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천부경과 삼일신고
삼일신고는 천부경을 강독한 내용이라고 한다.23) 이의 해석은 여러 갈래로 나와 있으므로 별도의 해석보다는 수련적 측면에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주를 조화와 교화, 치화의 3분법적으로 설명한 천부경은 數에 대한 철학적 개념이 이해되어야 하고 이를 언어로 풀이하는데는 수련의 깊이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삼분법적 우주의 질서가 인간내면으로 작용할 때는 감식촉이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를 하나로 통합해 가는 수련원리가 바로 삼일신고라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는 우주(창조) ⇒ 만물 ⇒ 인간의 영역으로 단계화 되어있는 내용을 분석하여 보고, 인간 내면의 본성을 찾아가기 위한 두 경전의 포괄적 내용을 고찰한 다음, 수련의 원리면에서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제1절 천부경
천부경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어 왔는지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고 한다. 단지 11대 단군도해 치적에 보면「神市는 환웅이 개천하고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여니, 이는 天經神誥에 祖術한 바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태백일사 神市本紀에 「옛 신시의 人文敎化는 근래에 전해지지 않으나 天經神誥는 후세에 전해진 듯하니 …」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자로 기록되기 이전의 옛 경전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24)
여기서 인용된 천경신고는 천부경과 삼일신고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1925년 최치원(857 ~ ?)의 후손인 최국술이 편찬한 “최문창 후전집” 내 고운선생 사적편 업적을 논한 글 「단전요의」중에서 「태백산에 단군篆碑가 있다. 내용이 난해하여 읽기 힘들었다. 고운이 이를 한문으로 번역하였다」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천부경은 오래된 경전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농은 만안부 선생의 유작 가운데 갑골문으로 된 천부경이 발견됨에 따라 위 「단전요의」의 「篆碑」라는 의미가 곧 갑골문으로 쓰여진 비석을 뜻하는 것임은 근래에 인정하고 있기도 한다. 또한, 묘향산 석벽의 천부경을 1916년 계연수25)가 탁본으로 떠 서울에 보냈고, 그 내용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온 81자의 근원이 되었다고 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26) 고대로부터 전해져 온 경전임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정신 문명적 관점에서 본 천부경의 가치는 그 진위 여부를 떠나 數理的 측면에서 하늘과 땅, 사람의 이치를 기록한 내용이므로 이를 글로 해석한 삼일신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핵심내용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제2절 천부경의 핵심 내용 해석
천부경은 총 81자로 구성되어 있다. 글자의 뜻만 보아서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난해하다. 철저하게 수리적 내용으로만 함축해 놓았기 때문인데, 數와 象에 대해서는 뒷장에서 논하기로 하고 선행 연구자들의 내용만 인용해서 그 핵심 사상만을 도출해 보기로 한다. ⌜一始無始一析三極無盡本天一一地一二人一三一積十鋸無匱化三天二三地二三人二三大三合六生七八九運三四成環五七一妙衍萬往萬來用變不動本心本太陽昻明人中天地一一終無終一⌟ 27) 위 내용은 계연수에 의해 발견된 묘향산 석벽본이다. 이를 대종교에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단월드, 연정원 등 국내 일반 수련단체들도 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자해석에 대한 각 단체의 견해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한자 자체에 대한 문장과 의미위주로 해석한 것이 있는가 하면 수행적 의미로서 풀이한 글도 있기 때문이다. 