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 2735호(제 569회 주말걷기 후기-박동진 방규명/19/7/16/화)

[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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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735호 ('19/7/16/화)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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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9회

'월드컵경기장~매봉산 둘레길' 주말걷기 후기

글, 안내 : 박동진 (한사모 회원, djp43@hanmail.net)

         안내 : 방규명 (한사모 회원,bkm0724@hanmail.net)

           사진 : 장주익 (한사모 사진위원, 46mtpine@daum.net)

1팀 :  장주익, 김동식, 고영수, 권영춘, 이복주, 김소자, 이은찬

2팀 : 박동진, 방규명, 민한홍

3팀 : 이경환, 김정희, 김영신

4팀 : 황금철, 박찬도, 이창조, 정광자, 김재옥, 이명자 

5팀 : 김소영, 진풍길, 소정자, 박해평

6팀 : 윤삼가, 정정균, 임금자, 박화서, 남경숙, 전명애 

7팀 : 박정임, 이달희, 이흥주, 김재광, 김민종, 이성동, 오준미

8팀 : 이영례, 이규석, 김용만, 이규선, 오기진

                        견습 : 임혜경, 송우빈   (43명)

초복을 맞은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했습니다만

웬걸요? 더위는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것을요.

음력이나 세시기는 이제 역사 속으로 보내야 하지 않을는지요?

우리들 몸 젊고 마음 젊은 43명의 할매 할배들.

고작 168시간 만에 만나는 날인데 서로서로 살갑게 맞이합니다.

눈 맞추고, 손 맞추고, 입 맞추고.....

언젠가 어느 할매가 말했습니다.

“눈인사나 손 인사는 알겠는데 입맞춤은 좀...”

ㅋㅋㅋ. 아마 그 할매 상상의 비약을 하셨던 게 틀림없습니다.

그건 이야기 나누고, 덕담 나누자는 뜻이었습니다만....

서울 강서구 상암동 기온은 섭씨 30도.

빛은 있으되 해님은 보이지 않고 바람은 길을 잃은 듯싶었습니다.

이러려면 차라리 비라도 한바탕 쏟아지면 좋으련만....

러시아 바이칼호를  다녀오신 박찬도 회장님과

스페인 센티에이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김영신 사무국장님,

한참 만에 나오신 오기진 님의 밝은 모습도 보입니다.

입가심용으로 준비한 자두는 내 아내의 정성(?) 깃든 선물입니다.

토요일 아침 갑작스런 일로 지방에 갔다가 밤늦게 돌아왔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글쎄 아내가 자두를 씻고 있지 뭡니까?

잠 아끼고 새벽녘에 청과시장에 다녀온 게지요.

어찌나 고맙고 사랑스럽던지......

계단을 보면 당연히 인증샷하는 게 우리들의 불문율이지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갑니다.

웅장한 모습의 월드컵경기장이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서 있습니다.

“대~한 민국”

상식 뒤집고, 세상 놀라게 하고, 21세기 빅뉴스의 하나로 등장한

그 역사의 현장을 우리는  이제 무덤덤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경기장 뒷길로 들어서면 작은 축구장이 눈의 피로를 풀어줍니다.

이강인의 계보를 이으려는 ‘키드’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 흐뭇합니다.

5분쯤 걸었을까요? 매봉산 숲길로 가는 테크길이 나타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걷기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바쁠게 없으니까요.

숲속 향기 속에서 편안함과 상쾌함을 느껴보라는 팻말이 보이고

높이가 25m, 지름이 1m나 된다는 리기다소나무도 보입니다.

꾸르륵 꾸르륵. 멀리서 산새 울음 우는 소리 들리고

사르릉 사르릉 수액 흐르는 소리가 엷은 이명으로 다가옵니다.

미생물의 접근을 막아내는 테르펜 향기가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우리는 지금 삼림욕을 제대로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망대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 한컷 찍을 요량이었는데 아뿔싸.

바닥에 주저앉아 화투판을 벌리고 있는 ‘동네 아줌씨’들 때문에

눈물 찔끔 머금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밖에요.

전에 보았던 풀무골대장간은 여전히 빛바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귀할멈이 사는 곳처럼 음산해 보였으니까요.

예전에는 칼, 낫, 쇠스랑 따위 농기구며 엽전을 만들던 곳.

200년 전엔 동래 정씨, 한양 조씨, 전주 이씨의 집성촌이었다는데

월드컵경기장을 지을 때 철거돼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아, 세월의 무상함이여.....

언덕으로 올라 정상으로 가느냐, 편하게 걷느냐 갈림길입니다.

문화비축기지(옛 석유 비축기지) 탱크2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별의 슬픔’도 나누지 않고 ‘룰루랄라’ 헤어졌습니다.

10도 정도의 야트막한 경사길. 3분 정도만 헉헉거리면

산바람 강바람 맞으며, 산의 정기도 한껏 받을 수 있으련만....

함께 걷지 못한 아쉬움이 오랫동안 마음 무겁게 했습니다.

산 정상 포토 존. 탁 트인 시야가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줍니다.

