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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문 장 원
손바닥
정읍여자고등학교 3학년 노희호
그동안 엎어두었던 냄비의 뚜껑이 덜컹거렸다. 요즘의 나는 작은 일에도 훅 열이 오르고 부글부글 속이 끓는 냄비 같다. 특히 나와 함께 살을 붙이고 사는 유일한 사람인 엄마 앞에서는 더더욱 쉽게 냄비가 됐다. 오늘도 평소와 별반 다를 것은 없었다. 그저 나는 잠에 들기 전 성시경 오빠의 목소리를 꼭 듣고 싶었을 뿐이다. 엄마는 빽 소리를 질렀다.
“그 놈의 라디오를 없애던가 해야지! 오랜만에 외할머니도 오셨는데 기어이 그걸 들어야겠니? 나는 평생을 라디오 들으면서 자고 싶었던 적이 없다! 안 좋은 건 꼭 지 아빠 닮아가지고는.”
또 시작이다. 그 놈의 아빠타령. 갑자기 짜증이 솟구쳐 한마디 하려는데 옆에 누워계시던 외할머니가 내 손바닥을 쓰다듬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에미야, 자꾸 희우한티 그러지 말어. 희우는 정서방이랑 달러. 내가 야 손을 보믄 안다. 야는 그럴 운명이 아니여. 생명선이 손목까지 그어져 있다니께.”
어둠 저 편에서는 깜깜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말없이 라디오를 끄고 눈을 감았다.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엄마는 여전히 오년 전에 돌아가신 아빠를 가슴에 품고 있었고, 어릴 적부터 아빠와 쏙 빼닮았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나를 견디기 힘들어했다. 내가 봐도 나는 아빠를 많이 닮은 편이었다. 이목구비뿐만 아니라 습관이나 식성들이 아빠와 거의 똑같았다. 예를 들면 샤워를 하러 갈 때는 꼭 수건을 세 개 들고 가는 것이나, 자기 전에 꼭 라디오를 켜두는 습관, 혹은 청국장 냄새를 싫어하는 것과 같다. 내가 그럴 때마다 엄마는 눈을 흘기거나, 한숨을 쉬었다. 혹은 소리를 지르거나 슬픈 눈을 했다.
날이 밝았을 때 엄마는 책상 앞에 앉아 분주히 영수증을 정리하고 있었다. 엄마의 손바닥은 여느 때처럼 새카만 글씨들이 얼룩져 있었다. 그 손바닥에는 영창아파트 한시 반까지, 꿀꿀이 삼겹살 다섯시까지. 등의 글자가 나열되 있었다. 엄마는 지업사에서 일감을 얻어 도배를 하고, 남는 시간에 마트 배달을 나갔다. 그래서 나는 엄마의 손바닥을 볼 때 지친 엄마의 몸이 보였다. 여기저기를 숨 가쁘게 뛰어다니는. 가슴이 푹푹 찌는 듯 답답했다. 나는 엄마에게 힘없이 물었다.
“나 통일문학상 받는댔잖아. 그거 오늘 시상식 있어. 다른 애들은 부모님도 많이 온다더라. 큰 대회잖아. 엄마, 올 수 있어?”
“엄마 바쁜 거 몰라? 그리고 고부나 하라니깐 왜 자꾸 그래. 엄만 너 시 쓰는 거 죽어도 반대라고 했잖아. 공부 해서 공무원 해. 엄마처럼 힘들게 살기 싫으면. 아님 네 아빠처럼......”
엄마가 말을 하다말고 입을 다물었다. 엄마의 검은 손이 움찔거린다. 나와 아빠가 닮았다는 사실 중 가장 큰 문제는 나도 시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엄마는 여전히, 아빠가 요절한 것이 시를 쓴다고 평생 고생만 하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나는 매번 그 비논리성에 맞서야 했다.
“엄마!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시 쓴다고 할 때마다 아빠랑 나랑 엮지 좀 마, 제발. 똑같이 시 써두, 난 아빠가 아니라고. 아빠처럼 가난하게만 살지도 않을거고, 그렇게 일찍 죽어버리지도 않을거란 말이야. 나는!”