천부경의 핵심은 일(一)과 삼(三), 하늘(天)과 사람(人), 땅(地)의 개념으로서28) 한(韓)사상의 원류가 되었다고 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국내 수련단체인 연정원에서는 구조상, 숫자상의 의미, 체계와 질서 등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하여 삼(三)이란 곧 하나(一)로 돌아가는 근본이라 하여29) 하늘, 땅, 사람의 세 물질이 태초의 자리(一)로 간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수련적 의미의 핵심해석은 단월드 창시자인 일지 이승헌의 개념이 좀 더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이는 하늘과 땅에 대한 우주적 담론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장기간 수련자, 백석의 경험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30) 「창조의 영역인 하나라는 개념은 최초 태허의 空함이라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움직임과 고요함이란 상대성의 조화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조화라는 개념은 운동의 확산과 수축이 진행되는 과정의 특성으로서, 부조화의 수면상태에서 깨어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것이 창조의 영역과 변화의 영역인데, 인간의 인식수준으로는 제대로 설명이 어려우므로 神이라는 언어적 표현을 유추해낸 것이다.」 따라서 태초의 시작을 하나(一)로 보고 이에 대한 창조의 영역을 神으로 규정한다면, 이의 분화가 곧 삼(三)으로 나타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옛 기록의 數에 대한 개념과 오늘날의 數개념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여지는데, 과거의 개념은 철학적이요, 현재의 개념은 이치적이라고 한다.31) 이에 따라 數에 대한 철학적 개념이 오늘날의 수학과는 어떠한 개념의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제3절 象數의 개념
“道가 있으면 理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數이다”라는 말이 있다.32) 통상 우리가 순서를 정하는 하나, 둘, 셋의 숫자는 나열식이지만, 셈본을 위해 쓰는 아라비아 숫자는 1, 2, 3, ㆍㆍㆍ식으로 개체의 단위를 뜻한다고 하는 것이다. 形象化된 질량이 있는 물질의 단위로서 쓰여지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數중에서도 象數란 개념은 형상화하기 이전, 물질로 존재하기 이전의 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33) 象의 뜻은 코끼리로 이해하고 있으나, 사실 의미요소로서의 원래 뜻은 생각, 즉 Image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 한자를 만들 때 중국인들이 본 적도 없는 코끼리를 본 사람들이 설명하는 내용을 듣고 “머리 속에 그린” 이미지인 것이다. 물질이 아닌 관념적 이해의 도구란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數를 말함에 있어 象數란 셈본의 이전, 질량화된 사물의 이전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周易 문왕 팔괘도에서는, 하나란 비물질적인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요, 둘이란 물질 이전의 先天一氣가 분화된 개념34)이며 이로 인한 四象이 나온다고 설명하였다. 여기서 四象, 즉 넷이란 이미지로서의 분화된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象이란 形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形이란 물질을 인간의 감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 象은 形이 기체화되어 감각으로 느껴질 수 없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形은 象을 가지고 있는 바, 본질 이전의 매개체로 이해함이 쉬울 것이다. 따라서 象數는 數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실상의 본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도나 낙서의 對對 개념적인 설명에 의하면 自然數를 분리하여 陰數(2, 4, 6, 8)와 陽數(1, 3, 5, 7, 9)등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陰數란 물질화되기 위한 무거운 數요, 陽數란 氣化된 상태의 가벼운 數로 음과 양이 합해진 수가 물질을 만들기 이전의 철학적인 자연수로 존재한다고 하였다.35) 제4절 삼(三)과 일(一)의 의미 삼일신고에서 말하는 三의 개념은 하나(一)의 신이 만물을 창조해 나가는 시발로서 삼태극, 삼원 등 물질 이전의 근원적 요소를 뜻하는 철학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三의 개념이 神誥에서 말하는 性, 命, 精인지 感, 息, 觸인지 또는 天, 地, 人인지는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다만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간의 의미로 축소 해석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고 보여진다. 추론하면 우주의 본체에 대한 3가지 근본(三元)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36)
