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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보 만보
김유 글/ 최미란 그림/ 큰곰자리 출판
2017.03.02. 김선실 발제
겁보 만보 ~~ 대부분 어린 시절은 왠지 겁이 많지 않았나싶다. 다 커서도, 다 큰 아들이 있어도 여전히 난 겁이 많다.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으니.....
[겁보 만보] ~늦둥이 만보는 무척 귀히 여기는 부모 덕분에(?) 겁이 무척 많다. 쉭쉭 바람소리에도, 그리마 발소리에도 놀라는 만보는 급기야 초등학교 입학해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래서 엄니와 아부지는 만보를 혼자 내보내 보려고 애를 써본다. 참깨, 술통 심부름을 시켜보았지만 그만 허사가 되고 말았다. 겁 안 내는 약도 먹여보았지만 오히려 먹보가 되고만 만보였다. 이리저리 시행착오를 겪은 만보의 엄니와 아부지는 드디어 큰 결단을 내린다. 혼자 시장으로 아부지를 찾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밥을 안 준다고 하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밥을 무기 삼은 엄니가 치사하지만 할 수 없이 만보는 길을 떠난다. 꼭 왼쪽 길로 가라는 엄니의 당부를 그만 까묵고 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고 세 고개 넘어 드디어 시장으로 간다. 혼자서 말이다. 그 세 고개를 넘으면서 용기백배해진 만보다. 과연 고개를 넘으면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만보는 용기가 백배해졌을까? ~ 궁금하면 500원~~하하!!
요즘 얘기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주 옛날이야기 같지도 않고, 옛날이야기 요소도 많아서 언뜻 옛이야기 보는 것도 같고, 마냥 남 얘기 같지도 않고, 요즘 애들이 이런 요소를 이해할까 싶기도 하고....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왠지 내용이 예상되기도 하고 그 예상이 대충 맞는 면도 있고 옛이야기처럼 풀어나가는 것이 의외로 재미있게 읽히기도 했다. 만보가 얼마나 겁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얘기에 아이들이 공감할 수도 있고, ‘에잇 그까이꺼에 겁내냐’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삽화와 함께 입에 짝짝 붙는 대사에 만보의 마음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4장 집 떠나는 만보’에서는 역시 변화는 떠나는 데서 비롯됨을 다시 알게 해준다.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라는 책도 떠오른다. 스스로 원하지는 않았지만 아부지를 만나 뜨끈뜨끈한 찐빵도 사먹고 물총과 팽이도 살 욕심에 길을 나서는 만보를 보니 ‘애는 애구나’ 하고 웃음도 나온다. 고양이를 피해 오른쪽 길로 가게 되어서 이상한 떡 할머니도 만나고, 호랑이도 만나고, 엄니의 왼쪽이라는 말을 기가 막히게 떠올리면서 도깨비와의 씨름도 이긴 만보는 이제 더 이상 겁보가 아니다. 떠나야 만나고 만나봐야 어찌 할지 알게 되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정말 겁 많은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부모 품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점점 나아가기를 바라기도 하고, 자식들을 계속 품안에 두려는 부모들도 용기를 내어 자식들의 홀로서기를 지지해주기도 바란다. 세상살이라는 것이 결코 책으로만 글로만 배우는 것이 아님을 되새기면서 어떤 현장이든 만나봐야 할 것 같다. 가능한 한 나를 키우고 남도 키울 수 있는 장으로 말이다. (하~ 그래도 가끔은 아니 자주 남편 덕에 안락하게도 살고 싶다....)
두 번째 읽어보니 읽어주기에 딱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들어주기에 딱 좋은 책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