냄비가 폭발했다. 폭발음에 몸을 일으킨 외할머니는 공허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발을 쿵쾅대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참을만큼 참았다고 생각했다. 좋은 시를 썼다고 상을 받아도 엄마의 마음은 전혀 돌아서지 않았다. 나는 사실 장원을 하는 것보다 엄마에게 한 마디 칭찬을 듣는 것을 바랐다. 엄마가 이제 그만 악몽에서 벗어나, 아빠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기를 매일 밤 기도했다. 나는 내 손바닥을 펴 보았다. 할머니 말씀이 떠올랐다. 시상식에 가 무대 위로 올라갈 때 느껴지던 엄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나는 내 손바닥에는 세계가 있다고 믿었다. 미지의 대륙이 있다고 믿었다. 나는 아빠와 비슷하지만 아빠와 다른 시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묵직한 상장을 품에 안고 해가 저물 때까지 쓸쓸한 거리를 걸어다녔다. 지금쯤이면 엄마가 집에 들어왔울 것이었다. 손에 꽉 힘을 주고서 집으로 걸어갔다. 엄마는 아직 귀가 전이었다. 나는 주방으로 가 청국장 재료를 준비했다. 엄마는 청국장을 무척이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외할머니는 시골 집에 내려가신 듯했고 집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 앉아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내가 애호박을 써는 소리만이 허공을 메웠다. 또각또각.
삐리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기 전 한마디를 던졌다.
“칼 조심해라. 네 아빠는 자기 손만큼은 끔찍하게 소중히 여겼어.”
양파를 썰던 중이라서, 그래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기계적으로 채소를 썰고, 냄비 한 가득 청국장을 끓여둔 후에 나는 안방으로 갔다. 엄마는 얇은 종잇장처럼 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 옆에 앉아서 엄마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손톱 끝까지 검은 잉크가 묻어있었다. 나는 엄마의 주먹 쥔 손을 펴보았다. 왼손에는 각종 배당장소가 적혀 있었다. 오른 손에 빼곡히 적혀 있는 것은 내 시였다. 책장에 꽂아 둔 시 한편이 엄마의 손바닥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땀으로 얼룩진 글자들이 갈수록 흐릿해졌다. 나는 엄마의 손바닥에 내 손을 포개었다. 따뜻한 온기가 내 몸을 감싸안았다.
산 문 차 상
작은 입
함양고등학교 3학년 박혜윤
눈을 떠보니 컴컴한 옷장 속이었다. 한 손에는 랜턴이 조그만 불빛을 내뿜으며 들려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읽다만 책이 들려 있었다. 밖에서 아렴풋이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얘는 말도 없이 어딜 나갔대? 여보, 다시 전화 좀 해봐요…… 나는 옷장문을 벌컥 열었다. 책을 황망히 상자 속에 쑤셔넣었다. 엄마가 알게되면 큰일이었다. 나는 태연히 거실로 나갔다. 안방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좀 전보다 크게 흘러나왔다. 이젠 백일장이고 뭐고 절대 안 돼요. 요즘 세상에 글로 어떻게 먹고 살아요? 순간, 손바닥이 따끔했다. 바늘로 쿡쿡 쑤시는 느낌이었다. 조심스레 펼쳐보니 손바닥은 멀쩡했다. 작은 가시도 박혀있지 않았다. 나는 따끔거리는 손을 배에 문지르며 안방문을 열었다. 저 왔어요. 그리고 백일장 갔다온 거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엄마를 뒤로하고 문을 소리나게 닫았다. 손바닥이 계속 욱신거렸다.
그 날 후로 내 손바닥엔 작은 점이 생겼다. 점은 눈에 보이지않을 정도로 작았는데 볼 때마다 조금씩 커져있었다. 나는 책에 찍혀있는 무수한 온점을 보며 내 손바닥 위의 점을 생각했다. 온점보다 작았단 점은 어느새 참깨만한 크기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옷장에 숨어 책을 읽은 날이면 확연히 알아 볼만큼 커져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잠이 들 때까지도 걱정은 멈출수가 없었다. 나는 애써 눈을 감았다. 내일은 중간고사가 있는 날이었다. 얼른 자야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 어딘가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시험시간에 졸면 큰일이다. 잘 봐야 한다. 엄마 마음 알지? 나는 눈을 찌푸렸다. 또 손바닥이 아려왔다.