따라서 빛과 파장의 형태로 본 三元은 빛의 3원색이나 물질의 구성인 十, ㆍ, 一등으로 이해가 가능한 것은 현대 물리학에서 밝혀낸 것과 같이 양이온과 음이온, 핵 등의 개념과도 일치한다고 보는 것이다.37) 하나(一)의 개념은 造化의 근본자리를 일컬음과 동시에 생명운동의 처음을 말한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는 無, 또는 虛의 세계를 0(空)으로 본다는 것은 곧 無極의 상태이며, 무극이 변화작용을 하는 세계는 太極과 皇極의 三極으로 分化된다고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아리랑 모양의 3태극은 바로 이것을 상징화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0(空)이 우주창조의 본체이며 여기서 하나, 즉 물(水)을 창조하게 된다는 것은 우주의 진공이 一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는 것으로 이는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디렉의 설명이나, 아인슈타인의 「場이 극도로 강하게 집중되어진 공간 영역」에서 0(空)이 수소원자로 시작되었다는 말과 동일하다. 수소의 원소기호가 1(하나)인 점이나 주역 象數의 첫 시작이 1태극수라고 한점도 생명운동의 첫 시작을 뜻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38) 따라서 천부경에 있어서의 하나(一)와 셋(三)은 우주의 창조 본체에서 나온 생명운동의 첫 시발로서의 하나와 이것이 3요소로서 분화되어 역동성 있는 만물체계의 으뜸을 이룬다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39)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사람도 소우주라는 의미에서 몸과 마음과 기가 어우러진 全人的 존재로서 이루어졌다는 神誥의 내용은 분명 가치가 있다고 본다. 신고에서는 문장 전체의 의미로 볼 때 우주의 본체는 곧 인간의 미묘한 전체라고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5절 삼일신고의 포괄적 구성과 내용
삼일신고는 대체로 4가지 판본이 있다고 한다. 발해의 석실본, 천보산 태소암본, 태백일사본, 고경각 신사기본 등이다.40) 이들 네 종류는 모두 발해본으로서 묘향산 석벽본은 석실본과 내용이 동일하므로 현재 대종교의 교리와 수행의 경전으로 사용되고 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66자로 이루어진 점으로 볼 때, 천부경의 수리철학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주변화의 오행과 지구의 관점으로 본 일련의 변화를 글자수로서 배열한 것 같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한다.41)
제 1장은 天訓으로서 우주세계를 하늘로 칭하였으니, 전통의 동양사상에 입각한 관점에서 보면 현묘한 조화의 절대자리를 설명하였다. 제 2장은 神訓으로서 종교적 객관 대상으로서의 신이 아닌, 인간 속에 내재한 밝음의 세계를 논하였고, 3장은 天宮訓으로서 인간의 관념 속에 절대자의 자리를 설명하는 논리로 이루어져 있다. 4장은 世界訓으로서 前 3개장이 형이상학에 대한 설명임에 반하여 물질계의 생성원리를 논하고 있다. 5장은 眞理訓으로서 인간에 대한 포괄적 분석을 제시한 내용인데, 수련적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즉 물질계 전체를 구성하는 세 요소를 性, 命, 精으로 하여 다차원적인 개념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중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로서 생을 영위하는 것이 진화의 법칙에 있어 인간 스스로가 신이라는 철학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 天訓
저 파란 창공이 하늘이 아니며 저 까마득한 허공이 하늘이 아니다.
하늘은 얼굴도 바탕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으며, 위 아래 둘레 사방도 없고, 비어 있는 듯하나 두루 꽉 차 있어서 있지 않은 곳이 없으며, 무엇이나 감싸지 않은 것이 없다. 42) 2. 神訓
하느님은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 자리에 계시며, 큰 사랑과 큰 지혜와 큰 힘으로 하늘을 만들고 온 누리를 주관하여 만물을 창조하시되 아주 작은 것도 빠진게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여 감히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언어나 생각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통해 하느님을 찾아라. 그리하면 너의 머릿속에 이미 내려와 계시리라.43)
3. 天宮訓
하늘나라에는 하느님의 집이 있어 언제나 빛과 사랑으로 넘쳐나고
밝고 신령한 기운이 감싸고 있으니, 오직 마음이 트이고 공적을 완수한 사람만이 하늘나라로 가서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다.44) 4. 世界訓
끝없이 널린 저 별들을 보라. 이루 셀 수가 없으며 크기와 밝기가 다 다르다.
