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지산 고종만
여름의 아침노을처럼
주홍빛으로 피어서
바람결에 아름다운
자태를 흔들며
뙤약볕 아래서도
고개 숙이지 않는 꽃
피어서 질 때까지
그 미소 그 맵시 그대로
꽃잎이 질 때도
시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
님이 오시는 소리
들으려 활짝 피고
님이 오시는 모습
빨리 보려 담을 넘는 꽃
님을 못 잊어
님을 기다리다
꽃이 된 여인
아직도 그 아픔
너무 크기에
가슴속에 치명적인
독을 품은 꽃
꽃이 귀한 여름
아름다운 능소화를
우리 집 앞마당
담장에 심어놓고
여름 내내
사랑하는 사람과
보고 또 보고싶다.
구중궁궐의 꽃-능소화는
옛날 옛적에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을 같이 하였으나
그 이후로 임금은 다시 찾지를 않았고
기다림에 지친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으며
그녀의 유언대로 담장가에 묻혔답니다
더운 여름에 그녀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보고 또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능소화입니다
한이 많은 탓인지
꽃에 독이 있어 만지면 눈이 멀 수 있답니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꽃
이후 양반집에 많이 심어
'양반꽃'이라고도 하는 여름의 대표적인 꽃입니다.
시집 "사랑과 시 그리고 그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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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그런 슬픈 사연이 있군요
난 능소화는 중국 꽃이라는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