시험지와 마주하자 속이 울렁거렸다. 빼곡한 선지에서 길을 잃은 아이마냥 허둥댔다. 분명 공부를 했는데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시간이 벌써 30분이 지나있었다.
-떨지마. 하던대로 해. 성적은 공부 한만큼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감독관은 멀찍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고, 친구들은 시험지에 코를 박고 사각거리는 소리만 내고있을 뿐이었다.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걸죽 시험종료 5분을 남기고 문제를 모두 풀었다. 정체모를 목소리를 듣고나니 마음이 편했다.
나는 손을 주머니에 꽂고 다니는 습관이 생겼다. 손바닥에 난 점이 눈동자만큼 커져버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점이 이것보다 커지면 어쩌나 무섭기도 했지만 작은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 나는 점이 구멍이란 걸 알게 되고 더 재미를 느꼈다. 이따금씩 글을 쓰고 있을 때면 지우개똥이 구멍에 빨려들었다. 나는 그게 신기해 밤낮없이 글을 썼다. 엄마의 잔소리는 여전했지만 그만 둘 수 없었다. 점은 지우개똥들을 먹고 더 커졌다. 장갑을 구해야했다.
엄마가 옷장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너 정말 이러기야? 랜턴불빛에 반사된 엄마의 눈동자가 이글거렸다. 엄마는 책을 든 내 팔을 세게 잡아끌었다. 그 바람에 책이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태연히 그것을 주워올렸다. 엄마는 기가찬단 표정으로 책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는 내 팔을 쳐냈다. 엄마 더 이상 못 참아 책을 왜 읽어? 그 시간에 공부를 해야 좋은대학엘 갈 거 아니야? 나는 가만히 떨어진 책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내 얘기는 듣고있는 거냐며 화를 냈다. 순간, 울음이 왈칵 쏟아졌다. 소리 치고 싶었다. 나는 글이 좋아요! 날 좀 내버려둬요!하고 소리 치고 싶었다. 갑자기 엄마가 나를 보며 놀랐다. 뭐라고했지? 방금? 이상했다. 분명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들어버렸다. 나는 놀라 엄마를 보았다.
-글쓰는 게 좋다궁! 책 읽는 게 좋다구요!
나는 손바닥을 펼쳤다. 구멍은 있는 힘껏 엄마를 향해 외치고 있었다. 나는 구멍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은 작은입이었다.
산 문 차 상
모서리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임소중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석진 모서리에는 앉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일 분이 아주 값비싸서 식사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야 했다. 삼 분 안에 나온 햄버거를 들고선 최대한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스마트폰과 겸상을 하는 것이 그들의 식사법이다. 그렇게 비싼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 틈에서 나는 저렴한 가격에 내 시간을 팔아야 했다. 패스트푸드점의 시간 수당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특히 나와 같은 고등학생에게는 더 그랬다.
나는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했다. 내가 여기에서 맡고 있는 일은 가게를 청소하고 정리하며, 비우는 일이었다. 그 날도 난 쓰레기통을 비우고 팔에 묻은 양념 찌꺼끼를 씻고 다시 빗자루를 집어들고 일을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나타난 점장님이 내 근천에서 기침을 했다. 무언가 불만이 생겼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무슨 일이 있냐고 내가 묻자 점장님은 턱으로 가게 모서리를 가리켰다. 거기엔 작은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셨다.
“내가 며칠 전부터 눈 여겨 봤는데 맨날 천원짜리 커피만 시켜놓고 한 나절을 저기서 보내는 노인네야.”
