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위정상(魏禎相) 장로 내방 9월 19일
위군(魏君)은 함남북청인(咸南北靑人)으로 내가 청진 있을 때 교회를 잘 도와주던 청년이요 또 주을교회(朱乙敎會) 장로 김태옥 씨의 서군(壻君)이다. 진실로 동지의 청년이다. 공화(共禍)를 피하여 월남하여 있으며 무교정(武橋町) 성결교회에서 예배하고 역시 장로로 시무한다고 내방의 용무는 한난(寒暖)이 아니요 재작일에 생남(生男)하여 새로 명명식을 행할 터인데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까 함이다. 성경에 나는 광명한 새벽별이라 하였으니 별같이 광명 하라는 축복의 뜻으로 성환(星煥)으로 지으라 가르쳐 주고 인하여 나라 구원의 도리를 서로 토론하였다.
보통 우리 믿는 자는 아기령(亞基領) 말에 믿어야 구원 얻는다 하지요. 이것은 보통의 말이요. 국민이 모두 경제문제로 민중들의 심리가 변하여지고 서로 속이고 서로 해하고 조금도 반성이 없으니 참으로 이 백성은 구원이 없는가. 이 백성에게 회개가 시급하다 하여 회개를 주장하니 성출(誠出)이라. 그러나 회개로 조건이 있고 무엇부터 먼저 하여야 할까.
이것을 대통령으로부터 일반 인민까지 그칠 것은 다른 것 아니라 이 빈약한 나라에서 십(什) 사치를 금하고 검약을 주로 하여야겠는데 국회의원들이 7만 5천원의 고봉을 받고 수 천만 원짜리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고위생활을 당연한 줄 알고 행하여 의원뿐 아니라 국무원 까지도 그런 비행을 자행하는 자 있다 하니 그 비용은 다 백성들의 고혈이다. 당연히 구한국시대 폭도들의 행하던 폭행을 또 행하게 되면 어찌 나라가 되리요 하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 불배혼천(不盃混川)으로 한사람이라도 있다고 하면 이것이 전국을 대표하는지라. 어찌 두렵지 않을까. 그런고로 믿고 회개하여야 된다는 말을 정곡(正鵠)을 얻은 것 아닌가.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이때 관민 합력으로 한 3개년 간 임무를 금하고 관민 일반으로 맹세하되 우리 국산이 아니면 먹지 말고 입지 말고 쓰지 말자 주창하여 실행하면 한다. 인도의 간디 씨의 주장하는 스와라지를 주창하자함이다. 스와라지란 말은 인도는 인도인의 것이란 뜻이다. 우리도 조선은 조선인의 것이다 라고 주창하여 조선 것만 쓰자 함이다.
우리 조선 사람은 외면으로 보면 다 미국인 같이 되었고 내면으로 보면 거진 소련사람 같이 되었다. 입는 것을 조선 물품을 위주 하여 남한 일체에 면화(棉花)를 장려하고 백목제조(白木製造) 곧 장려하여 관 혹 일반으로 수십만원짜리 미국식 양복을 벗어 놓고 일제히 본국양복을 입게 하고 또 명주와 모시를 장려하여 전국이 여행하면 외국으로 나아가는 이익이 전부 조선인 수중에 들어오게 되고 식용물로 말하여도 각국으로부터 오는 간샘이 통조림 과자 같은 것을 일절 거절하고 위선 백미(百米) 반(飯)에 무채(蕪菜)로 먹고 겸하여 길계길돈(吉鷄吉豚)을 힘써 계란과 육류를 먹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자동차 대신 마차를 타고 나사(羅紗)대신 목금(木錦)을 입고 그리고 외국 밀수를 절대 금지하여 자작자급으로 국민경제가 윤택하여지면 이것이 구국의 일도(一道)라 할 수 있지요.
또 백성들이 다 귀농할 수 없고 일하지 않고는 먹고 살 수 없는 빈민들은 일할 곳이 있어야겠는데 전국에 돌아보아야 노동할 곳이 없으니 이것이 큰 걱정입니다. 그런고로 시급히 소규모라도 각 공장을 설립하여 노동자를 구제하는 것이 급선무이올시다. 그러나 전기가 없어서 공업을 경영할 수 없고 임의 있던 공업도 유지부전이라. 우리 백의인으로 보면 그런 착오를 찾어 볼 수 있으나 공업의 원동력이 없으니 만사가 남북통일 후 될 일이라. 통일만 되면 장진(長津) 전기 압록(鴨綠) 전기 등이 전기등을 합하면 우후죽순같이 공업이 발흥할 수 있으나 38선 마장(魔障)이 우리 조선인의 생활을 크게 방해하고 있다고 나는 위(魏)군의 말을 듣고 다시 추연(秋淵)을 금치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