡 집에 두고 온 걸 알게 됐습니다.
설거지 하던 중 혜완이 돕겠다며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혜완에게 근처 마트에서 어르신들께 드릴 선물 사다주길 부탁했습니다. 마침식 때 읽을 편지 인쇄하라며 원종배 선생님이 설거지 도맡아 주셨습니다. 다급히 움직였습니다. 혜완이 선물 준비해주었고 정리 확인 차 나눔터 가보니 손혜진 선생님이 설거지 도와주고 계셨습니다.
전 날 웃음꽃방 꾸미기 하자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한별 선생님이 마침식 알림 문구 인쇄해주셨고 하우정 선생님과 권민지 선생님, 손혜진 선생님, 김민지 선생님 모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셨습니다. 피피티 발표할 수 있도록 기기 연결해주시고 노래 틀 수 있도록 앰프도 준비해주셨습니다.
홍인혜 어르신이 발표하실 때 직원들이 있었으면 좋겠다하셨는데 많은 직원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나들이 때 응원단처럼 나와 주신 배웅도 내 일처럼 나서서 재빠르게 도와주신 손길 하나하나 따뜻했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정한별 선생님이 인쇄하고 함께 붙여주신 마침식 문구>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얼추 준비가 끝나고 마침식 시작하기 전 선생님들이 음악 틀어드리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나름 음악 전공이었는데 거기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나들이 때 어르신들 좋아하시는 음악 선곡해보려 했지만 대중교통 이용하는 터라 하지 못했던 게 후회됐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궁리하다 동영상에 넣었던 배경음악 재생했습니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삼심 년을 일하다가 직장에서 튕겨 나와 길거리로 내몰렸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백수라 부르지
월요일에 등산가고 화요일에 기원가고 수요일에 당구장에서 주말엔 결혼식장 밤에는 상가 집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세상나이 구십 살에 돋보기도 안 쓰고 보청기도 안 낀다 틀니도 하나 없이 생고기를 씹는다
누가 내게 지팡이를 손에 쥐게 해서 늙은이 노릇하게 했는가 세상은 삼십 년간 나를 속였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마누라가 말리고 자식들이 놀려대도 나는 할 거야 컴퓨터를 배우고 인터넷을 할 거야
서양말도 배우고 중국말도 배우고 아랍말도 배워서 이 넓은 세상 구경 떠나나 볼 거야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아비 되고 할배 되는 아름다운 시절들 너무나 너무나 소중했던 시간들
먼저 가신 아버님과 스승님의 말씀이 새롭게 들린다 인생이 끝나는 것은 포기할 때 끝장이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
나는 새 출발이다 나는 새 출발이다.
지난 학기 사회문제론 강의시간 연령에 따른 차별 배우며 교수님께서 들려주신 음악이었습니다. 당시엔 신선한 충격과 동시에 노랫말 속 어르신의 삶과 도전이 의미 있게 다가왔고 친정아버지께 공유해드리기도 했었습니다.
누가 내게 지팡이를 손에 쥐게 해서 늙은이 노릇하게 했는가? 세상은 삼십 년간 나를 속였다
이 구절을 들으며 「7학년 6반 소풍가다」의 선행연구 ‘황혼의 반란’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어르신을 위한 일이라고 하면서 어르신을 더 약하게 만들 때가 있다.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을 노인이라서 도와주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르신의 자주성을 빼앗고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어르신들의
자주성을 빼앗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어르신들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어르신들의 자주성 깊이 고찰했습니다. 어르신들은 몸이 불편하시니 당연히 도와드려야한다고, 그래서 멀리 가는 나들이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달랐습니다. 다리 불편하시니 ‘계단 오르내리는’ 그 때 그 일에서 약자일 수 있으나 젊은 사람들보다 경험 많고 지혜 있으시니 어르신들은 강점 가득합니다.
그런 어르신들의 강점 외면한 채 어르신들께 지팡이 되어드린다는 명목으로 어르신들의 자주성 해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도록 매사에 주의했습니다.
수혜적 복지도 마찬가지라 생각했습니다.
