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머루 해수욕장
오늘은 강화도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여행 가는 날입니다.
세부 일정은 모두 다르지만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자전거 여행팀, 어린이 여행팀을 해수욕장에서 만납니다.
차분한 중학생 팀과 생기 넘치는 어린이팀, 장난기 많은 자전거 팀이 갯벌에서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하며 출발하였습니다.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회계담당인 명렬은 아이들의 회비를 걷습니다.
액수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벌써 갯벌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나 갯벌로 뛰어들기 바빴습니다.
우리의 짐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명렬 재덕 서윤은 갯벌에 들어가고 윤선은 조금 쉬다 들어간다는 말에 같이 돗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윤선아 왜 갯벌 안 들어가? 지금은 별로 안 놀고 싶어?”
“네 조금 쉬다가요. 선생님은요?”
“응응 선생님도 지금은 별로 안 놀고 싶다.”
“선생님 저 때문에 안 놀고 싶다는 거 다 알아요.”
이 말의 뜻을 백 퍼센트 이해하지 못했지만, 제가 윤선과 함께 놀기 위해 마음을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고맙다고는 말 안 했지만, 그러한 마음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윤선은 자신을 챙겨주는 제가 신경 쓰이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모양입니다.
얕은 물에 가서 다 같이 조개를 잡습니다.
“누나 조개 깨는 거 성공했어?”
명렬 재덕 서윤이 조개를 구실로 윤선이에게 먼저 말을 걸고 다가갑니다.
자신이 구덩이를 파놓았다며 윤선에게 자랑합니다.
윤선도 깬 조개를 자랑합니다.
그렇게 서로 자신이 잡은 생물을 자랑하며 더욱 친해집니다.
얕은 바다에 앉아서 내일 있을 회의 이야기를 합니다.
“얘들아 우리 이번 주 토요일이 마지막이야. 내일 뭐 할까?”
“음식 만들어요! 음식이요! 빙수 만들고, 빙수랑 어울리는 음식 같이 만들어요.”
분명 복지관 회의실에 앉아서 음식 만들기를 하자고 했을 때는 모두 싫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다에 나와 회의를 하니, 더욱 친해지니 음식 만들기 하고 싶다 합니다.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다 같이 돗자리에 둘러앉아, 라면 먹을 준비를 합니다.
중학생 여행팀 아이들은 컵라면은 맛이 없다며 직접 냄비를 가지고 와 라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배가 고픈지, 과자와 명렬이 어머니가 싸주신 방울토마토를 먼저 먹습니다.
그늘막이 없어 햇볕이 머리 위로 쨍쨍 비추지만 아이들은
“햇빛이 세서 옷이 다 말랐어!”
라고 말합니다.
그 햇빛도 마냥 좋은 모양입니다.
라면 5개를 순식간에 다 먹었는데도 배고프다 합니다.
주변 편의점에서 라면 3개를 더 사와 든든히 배를 채웁니다.
항상 쓰레기를 버리러 가거나 물건을 같이 가지러 갈 사람을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서로 가위바위보 하기 바쁩니다.
자진해서 가는 친구가 있길 원했지만 그러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자진에서 팀을 위해 봉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겠습니다.
“선생님 왜 바다 안 들어가요? 같이 놀아요!”
처음에 바다에 들어가기 싫다고 했던 윤선.
이제는 저에게 같이 바다에 들어가자 제안합니다.
바다에서 놀다가 추워서 다시 밖에 나오면 윤선이 저를 데리러 옵니다.
저와 함께 놀고 싶은 모양입니다.
“제가 권대익 선생님 한번 물에 빠뜨렸어요.”
저와 윤선이를 물에 빠뜨린 권대익 선생님께 복수했다며 저에게 안심하라고 합니다.
듬직한 윤선입니다.
“아 오늘 물에 들어가기 싫었는데”
‘재덕이도 신나서 갔어요.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되세요.’
명렬 어머니- ‘헐.. 자긴 수영 안 한다고 했는데.. 풍덩이네요.’
재덕 어머니- ‘재덕이 여행 가기 전에 비 오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그만큼 여행은 즐겁게 다녀왔니?’
아이들이 이렇게 여행을 기대하는지 몰랐고, 말과 행동이 다릅니다.
하지만, 알 수 있는 진심은 여행을 즐기고 있고 행복해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의 미지근한 반응에 이제는 마음 쓰이지 않습니다.
마음속으로는 2배, 3배 더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친구, 그리고 복지관 차량 사정으로 중학생 여행팀은 모두 같은 차량을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복지관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인사를 해주지 못했지만, 부모님들께 연락을 돌리니,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뿌듯하고 피곤이 녹아 없어졌습니다.
“선생님 내일은 어디 가요~? 무의도?”
내일도 여행을 가자 말합니다.
여행을 즐거워하고 재미있어하며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참 예쁩니다.
항상 복지관에 앉아서 회의만 했던 것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여러 팀과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중학생 아이들도 다른 실습생 선생님, 아이들을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린이 여행 수료식
동료 새봄 언니는 당일 여행 후, 바로 수료식이 진행됩니다.
수료식 준비와 아이들을 챙기는 것 두 가지를 함께 해야 하는 동료를 돕기 위해 여행 후 복지관에 남아 새봄 언니를 돕습니다.
새봄 언니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면서도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이 많기에 흘리는 눈물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애착이 많은 어린이 여행의 수료식이라기에 더 기대되는 마음으로 돕고 지켜보았습니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편지를 읽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줍니다.
가족 간의 관계도 이루었습니다.
평소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줄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편지로 마음을 전하고 더 애틋해집니다.
새봄 언니가 아이들에게 쓴 손편지를 직접 읽어줍니다.
무뚝뚝한 남자아이들은 부끄러운지 선생님 눈도 안 쳐다봅니다.
여자아이들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수료식입니다.
첫댓글 기나긴 장마철 가운데 비가 오지 않는 몇 안되는 날이었습니다.
차분한 줄 알았던 중학생팀이었는데 밖에서 노니 기운이 대단합니다.
밖에서 친해지니 음식 나눠먹자는 회의도 일사천리입니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 답게 라면도 8개나 먹었습니다.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아이들이었는데 모두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는 윤선이와 신나게 놀았습니다.
바다에서 씨름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키도 크고 힘이 쎈 윤선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윤선이는 함께 놀아줄 사람이 필요했나봅니다.
(윤선이가 저 빠뜨린적 없는데.. ㅎㅎ - 이 괄호는 실습일지 안써도 됩니다.)
사춘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
초등학생 아이들처럼 선생님에게 살뜰한 표현은 적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속마음은 깊고 재미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여행과 추억이 아이들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잡을 겁니다.
어린이 여행 수료식을 함께 도왔습니다.
중학생 여행의 선행연구가 되기도 했을 겁니다.
소규모 과업별로 수료식을 하니 편지를 주고 받는 시간이 풍성합니다.
이 시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