하느님께서 온누리를 창조하시고, 우주 전체에 걸쳐 수백 세계를 거느리고 있으니, 너희 눈에는 너희가 살고 있는 땅이 제일 큰 듯하나 한 알의 구슬에 지나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온누리를 창조하실 때 중심의 거대한 기운 덩어리가 폭발하여 무수한 별들이 생겨나고 바다와 육지가 이루어져 마침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었다. 하느님께서 기운을 불어 넣어 땅속 깊이까지 감싸고 햇빛과 열로 따뜻하게 하여 걷고 날고 허물벗고 헤엄치고 흙에서 자라는 온갖 것들이 번성하게 되었다.45) 위 본문은 천훈, 천궁훈, 신훈 등으로 구분한 글을 그냥 인용한 것이다. 첫 문장은 하늘을 설명한 내용으로서 통상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물질로서의 하늘이 아닌 우주의 본체를 설명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천부경에 있어서 一始無始중 一을 설명한 것으로서 만물이 생성되는 근본자리를 일컫는 한편, 인간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언어의 유한성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동시에 하고 있다. 어떠한 사물이든 인간의 의식세계로 들어와 언어라는 고정된 틀로서 화석이 되어버리면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를 함께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가 전파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우주 창조론을 설명하는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지구가 둥글고 하나의 별이라는 점, 우주는 대폭발(big bang)로 인해 시작되었다는 점 등은 오늘날 발달된 천문학 이론으로서도 겨우 알아낸 것임에도 과거 선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 바로 그러한 것이다.
5. 眞理訓
인간의 삶과 우주 만물은 다같이 근본이 되는 하나에서 나왔으며, 이 하나가 세 가지로 표현되는 것을 굳이 말로 표현한다면 본성과 생명과 정기이다. 사람은 이 세 가지를 온전하게 받으나 만물은 치우치게 받는다.
‘참본성’은 착함도 악함도 없으니 가장 밝은 지혜로서 두루 통하여 막힘이 없고, ‘참생명’은 밝음도 흐림도 없으니 다음가는 밝은 지혜로서 다 알아 어리석음이 없으며, ‘참정기’는 두터움도 엷음도 없으니 그 다음 지혜로서 만 가지 기틀을 잘 지켜 어지러짐이 없다. 따라서 누구나 근본이 되는 하나로 돌아가면 하느님과 하나가 된다. 뭇사람들은 미혹된 곳에서 세‘가지 망념됨이 그 뿌리를 내리니, 가로되 心과 氣와 身이라. 마음은 본성에 의지하는 것으로 선악을 이루나니, 착하면 복이 되고 악하면 화가 미친다. 기운은 생명에 의지하는 것으로 청탁을 이루나니, 맑으면 오래 살고 흐리면 쉬이 죽는다. 몸은 정기에 의지하는 것으로 후박을 이루나니, 두터움은 귀하고 엷음은 천하다. 참됨과 망녕됨이 서로 마주함에 세 갈래 길이 있으니 가로되 느낌과 숨쉼과 부딪힘이라. 이 세 가지가 굴러 다시 열여덟 지경을 이루나니, 감정에는 기쁨과 두려움과 슬픔과 성냄과 탐냄과 싫어함이 있고, 숨쉼에는 탁한 기운과 흐린 기운과 찬 기운과 더운 기운 마른 기운과 젖은 기운이 있으며, 부딪힘에는 소리와 빛깔과 냄새와 맛과 음탕함과 만짐이 있다. 뭇사람들은 착하고 악함과, 맑고 흐림과, 넘쳐남과 모자람을 서로 섞어서 이 여러 상태의 길을 마음대로 달리다가,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에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깨달은 이는 느낌을 그치고 숨쉼을 고르고 부딪힘을 금하여 오직 한 뜻으로 나아가 허망함을 돌이켜 참에 이르고 마침내 크게 하늘 기운을 펴니, 이것이 바로 성품을 트고 공적을 완수함이다.46) 제6절 소결론 (삼일신고의 수련적 의미)
오늘날에도 진리훈에 나타난 인간의 해석은 풍부한 철학적 기초가 있어야 이해가 가능하다.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본래의 자리를 인간 의식 저 너머에 있는 개념으로 하여 性 命 精으로 설정한 점, 그것이 인간의 육체에 작용하는 길이 感 息 觸이고, 이로 인해 心 氣 身이 생긴다는 본성의 영역에 대한 해부, 원래 자리로 가면 道의 수준에 이른다는 방법론, 이를 위해 지감, 금촉, 조식의 세 가지 수준을 제시한 점 등이 그러한 것이다. 그 중, 천부경과 삼일신고의 근본원리는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을 것이다.