복지를 이루는 행위가 복지사업으로 드러나 보이게 도우면, 사회사업가는 빛나는데 당사자는 구차해 보이거나 사회사업가가 높고 당사자는 낮은 형세이기 쉽습니다. 당사자가 자존심 체면 품위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애 같은 노릇, 약자 노릇’하기 쉽습니다. 「복지요결」, 50쪽
돕는 일에 있어 관계를 빼앗고 당사자들의 삶에 의지 나약하게하면서 복지라는 이름으로 속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인생이 끝나는 것은 포기할 때 끝장이다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나의 인생, 어르신들의 인생은 포기할 때가 끝입니다. 자기소개서 첫 줄에 썼던 구절 떠올렸습니다. 어르신들도 스스로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삶의 주인 되어 버젓하게 사시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나는 나이 많아 못해’라는 말 보다 나이 많아 자랑 되길 바랐습니다. 어르신들이 간혹 저에게 ‘예쁨이 너는 말하지 마, 네가 뭘 알아?’하실 때 내심 반가웠습니다. 혼내실 때마다 어르신들이 어른이시니 높여드리는 게 마땅한 상황 이루어져 감사했습니다. 어르신들이 스스로 어른 되심으로 많이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런 어르신들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시길 바랍니다.
월요일에 등산가고 화요일에 기원가고 수요일에 당구장에서 주말엔 결혼식장 밤에는 상가 집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르신 학당도 가시고 좋아하시는 춤도 노래도 맘껏 즐기시고 나들이도 다니시며 즐겁게 사시길 바랐습니다.
갖가지 소망과 바람 담아 노래 틀어드렸습니다. 웃음꽃방에서 늘 유익한 말씀 나눠주시던 풀꽃향기 회장님과 이정운 어르신이 귀담아 들으시길 기대했습니다. 풀꽃향기 회장님은 마침식 직전 웃음꽃방 밖으로 나가셨고 이정운 어르신은 뒤늦게 오시는 바람에 직원들과 여성 어르신들만 함께 모여 듣게 됐습니다.
직장에서 튕겨 나와 길거리로 내몰렸다, 화요일에 기원가고, 마누라가 말리고, 아비 되고 할배 되는….
유난히 이 구절이 크게 들려왔습니다. ‘띠용’ 귀에서 효과음이 들린 듯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졌습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 됐습니다. 어르신들이 머뭇거리시는데 손혜진 선생님이 박수치며 분위기 띄워주셨습니다. 가사 함께 나누고 싶어 선곡했다하니 중요하게 들리는 가사 언급해주셨습니다. 정말이지 우여곡절은 끝이 없는 듯 했습니다.
나들이의 멋진 주인공 홍인혜, 이정운, 이정자 어르신!
어르신들 모두 모이셨고 마침식 시작했습니다. 전에 부탁드린 대로 홍인혜 어르신이 나서주셨습니다. 둘레 분들 앞에 서는 일 걱정하셨는데 역시나 강단 있는 목소리로 당차게 인사하고 설명하셨습니다. 연습도 리허설도 없었던 터라 완벽한 진행 못했지만 어르신들이 앞에 서서 말씀하시니 둘레 분들도 경청해주셨습니다. 순서와 진행은 눈치로 신호하며 이끄셨습니다.
면접부터 첫 모임 때 회식한 이야기, 이정운 어르신 댁에 놀러갔던 이야기, 나들이 장소가 변경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이정운 어르신 겉절이 담그시는 사진보며 둘레 분들 ‘저런 재주도 있었느냐’며 칭찬하셨습니다. 어르신의 강점 함께 빛났습니다.
이어 어르신들 서로 나누셨던 응원편지와 감사답장 보여드렸습니다. 영상편지로 나누셨기에 함께 상영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꽃방에 어르신들의 둘레 분들 같이 계셨고 응원편지 촬영해주신 분들도 계셔 답장드릴 수 있었습니다.
영상보시며 ‘어, 형님 저기 나왔네!’ 주변에서 거들어주시니 어르신들과 둘레 분 모두가 출연진 같았습니다. ‘와, 저런 건 또 언제 했대’ 감탄하기도 하셨습니다.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웠던 이야기 짧지만 영상 통해 나눔으로 어르신들 가슴 속 조그만 온정이 싹 틔우고 관계로 꽃 피우며 사랑의 열매 맺길 소망합니다.
