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요늘은 수요일입니다.
금요일 출국하게 되어있어
이젠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침 8시 탐방 출발시간을 놓치지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조금씩 늘어지고 있습니다.
피곤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며칠 지냈다고 여유로워진것도 있습니다.
오늘 갈 곳은 Brachen reuthe 캠프힐과 SKID입니다.
몇명씩 나누어 수업참관을 했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은 어느 젊은 남자선생님이 진행하는 교실입니다.
6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를 부탁받았습니다.
칠판에 커다랗게 이름을 쓰고
이름을 말해주고, 저기 한국에서 왔다,
한국은 멀다, 비행기타고 기차타고 왔다, 그랬습니다.
낯선 사람의 입에서 낯선 언어가 나오는게 신기할 겁니다.
우리 한국말 좋은 것이 다시 한번 입증이 되었습니다.
말이 형태로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이름을 썼고, 그 이름의 형태가 소리로 어떻게 나오는지를
설명하는데, 아주 정확합니다.
슈넬교수가 우리 글자를 놓고 한참을 설명하였습니다.
소개가 끝나고는 악기를 다루며 노래를 부릅니다.
우리도 잘아는 Let it be, I am sailing을..
북을 치고 실로폰을 치고 탬버린을 치고
한 아이는 몸을 흔들고..
익숙한 노래와 익숙한 분위기.
노래는 시공을 떠나 통하는거지요..
이 곳 캠프힐의 설립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치유교육에서 출발합니다.
어린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할 건가..
그래서 농장이 있고
방문교사제가 있습니다.
소와 말, 염소등을 직접 키우면서 자연을 배우고 경험합니다.
우유가 어디서 나오고, 사과는?
똥을 치우는 방법은.. 그러면서 일년 열두달의 자연을 깊이 만나게 됩니다.
또한 이곳에는 현재 9개의 어린이 집이 있어
가족처럼 살고 있습니다.
캠프힐 어디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만
이곳은 특히나 전원적인 특성이 뚜렷합니다.
숲 속에 들어서 있는 듯 하고
교육의 내용도 자연체험을 중요시 합니다.
각 집은 나무이름으로 구분을 하고
집 앞에는 그 나무가 심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우리 큰나무도 나무와 숲을 많이 만나는 교육인데
많이 비슷합니다.
우리도 좀더 넓다면 농장을 만들어
같이 키우고 배우고
거기서 나오는 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수가 있겠지요..
점심식사를 하러 들어간 곳은
SKID로 운영되는 식당이었습니다.
SKID는 S-사회, K-융합, I-통합, D-보장의 약자로
사회 융합의 복지기관입니다.
이들이 꿈꾸는 진정한 융합이
고스란히 녹아들어있는 기관입니다.
간단히 말해 캠프힐이 지역내로 들어와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연안에서 선이 그어져있다면
스키드는 그 선을 넘어서는 시도라고 보면 됩니다.
지역 내에서 일을 하고, 지역 내에서 생활을 하고
지역 내에서 문화활동을 하게 됩니다.
일과 일상과 문화를 캠프힐 안에서 영위하였다면
이제는 그 틀을 넘어 지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거냐, 어떻게해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기의 인간성(개별성)을 충분히 드러내며 살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이런 형태의 기관을 만들어낸거지요.
음식을 나르고
만드는 이도 장애인이었습니다.
깨끗하고
자연스럽고 맛도 괜찮고.
저희들끼리 이야기하고 웃고 그러다가도
부르면 금방 와서 주문을 받습니다.
교육을 잘 받았다는 것 보다는
참 자연스럽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말고도 손님이 여럿 있었고
들어보니 당골처럼 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단순히 매장을 내고, 물건을 만들어 팔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에서, 그러니깐 주변에 사는 사람이 얼마나 제대로 이용을 할건가
.. 아마 이것이 이런 스키드 운영의 핵심이지 않을까.
우리끼리의 운영과 음식과 문화가 아니라
이웃이 함께 와서 이용하고 나눌수 있는 거야 할거다..라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스키드 담당자의 장황한 설명을 듣고서
근처에 국수가게를 찾았습니다.
식품 판매점이있고, 안에는 국수를 만드는 공장이있었습니다.
식품은 주변 캠프힐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장애인이 진열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참여해서 같이 하고 있습니다.
입소문이 나서 많이들 사간다고 그럽니다.
처음에는 적자였지만 지금은 수지가 맞게 돌아가서 잘된다고.
독일에서 의아한것은 작은 가게들이 많고, 손님이 그리많은것 같지도 않은데
어찌 운영은 되나? 하는 거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수지를 맞출려면, 그러니깐 월세내고 인건비깨고 수익을 남길려면
팔아도 한참을 팔아야 하는데, 이들 가게는 대게가 한산한 편입니다.
그건 아마도.. 그들 사회가 갖고있는 공동의 가치, 그러니깐 전체적으로
높아져있는 물건과 노동의 가치때문이겠지요.
아마 우리가 수지를 맞추려면 무던히도 팔고 또 팔고,, 쉽지 않겠지요.
판매점 안에는 국수만드는 곳입니다.
대부분 기계로 끝냅니다.
섞고, 버무리고, 빼고, 자르고하는 것들이 기계고
사람이 할건 기계를 조작하는 겁니다.
쉽지요.
깨끗하고..
할만하고.
이곳 스키드에서 소속되어 일하는 분이 50명,
그중 30명이 공동주택에서 살고있습니다.
위사진은 그 공동주거현장이지요.
낮이라 나가있어 허락도 받지않고 들어간게 좀 미안하긴 하지만
머나먼 한국땅에서 보러왔으니 이해해줄 거라 믿고
들여다봅니다.
게시판에는 요일별 역할, 비상연락망, 광고같은게 있습니다.
방마다 특색이있어 자기식으로 꾸며놨던데
어느 친구는 바로 위 사진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꽉 채워져있습니다.
일정한 방식에 따라 배열을 해놨지요.
자기식의 삶을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아니 보장해주는게 아니라 보장이 되고 있습니다.
공급자위주의 사고패턴을 버려야
좀더 이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수 있습니다.
스키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조직 관리를 하면서 상담, 일자리 등을 합니다.
지역 연계사업, 정부를 상대로 하는 작업, 다음 사업의 계획과 진행..
이곳 사무실에서 하고 있습니다.
잘보면 두가지가 있습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캠프힐과
새롭게 이루어지는 스키드.
과거로 부터 이어져와서 과거의 틀을 넘어서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캠프힐 자체도 분명하게 드러난 요구앞에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지역내에 융합을 추진하는 흐름이 함께 갑니다.
중심에는 '보다 바람직한 삶에 대한 고민'이 들어있구요.
큰나무가 먼미래를 보면서 고민하는 지점과도 비슷하지요.
캠프힐과같은 안정적인 생활과 직업을 이뤄야한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지역에서 활발하게 생활과 직업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독일에서는 40년을 넘게 해오면서 거쳐온 것을
우리는 시행착오가 없이 바로 다가가야하는 거지요.
새로운 안목이었습니다..S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