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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협회 우수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창신강의 보림문학선의 아홉 번째 책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는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익힌 생쥐 미라이가 폐쇄된 생쥐 세계를 변화시켜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국 작가협회 우수아동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열혈 수탉 분투기》 《나는 개입니까》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창신강(常新港)의 또 다른 기대작이다. ■ 풍자는 진화한다 : 인간 세상의 모순을 유쾌하게 비틀기 집안의 가장인 아빠가 세상을 뜨자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와 모략을 꾸미는 셋째 형 미자자, 힘은 세지만 아둔한 머리에 오로지 먹고 자는 것만 생각하는 미후,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는 등 겉핥기식으로 인간 행세를 하며 허영에 사로잡힌 라오얼, 혼란한 틈을 타 영토를 확장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또우’씨 집안 생쥐들……. ■ 문을 걸어 잠글 것인가, 열고 나갈 것인가 : 진실에 다가가기 이 책은 생쥐 세계의 변화를 꿈꾸는 미라이와 그의 계획을 방해하고 기존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미자자의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보여준다. 또한, 미라이가 언어와 지식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며 느끼는 환희, 다른 생쥐들과 교류하지 못하는 고독감과 절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강인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차례 작가의 말 국어사전 운반 사건 특별한 수염 위험한 사탕 미자자의 은밀한 계획 얼어 죽을 글공부! 비밀 협약 이 비가 그치면 낭만적으로 떠나보내기 우아한(?) 방문객 미라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나의 집으로 미라이가 창조한 신화 선물을 주자니 배가 아프다 터지기 일보 직전 깜짝 선물 기다리기 친구가 될 자격이 없다 생쥐를 존중하는 방법 미라이의 제자 돌로 된 방 첫 번째 파티 ■ 본문 미리 보기 미라이는 혼자서 주인집 서재를 수없이 방문했다. 서재에서 밤을 꼬박 지새우기도 했고 온종일 들락거리기도 했다. 웅장하고 신비한 주인집 서재가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미라이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서재에는 사방 벽을 빙 둘러 책꽂이가 꽉 채워져 있고, 책꽂이에는 책이 가득 꽂혀 있었다. 미라이는 주인집 서재의 책들을 몇 번이나 세어 보았다. 모두 구천구백아흔아홉 권이나 되었다. 굉장한 숫자가 아닌가! 미라이는 인간 세상에서 주인처럼 만 권에 가까운 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라이는 스스로 행복감에 젖었다. 주인집 책꽂이 앞에만 서면 가슴속 느껴지는 행복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미라이는 자기가 느낀 감정에 대해 형제 쥐들에게 수없이 설명했지만, 누구 하나 미라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쥐가 없었다. 그건 마치 어둡고 답답하고 꽉 막힌 방문을 열어 주려고 하는데, 방 안의 쥐들은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싫다며 문을 닫으라고 아우성치는 격이었다. 미라이는 결국 고통스럽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 문은 풍요로운 외부 세계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데 말이다. 미후는 동족 중에서 그나마 힘도 세고 솔직한 편이다. 미라이는 그런 미후가 조금만 지혜로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미후에게 말을 건넸다. “형이 글을 알기만 하면 정말 멋질 텐데. 글을 배워서 인간의 책을 읽게 되면 형은 완벽한 쥐가 될 거야.” 미후가 미라이 얼굴에 대고 입김을 훅 불었다. 그러자 미라이는 뒤로 자빠질 듯 흔들거렸다. “글을 배워서 인간의 책을 읽는다고? 뭐가 재밌다고 그런 짓을 해. 책을 읽으면 밥이 나와, 떡이 나와. 책이 무슨 맛인데? 달아? 써? 아니면 매워? 우리는 땅속 동굴에 사는 쥐야. 나랑 그 망할 책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 본문 ‘미자자의 은밀한 계획’ 중에서 (p.44~45) ■ 작가의 말 한국의 독자 여러분에게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자란 저는 천성적으로 동물을 좋아합니다. 그 시절에는 집에 개, 고양이, 양 같은 동물들과 온종일 꼬꼬꼬 꽉꽉꽉 거리는 닭, 오리, 거위까지 있었습니다. 그 동물들은 농가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구성원이었지요. 여러 동물과 날마다 같이 살면서 저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 저는 정말로 동물이 되어 집에 있는 동물들과 서로 보살피며 다정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저는 인간과 동물이 이 세상 안에서 서로 더불어 살며 큰 가정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때로 동물만도 못할 때가 있습니다. 동물은 우리의 스승이 되어 주기도 하는데 말이지요. 어른이 되어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저는 동물을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쓰곤 합니다.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생각하면서 그들이 슬플 때 눈물을 흘렸고, 그들이 행복할 때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금 저는 한국의 독자 여러분을 향해 활짝 문을 열고 미라이라는 생쥐를 소개하려 합니다. 미라이의 가족에게 일어났던 슬픔과 기쁨, 이별과 만남 등 온갖 세상살이에 관한 이야기 말입니다. 여러분이 이 신기한 생쥐 이야기를 읽으며 아주 특별한 독서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봄눈이 쏟아지는 중국 하얼빈에서 여러분의 키다리 친구 창신강 |
글 : 창신강 常新港 1957년 중국 톈진에서 태어났다. 풍자 우화를 통해 인간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유머로 엮어진 작품들은 많은 독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작가협회 우수아동문학상을 비롯하여 장중문 문학상, 쑹칭링 문학상 등 중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열혈 수탁 분투기》 《나는 개입니까》 《탁구왕 룽산》 《모기 물리던 여름날》들이 있다. 옮김 : 전수정 중국 문학 번역가. 고려대학교 중국현대문학 박사를 수료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중국어 강사이자 ‘글샘 중국문학 기획번역 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차오원쉬엔(曹文軒)의 작품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였으며, 번역서로 차오원쉬엔의 《빨간 기와》 《빨간 대문》 《청동해바라기》 《안녕 싱싱》 《늙은 어부》, 장자화의 《내 사랑, 파란나무숲》 《하라바라 괴물의 날》, 쑤퉁의 《홍분》이 있다. 창신강의 작품은 《열혈 수탉 분투기》와 《나는 개입니까》를 번역했다. 그림 : 김규택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 표지작업을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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