이정운 어르신이 사진 보며 월미도 다녀온 이야기 소개해주셨습니다. 이정자 어르신 다녀온 경로와 편하게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는 방법 설명해주셨습니다. 앉아 감상하시던 조규례 어르신은 “이거 보니 내가 저기 같이 다녀온 것 같네!”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정운 어르신이 벌떡 일어나 “나중에 진짜로 같이 가보자고!” 하셨습니다.
<강단 있게 발표하시는 홍인혜 어르신>
<사진 설명해주시는 이정운 어르신>
<훈훈한 자리 채워주신 둘레 분들과 직원 분들>
눈물 콧물 뿜어낸 편지읽기
나들이 발표 마치고 어르신들이 제게 손수 쓰신 편지 읽어주셨습니다. 편지 적으신다는 이야기 듣고 계속 기대했는데 어르신들은 늘 기대 이상이셨습니다.
TO 예쁨
예쁨학생 안녕? 만나서 정말 반가웠고 즐거웠어요.
이름대로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정말 모든 일에 잘할 것 같아요.
앞으로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할게요. -이정자-
이뿐이 (예비)사회복지사님께
그동안 복지사님으로 인해서 행복하고 재미있었어요!
어르신들 공경하고 항상 웃으면서 대해줘서 고맙고요!
사회 나가서도 열심히 배우고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 잘해내리라 생각합니다.
꿈을 꼭 이루시고 행복하세요! 2019. 1. 24 -이정운-
예쁨이 학생에게
만나는 동안 무척 즐거웠다. 이것도 인연이라 마음에 영원히 새겨놓을 것 같아
생각으로는 주고 싶은 사랑이 너무 많지만 못 다한 사랑에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 서글프다
꿈도 많고 더 넓은 세상이 너무 많은데 정말 미안하다
만나서 반가웠고 웃는 너의 모습은 영원히 잊지 않을게 -홍인혜-
어르신들의 마음 담은 글 읽어주시니 고맙고 감사하면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이정운 어르신은 2년 동안 키운 화초새싹 예쁜 화분에 담아 잘 키우라며 주셨습니다. 화초 잘 못 키우지만 제 아이처럼 정성껏 키우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뒤이어 어르신들께 답장 읽어드렸습니다. 어르신들 만나며 가슴속에 떠오른 말들 하나 둘 미리 적어놓았는데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삶에 머물다 갈 수 있는 시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살갑게 곁을 내어주심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혹여나 어르신들의 형편 어우르지 못한 저의 넉살이 어르신들을 부담케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가족은 많아졌는데 외로웠습니다. 아내이자 엄마이자 자식, 그리고 저 이예쁨으로서 역할은 많아졌는데 자신은 없었습니다. 이제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어르신들이 먼저 저를 ‘인정’해주셨습니다. 그 인정 덕분에 저는 사람 사는 인정 배웠습니다.
어르신들 덕분에 저의 강점 한 가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가난한 경험과 이루지 못한 꿈, 아이 엄마라는 사회적 약점이 복지 세계로 들어와 강점이 되었습니다.
면접 보던 날 이정운 어르신이 제게 내신 문제 기억합니다.
결혼식장에 천만 원짜리 꽃 장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으셨습니다.
적은 금액일지라도 풍성히 누리는 법 알려주시려 했던 어르신의 가르침 실습하는 내내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겼습니다.
1만원으로 아이스크림 스무 개 사 이웃들과 나누고 2만원으로 찐빵 사 둘레 분들과 나누면 많은 입이 즐겁고 모두가 그 작은 것으로 행복하단 인생의 진리 깨달으신 이정운 어르신.
제게 알려주고자 하셨던 그 기쁨을 곱씹어보았습니다.
저도 어르신들에게 작지만 오랜 기쁨. 나누려합니다.
마른 미역은 작고 부스러지기 쉽고 가격 또한 저렴합니다.
하지만 본래 살던 물과 만나면 풀어져 10배 20배 커지고 양도 많아집니다. 질겨 쉽게 잘려지지 않습니다. 두고두고 해먹기도 용이합니다. 미역국도 끓일 수 있고 어르신들 말씀처럼 된장국에 넣어먹어도 좋고 미역초무침, 미역냉국, 미역 죽 등등 여기저기 쓰임새도 다양합니다.
무엇보다 영양가 최고입니다. 기력 회복할 때, 산후 조리할 때 미역 많이 씁니다.