[표 인용, 조하선, 베일 벗은 천부경, p131] 창조의 근본자리를 一神으로 한 것은 농은유집 갑골문 천부경에 기록되어 있다. 태백 일사본에는 一析으로 되어 하나가 셋으로 분할됨을 나타내었지만 갑골문 천부경을 근본으로 본다면 스스로 움직이는 세계, 一神을 태초로 보는 것이다. 여기서 본성의 자리인 마음이 생기게 되고, 이어 마음이 기초된 감정과 육체가 탄생하므로 수련의 근본은 몸과 마음을 이용한 창조의 세계와 하나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서술한 것이 제 5장 진리훈이다.
제3장 진리훈의 수련 원리에 대한 현대적 해석
제1절 三眞, 三忘, 三途의 개념
삼일신고 5장의 진리훈은 물질계의 인간이 정신계의 영역과 순수영계, 감정계 등 다차원적인 부조화의 존재임을 밝히고 있다.47)
[자료출처: 김영남, 역해 삼일신고, 서울, 하남출판사, 1991] 즉, 인간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全一的 존재로서 性, 命, 精을 근본으로 하고, 여기에 感, 息, 觸이 작용하여 心, 氣, 身의 형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47)
譯解 삼일신고를 인용하여 보면, 性과 命은 우주의 근본으로서 으뜸 되는 하늘의 근본자리를 命으로 이름하고, 이것이 인간에게 작용하면 性이 된다. 따라서 性에 의한 근본이 원래의 精으로 자리매김하므로 육체가 없는 인간의 근본 속성이 性 命 精이다. 여기에 氣가 작용하여 마음과 몸의 형체가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마음에는 감(感), 기에는 숨(息), 몸에는 부딪침(觸)의 길이 작용하여 오만 가지 번뇌와 어지러움으로 삶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48) 感, 息, 觸이란 길을 일컫는다. 즉 몸과 마음과 氣를 연결하는 외부 통로란 의미인데, 오늘날의 개념은 기능적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49) 인간이 태어나면 보고, 느끼고, 기억하는 감각작용이 우선 생기게 되고 이에 따른 분별력, 즉 옳고 그름의 기준이 서게 되며, 이에 따라 마음의 상태가 호흡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감각의 인식을 나에 대한 본체로 알고 있는 感, 더 가지고 싶어하는 財物慾과 종족보전의 精慾, 가치보전의 名譽慾 등이 주변과 부딪치기 때문에 觸, 생명자체의 보존본능으로서의 息이 작용하여 心氣身이 어지럽다는 것이다. 心氣身의 개념은 인체에 대한 구조적 분류로 해석이 가능하다. 몸(身)이 있고 마음(心)이 있으며 이 둘을 연결하는 무형적 매개가 氣라는 것이다. 후한시대에 등장하여 당시대 末에 성립된 精, 氣, 神의 개념과 유사한데,50) 오늘날의 의미로 본다면 몸은 精과 氣가 합해진 것이고 마음은 氣와 神이 합해져 이루어진 것으로서, 삼분법이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이라는 이분법에 氣라는 매개체가 상호 작용한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다.51) 제2절 止感, 禁觸, 調息의 이해
1. 일반적 견해
원래의 근본자리인 性命精으로 돌아가는 것이 수련의 핵심이며,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서는 감각을 추구하고(止感), 부딪침을 금하여(禁觸), 숨을 고르게 한 다음(調息) 근본이 되는 하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였다. 다만 여기서 止感이란 감정을 끊는다는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감각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수련을 진행할수록 육체중심에서 마음중심으로 전환되어 감각이 예민해지기 때문인데, 개발된 감각이 외부의 자연과 동화되어 갈 때 스스로가 진척되는 정도를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52)
불교식 수련을 오래한 法光은 감정과 부딪힘의 원리를 이렇게 해설하고 있다.
「보통 인간이 태어나면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듣고, 만지고,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이 감각기관으로서 뇌에 저장되면 기억이 되는데, 기억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다, 싫다, 아니면 더럽다, 추하다, 아름답다 등의 주관적 분별력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분별력이 진리인 양 나름대로의 행동을 정하여 사물을 내 방식대로 판단하며, 대상을 움직이게 하거나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마찰이 생성된다. 마찰이 투쟁이 되고 투쟁이 사회적 삶을 얻으려는 개체보전의 본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양산되고, 이러한 면에서 인간이 우매한 것이다.」
百石은 氣와 수련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하였다.
