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그리움

2008-08-24 <div class="table-wrap"><table data-ke-type="table" data-ke-align="alignLeft" style="width: 100%;" border="1"><tbody><tr><td>  컬러링...색을 입히다 , 개성이나 분위기를 입히다 요즘은 핸드폰은 물론 일반 전화기까지 음악이 벨소리를 대신해 흘러 나오는 경우가 흔해졌다 그것을 '컬러링'이라 하던데 고유 우리말로 '멋 울림' 이라 한다 벨소리를 화장하듯이 음악으로 꾸며서 듣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생각이 참 기발하다 전화하면 들리던 그 사람 컬러링  그 당시 통화하며 느꼈던 감정과 사연들이 모두 버무러져 쌓였다가 똑 같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사람과 추억이 되살아 난다 통화할때 속상하고 불쾌했다면 그때의 컬러링 음악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괴로울 것이다 음악의 살아있는 힘이다 배신 당해 심한 마음 고생으로 수면제 없이는 살 수 없는 지인에게 전화하면 언제나 밝은 노래가 ''그대 사랑 하는 나는 행복한 사람'' 그늘진 그녀를 달래 듯 흘러 나온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꾸만 되뇌이니 오히려 더 애잔했다 그녀가 생각나 그런지 언제나 그 노래를 들으면 슬픔을 머금은 것 같다 꼬맹이 때 피아노 연주하던 동창은 어릴적 꿈이었던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해 그런지 그녀의 컬러링은 늘 잔잔한 피아노 소리다 수술실 앞 보호자 대기실 딸 수술 무사히 끝나기를 기다리는 초조한 순간 보호자인 엄마 핸드폰에서 터진 컬러링 ㆍ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용~'' 어찌할 바를 모르며 주책맞은 벨소리 나지 않게 멀리 도망가면서 전화 받는 그녀 뒷 모습을 보며 대기실 앞의 모두는 웃을 수도 없었다 초상집에서 상주와 비통한 표정으로 맞절 하는 순간 느닷없이 바지 주머니 속 핸드폰에서 ''와 이리 좋노 와 이리 좋노~!'' 이딴 식의 컬러링이 터진다면 어떻게 수습할꼬? 우리 딸래미가 아빠에게 선물한 컬러링 곡은 중년 남자와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 여성 취향의 고상하고 느려터진 팝송 급한 용무나 화가 날때나 그 분에게 전화하면 천하태평 세상 급할것 하나 없는 느릿느릿한 노래 컬러링을 듣고 있자니 통화도 하기 전에 벌써 속이 터진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도 닦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사람에게 영 맞지 않는다고 컬러링 좀 바꾸라고 했다 딸래미는 전화 할때마다 신곡으로 바뀌는 컬러링 내가 전화 잘 못 걸었나? 생각이 들게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핸드폰 통해 흘러 나오는 신곡 감상하며 이번에는 어떤 곡일까? 기대하게 된다 컬러링도 차츰 진화해서 아침에 듣는 곡은 경쾌하게 저녁에는 끈적끈적하게 자동으로 바뀐다는데 그렇다해도 아들에게  전화하면  ''따르릉~~!'' 구식 예전 벨소리가 투박하지만 정감 있고 변치 않을 우직함이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예쁜 우리 며느리에게 시어미가 전화하면 ''don't push me~!'' 영어로 여자애가 악을 악을 쓴다 ''밀지 말아요!'' "시키지 말라고!'' 시어미는 공연히 억울하네 그래도 혀짧은 소리가 애교스러운 우리 며느리가 부르는 것 같아서 '스윗트 박스' 팝송이 귀엽다 그런데 정작 내 핸드폰 컬러링 곡은 내가 잘 알지 못한다 딸이 쓰다 물려 준 핸드폰인데 그애가 선택한 컬러링까지 그대로 쓰기 때문이다 컬러링에 나만의 개성과 분위기를 입혀야 하는데 딸의 개성을 입고 있네 내가 못 듣는 내 컬러링 음악이 궁금해 집 전화로 내 핸드폰에 전화해 들어 보았다 내 컬러링 가사가 ''생리하여~~'' 이러는거 같다며 놀린다 날라리 친구는 나이트 클럽에서 마치는 시간이면  이 노래 나온다고 하질 않나 전화하면 컬러링 곡을 들을때 부터 가슴이 싸~하게 따뜻해지는 사람과 인연이 되고 싶다</td></tr></tbody></table></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