나는 그 말의 뜻을 바로 알아챘다. 은근히 눈치를 줘서 할머니를 쫓아내라는 말이었다. 점장님은 가끔 홀을 도맡아하는 나같은 아르바이트생에게 이런 곤란한 일을 떠맞기고는 했다. 밉보이지 않으려면 그 숨은 뜻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쭈뼛거리며 할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할머니는 아주 작으셨고 조금의 공간만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조용했다. 게다가 비록 패스트푸드점에서 가장 싼 커피 하나를 시키긴 했지만 그게 정말 이 할머니를 쫓아내야 하는 일인지 납득하지 못했다. 시선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내게 점장님이 멀리서 어서 하라는 손짓을 했다.
“저, 할머니. 여기서 이렇게 오래 계시면 저희가 곤란해요.”
할머니가 느릿하게 고개를 들었다. 꼭 시간이 할머니와 내 주위에서만 천천히 가는 것 같았다.
“그치만 여기 커피도 시켰고 딱히 갈 데도 없어……”
할머니의 얼굴이 울상으로 변했다. 나는 문득 갈 곳이 없어 요양원에 계신 내 할머니를 떠올렸다. 우리집과 고모네 모두 경제사정이 그리 좋지않아 할머니는 요양원 구석 침대에 머물러야 했다. 얼마안가 돌아가신 후에 우리 가족이 얼마나 가슴 아파 했는지 모른다. 나는 갈 곳이 없어 여기 이 패스투푸드점 구석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냈을 할머니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난 더 이상 말을 더 하지 못하고 그냥 주변을 쓸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점장님이 급한 걸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점장님께 곧 나가신다고 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점장님은 할머니를 흘깃 보고 직원실로 들어갔다. 난 한숨을 돌리고 다시 바닥에 있는 먼지들을 쓸기 시작했다. 빗자루 틈으로 먼지들이 자꾸만 빠져나갔다. 그 뒤로 한참을 더 앉아있던 할머니는 내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꾸벅 숙이고 가셨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할머니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가게 밖을 걸어갔다.
그 후로 좀 씀하다가 다시 가게에 할머니가 나타났다. 여전히 모서리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평소와는 달리 탁자 위에 천원짜리 커피는 없었다. 가게를 둘러보던 점장님이 커피가 없는 것을 보고 할머니께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나는 그 쪽을 빗자루질을 하며 계속 응시했다.
“할머니, 여기에서 아무것도 안 시키실거면 나가셔야 해요. 맨날 싼 커피만 시키시는 것도 봐드렸더니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미안혀. 며느리 친구들이 갑자기 찾아와서…….”
또 뭐라고 하려던 점장님이 주변 눈치를 슥 살피더니 멀뚱히 있던 나를 불렀다. 그리고 할머니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라고 귓속말을 했다.
“점장님, 근데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너 예전에 기억나 안나. 대충 넘겨줬더니 밤에 노숙자들이 한 놈 두 놈 늘어나서 애먹었잖아. 여긴 빨리 돌아가야 하는 곳이야. 알아?”
“네. 그래도…….”
“너 저번에도 확실히 못했지. 내가 나설 일을 만들지 말란 말이야.”
나는 점장님의 매서운 말투에 궁지에 몰린 쥐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빗자루를 벽에 기대게 하고 할머니의 팔을 잡았다. 팔이 시계의 초침처럼 매우 가늘었다. 할머니와 나는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학생 내가 미안해. 괜히 혼이나 나구.”
“아니에요.”
거동이 불편하신지 할머니는 자주 제자리에 멈춰야 했다. 가게 밖으로 나가는데 십여분이 흘렀다. 딱히 조바심이 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나는 주머니에서 오백원 두 개를 꺼내 할머니의 보풀이 일어난 가디건 주머니에 넣었다. 내 시간의 오분의 일이었다. 고맙다며 인사를 하고 멀어지는 할머니의 뒷모습 위로 뭐가 그리 바쁜지 사람들이 와르르 지나갔다.
다시 가게로 돌아가 빗자루를 들고 구석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통유리로 만들어진 벽 모서리를 쓸다 문득 유리에 비친 나를 마주했다. 나는 모서리에 머물던 이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나도 모서리에 내몰린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