미역 같은 사람으로 그런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비싸지 않고 어디든 알맞으며 누구든 품어주고 무엇에나 영양가 있는 그런 사람 되겠습니다.
마른 미역이 물에 닿아야 풍성해지는 것처럼 우리네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메마른 나의 마음이, 나의 삶이 이웃과 닿아야, 지역사회와 닿아야 풍성해지고 살 맛 나는 그런 사람, 그런 세상 됩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배운 깊고도 귀한 가르침 삶 속에 적용하며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어르신들도 이웃과 닿고 지역사회와 닿아 메마른 땅을 적시는 풍요로운 강이 되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마냥 하하 호호 웃으며 유쾌하게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첫 구절을 읽는 동시에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꾹꾹 참아냈지만 울음은 터졌고 한 글자 한 글자 겨우 읽었습니다. 미역 이야기하며 순간 미역예찬에 방문판매원 같단 생각 들어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웃다가 울다가 눈물 콧물 뒤범벅되어 어르신들께 편지 읽어드리곤 마른 미역 한 봉지씩 선물 드렸습니다. 면접 본 다음 OT때부터 어르신들께 드리고 싶던 선물이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오래두고 영양 누릴 수 있는 미역, 관계의 바다 속에서 하늘거리며 춤추듯 살길 바라는 마음 담았습니다.
기대되는 다음 나들이
준비된 시간 끝으로 김은희 부장님 한 말씀 나눠주셨습니다. 부장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이정운 어르신이 앞으로 나오셨습니다. 1인당 3만원씩 모아 45인승 버스 대절해 다녀오면 좋겠다며 구체적으로 계산하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후로도 ‘월미도’ 얘기만 나오면 벌떡 일어나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나들이 갈지 설명하셨습니다.
둘레 분들이 어떻게 가겠냐 하시니 이정자 어르신이 가는 노선과 요금까지 상세히 설명하시며 나중엔 독립기념관과 유명한 순대집도 가보자 하셨습니다.
어르신들 마지막 시간까지 버젓하게 세워드리고 싶었는데 참 잘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이 기획하시고 이끄시고 마치시면서 자신감이 한껏 올라간 듯 보였습니다. 둘레 분들과 더불어 다음 나들이 계획하시니 저도 언제든 불러만 주시면 사진기사로 함께 하겠다 끼워 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뒷이야기
웃음꽃방 갈 때마다 뜨개질하시는 어르신 계셨습니다. 인사드리고 무엇 뜨시는지 여쭙기도 하고 저도 뜨개질 배우고 싶다 말씀드렸는데 시큰둥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동네에서 유명하신 분이셨습니다. 주변에 계시던 어르신들이 직원들 수세미 몇 개씩 나눠줬는데 못 받았냐 하셨습니다.
“저는 실습생이라 못 받았나 봐요, 저도 하나 주시면 안 될까요, 어르신?”
“사서 쓰셔”
단번에 거절당했습니다.
마침식 끝나고 홍인혜 어르신과 어르신 두 분이 속닥속닥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애기 엄마야?”
“네, 세 살짜리 아들 있대요.”
“어이구, 근데 학생이야?”
“꿈이 있어서 애 낳고 대학교 들어갔대요.”
제 이야기 몇 마디 주고받으시더니 주섬주섬 가방에서 뭔가 꺼내셨습니다. 알록달록 태극문양의 수세미 두 개였습니다.
“열심히 한다니까 주는 거야, 공부 잘 해”
끝내 못 받는 줄 알았던 수세미 두 개에 입 꼬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아가씨일 때는 미처 몰랐던 수세미가 주는 기쁨 마음껏 누렸습니다.
<이정운 어르신이 주신 화초 새싹과 뜨개 장인께 받은 수세미>
발로 일하는 사회사업가
마침식 끝내고 마실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오는 길 직원들이 칭찬 많이 해주셨습니다. ‘미역 같은 사람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야기해주고 글 잘 쓰더라, 감동받았다 가탄해주셨습니다. 부끄럽지만 고마웠습니다. 이정운 어르신 마지막까지 들러 실습생 수만큼 가래떡 여섯 개 챙겨주고 가셨습니다. 훈훈한 시간, 믿겨지지 않은 끝을 보며 잠시 숨 고르고 있었습니다.
이 년 넘게 신었던 고탄력 스타킹이었는데 엄지발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있었습니다. 순간 생각났습니다.
