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사과
김 태 원
오월의 장미 송이 같은
사과 하나가 내 술병 속으로 들어왔다
유년 이후, 늘 나를 거느리고
아프고 비틀거리게 했던 술을 꺼내어
병 가득 부었다 밀봉을 하고
고무줄로 꽁꽁 묶어 가두고……
그 날 이후 나의 사과는
독에 갇힌 종신형의 죄수가 되었다
그 독한 술에 사과는
무르고 색이 바래지고
울컥울컥 피를 토하기도 했다
자신의 몸을 사르고
자신의 몸을 허물어 차고 흰
술병엔 사과 향기 잔잔한 노을이 피고
겨우내 그리워했던 울안의 나무들은
성글게 움을 틔우는데
아내여
무르고 빛이 바래진 사과여
난 오늘도 당신의 각혈로 빚은 술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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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태원
아내와 사과 / 김태원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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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
12.07.03 13:38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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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렌타인 30년산보다 귀하고 향기가 좋을 듯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내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더라고요 ^^ 늘 감사합니다
술을 좋아 하시나요 저는 한잔술에 얼굴이 붉어 진답니다
저도 한 잔 술에 금세 얼굴이 붉어집니다
늘 치열한 시작활동을 하시는 선생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마님들의 헌신적 사랑은 너무나 깊고 깊습니다. 저도 아내의 고혈을 35 년째 쪽쪽 빨아 먹고 살지요. ㅎㅎㅎ
중보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아내를 중국연변에서는 안해라고 한다고 하지요
세상에는 세상을 환히 밝히는 두 개의 해가 있는데 그 하나는 태양을 일컫고 다른 하나는 바로 집안에 있는 안해(아내)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늘 건승과 건필을 기원드립니다
마시지 않아도 글을 읽는 것으로도 가슴에 발효가 전해져 옵니다.
감사합니다 윤성조 선생님
늘 건필과 건안하심을 기원드립니다
글 밑에서 내 아내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말 그리고 글로만 아니라 진심으로 아내에게 사죄하는 마음입니다, 공감하는 심정 두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