국회의사당, 6.3빌딩, 성산대교... 서울 서부지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여름을 여름답게 하는 시원한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긴 호흡으로 다가오는 바람결에 묻어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낍니다.

산꼭대기에서 먹는 ‘화서표 인절미’는 그야말로 별미입니다.

미슐랭 3스타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만.

바이칼호수를 다녀온 박찬도 회장님은 달콤 고소한 서양 캔디를,

“난 봉사한 것도 없는데...”하며 나눠주신 오기진 님은 색다른 향기의 사탕을,

벌써부터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권영춘 감사님의 ‘고소한 땅콩사탕’ 하며...

‘한솥밥 먹으면 정든다’고 했지요 아마?

좋은 사람들과 걸으면서 떠는 수다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문화비축기지로 내려가는 흙길의 감촉이 감성을 자극합니다.

흙냄새 또한 할아버지 땀 냄새처럼 정감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간 흔적이 역력합니다.

고려시대에도, 조선시대에도 많은 사람이 봇짐지고 지났을 테지요만.

문화비축기지로 들어가는 데크길 끝에서 다시 한 번 인증샷.

‘실장님’(권영춘 감사님은 화장실을 그렇게 부릅니다) 만나기 위해 

탱크1으로 들어갑니다.

석빙고에 들어온 듯 온몸이 오싹. 땀 식히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짙은 무대 화장을 한 무용수들이 준비에 한창입니다.

‘서울 국제댄스페스티벌인 탱크’ 라는 무용 축제에 17개 단체가 참가,

각 탱크에서 마라톤 공연을 했는데 오늘이 축제 마지막 날이랍니다.

아쉬움 남긴 체 발길을 돌립니다.

하늘공원 입구에서 희망의 숲길로 들어섭니다.

빽빽한 메타세쿼이아 그늘 길이 제법 시원하고 그림 또한 괜찮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피튜니아 꽃으로 장식한 다리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다시 한 번 인증샷.

사람 예쁘고, 꽃, 예쁘고 마음 예쁘니 오늘은 즐거운 날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우면 그게 행복’이라 하지 않던가요?

 ‘김경자 왕뽈찜’ 음식점에 도착했습니다.

‘한사모 환영합니다’.

천장에 붙여놓은 환영글이 주인장의 예쁜 마음을 가늠케 합니다.

건배사는 ‘한사모 좋~다’ 로 했습니다.

날씨 좋은 날, 좋은 모임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길을 걸어서

기분이 좋았다는 안내자의 뜻을 담은게지요.

 러시아 바이칼호수를 다녀오신 박찬도 회장님과

스페인 센티에이고를 다녀오신 김영신 국장님의 소회를 들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삶의 이유와 목적을 생각하며 길고 긴 ‘고행길’을 걷고 온

김영신 사무국장님의 소회가 많은 걸 생각게 합니다.

단테와 함께 르네상스의 문을 연 페트라르카가 프랑스 빵두산에서 책을 읽다가

“나는 왜 사는가? 사람은 왜 내면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라는 한 구절에 무릎을 치며 일어섰다는 말이 언듯 생각났습니다.

박찬도 회장님은 샤먼의 원향, 물이 지구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바이칼호수를 섭렵하고 오신 소감을 자세히 소개해주셨습니다.

여자, 보드카와 함께 러시아의 3대 자랑거리라는 바이칼호수의 물.

그 물, 언제쯤 우리가 생수로 마실 수 있을는지요?

 한 가지 아쉬운 건 궁금한 걸 물어보지 못했다는 겝니다.

‘물에 손을 씻으면 5년, 세수하면 10년, 목욕하면 20년을 더 산다’는

속설이 있다던데 회장님은 어느 쪽이었는지요.....

오늘 안내자가 가장 기분 좋았던 건 뭐니뭐니해도 회원님들이

‘대구뽈찜’을 맛있게 드셨다며 ‘엄지 척’을 해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곳 소개해주신 박화서 부회장님, 고맙습니다.

부족한 안내며 순탄하지 않은 길 탓하지 않고,

부실한 주전부리 자두며 후식으로 준비한 수박 맛 탓하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덮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바위처럼 무거웠던 한사모 깃발을 박화서 부회장님에게 인계했습니다.

다음주 570회 주말걷기는 이영균 운영위원님이 안양천변을 안내합니다.

7월 21일 3시 30분 신목동역(지하철 9호선) 

1, 2번 출구 만남의 장소에서 만납니다.

[박화서]

수고하셨습니다. 며칠을 두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여 회원들이 그늘 속으로 걸으며 모두가 만족한 길 이었습니다.국문학을 전공하셔서 글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쓰셔서 하나의 수필을 읽는 느낌 이었습니다.제가 소개한 김경자 대구 왕뽈찜 음식점에서 회원 모두가 만족한 저녁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식당 주인의 친절하고 맛있는 식사 제공에 가슴이 뿌듯 하였습니다.감사합니다.

[윤삼가]

사랑이 죽죽 흐르는 주말 후기!!
멋진 수필 한 편을 읽은둣합니다
감사합니다.

[박동진]

연예인들은 인기를 먹고 살고 글쓰는 이들은 칭찬에 보람을 느낀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