사회사업은 발바닥을 통해 옵니다. 사회사업하는 열정 지혜 자신감 저력, 모두 발바닥에서 나옵니다.
발바닥 닳도록 두루 다니며 사람들을 그 삶의 현장에서 만나면, 무엇이 필요한지 살려 쓸 게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할 일이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 그려집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선한 근심과 고뇌로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게 사회사업가이고 그래야 사회사업가입니다. 「복지요결」, 100쪽, 발로 일하는 사람
사회사업 마치는 날 우연히 구멍 난 발가락 보며 엄지발가락만큼 사회사업가답게 성장 했구나 싱글벙글했습니다. 구멍 난 발가락이 창피하지 않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사회사업하면서 약점이 강점되고 부족이 자랑되는 기이한 진리 체험했습니다.
어르신들 덕분에 뿌듯한 마침, 어르신들의 또 다른 서막을 알리는 시간 고맙고 감사히 누렸습니다.
다시 한다면
어르신들과 나들이 뒤풀이하면서 서로의 강점 나누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자연스러운 소감 나누기 위해 미루었지만 어르신들 간의 관계를 돋우는 일이기에 미리 어르신들과 나누고픈 이야기 순서대로 적어 의도해도 좋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들 담아 동영상 애써 만들었는데 결국 재생하지 못했습니다. 마침식할 때 앞서 틀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덧붙여 어르신들이 듣고 싶어 하시는 음악 선곡해 웃음꽃방 잔잔히 채우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과 마침식하며 단체사진 못 찍은 게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단체사진 꼭 남기고 싶습니다.
시간상 실천에 옮기지 못했지만 마침식 미래일기 써보는 게 도움 될 듯합니다. 어떤 게 어떻게 필요할지 세부적인 계획 세우며 준비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 될 겁니다.
탁월한 선택, 잘한 점
「7학년 6반 소풍가다」보며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의 행복식당이 부러웠습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는 어떤 공간이 있을까 고심했는데 어르신들 자주 이용하시는 웃음꽃방 있었습니다. 경로식당 이용하시고 후식으로 차 한 잔 하시기도 하고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니 잠깐씩 들러 간식 나누고 이야기 주고받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삶 터 안에 웃음꽃방 자리했습니다. 사이가 좋던 안 좋던 가깝던 가깝지 않던 둘레 분들 다 함께 모이는 곳이니 더할 나위 없이 마침식하기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나들이 자랑도 하고 유동도 하고 계획도 하고. 영상편지도 함께 볼 수 있어 최고였습니다.
어르신들께 발표 부탁드린 일 참 잘했다 생각합니다. 자칫 제가 모시고 다녀온 모양새 될 뻔 했는데 어르신들 강점 따라 할 수 있는 만큼 나누니 어르신들 모두 발표하시며 당당해지셨습니다. 어르신들의 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버젓하게 어른으로 세워드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제가 한 건 아니지만 함께 자리해준 직원 분들께 감사합니다. 힘 보태어주시고 어르신들 발표하실 때 경청하며 호응해주셔서 분위기가 더욱 집중되고 긍정적으로 흘러갔습니다. 홍인혜 어르신이 염려하셨던 상황 일어나지 않도록 도움 됐습니다. 단체의 힘 느꼈습니다. 바쁜 시간 쪼개어 영향력 끼쳐준 직원 분들께 갈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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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들이 다녀온 후 어르신들과 사진 보며 소감 잘 나눴어요.
홍인혜 어르신의 “모처럼의 나들이가 출렁이는 바다 속에서 추억을 만들었다” 말씀처럼
어르신들께 이번 나들이가 어떤 의미였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어르신들이 스스로 마무리하는 나들이었어요.
홍인혜 어르신이 멋지게 마침식 시작해주셔서 둘레 분들이 더 몰입하며 봐주셨어요.
그 와중에 이정운 어르신은 둘레 분들께 “나중에 함께 가자”며 제안도 해주셨지요.
마침식을 본 둘레사람들에게 이정운, 홍인혜, 이정자 어르신은 여행 전문가로 보였을 거 같아요.
당사자 어르신들의 강점 잘 살려 어르신들이 당당하게 나들이 마칠 수 있게 잘 도왔습니다.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잘 묻고 부탁드렸습니다.
고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