「육체와 정신을 둘 다 아우르는 개념이 氣이다. 따라서 氣는 육체의 감각으로도 느낄 수 있고 마음의 상태로서도 점검할 수도 있다. 마음이 또한 氣를 주관할 수도 있는 관계로 마음공부, 몸 공부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기수련이다.」
그 외에 淸濁이나 善惡, 厚薄의 개념은 설명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인간을 교육하는 목적에서 행동지침을 열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6가지씩으로 구분된 感 息 觸의 세부내용은 개념의 이해를 위한 내용이므로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핵심 수련의 원리는 위 세 가지로서 충분하기 때문이다.
2. 수련자의 견해53)
심층면접 대상자들에게 위 삼일신고의 性命精과 感息觸, 心氣身에 대한 개념을 토의한 결과 수련적 의미에서 인간의 이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인체를 근본 되는 하나로 돌아가기 위한 3원은 두뇌와 가슴, 아랫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神을 담당하는 곳이 두뇌(머리)이고 氣는 가슴이며 精은 아랫배이다.54) 기능으로 보면 두뇌에서 모든 정보를 취합, 움직임을 지시ㆍ명령하고 가슴은 전달의 통로, 아랫배는 힘의 저장고이다. 전통 道家에서는 精이 氣로 변화하고(練精化氣), 기가 신으로 변화하는 練氣化神, 精氣神이 합하여 하나로 되는 것을 수련의 완성이라 하였다. 따라서 기본은 精의 수련이므로 이는 氣, 즉 좁은 의미의 육체 자체와 호흡으로서 통제 가능하다 하였다.55)
백석은 수련시 나타나는 세 원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빛과 소리, 파장의 3元에 대한 의미는 수련의 느낌으로서 이해되는 수준이다. 아랫배의 단(丹)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면 반드시 진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진동은 파장의 형태로 감지된다. 얼핏 겉으로는 조용히 앉아 움직임은 없는 듯 보이나 帶脈(허리띠 매는 허리주변)에서는 전류 같은 느낌, 옆구리 부위의 흔들림 등이 미약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경우도 있다. 최초의 호흡 수련시 나오는 반응으로서 인체의 중심점 에너지가 파장으로 형성된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 파장이 가슴으로 올라 올 때는 소리로서 音의 형태가 된다. 실제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가슴의 에너지가 성대를 울리는 때이며, 소리를 통한 수련도 여러 가지 예에서 볼 수 있는데, 불교의 念佛이 대표적 경우이다. 음파를 통한 수련도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우주적 공명현상을 이해하여야 한다. 공명진동이란 물질의 고유파장을 이해하면 된다. 모든 물질은 고유한 파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것이다. 인간도 에너지의 근원이 파장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면 소리를 내부적으로 진동시켜 육체를 그 파장이 진동토록 한다. 말하자면 물리적 결합으로 이루어진 육체를 느낌으로 인지가 가능한 것을 일컫는 것이다. 암이나 당뇨 등 현대인의 불치병도 이러한 공명진동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光, 즉 빛의 세계는 두뇌에서 나오는 느낌으로서 일정 수준에 이른 수련자들이 깊은 명상에 들어가면 보이는 세계이다. 빛의 수련적 느낌은 다음 장, 수련목적 性편에서 자세히 논하기로 한다.
제3절 수련 원리에 대한 체험적 분석
1. 保精의 의미와 방법 精氣를 보호한다는 뜻은 바른 몸과 바른 정신, 이를 연결하는 氣를 바르게 한다는 精氣神 論에서 알 수 있다. 精氣神의 개념은 중국 당대 말기에 도교의 개념을 정리하여 쓴 것으로서 그 근거는 「玉皇心因經」에 있다.56)
조선시대에 최초로 이를 언급한 사람은 김시습으로서 도교에서 주장하는 玄氣, 元氣, 始氣와 함께 설명하였으며, 유사한 뜻으로서 북창 정염은 形, 氣, 神으로 표현하였다.57) 신고에서의 精이나 도교의 精, 정염의 形은 추상적인 생명의 원동력 또는 그 생명력을 가진 몸이라고 이해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실제 百石의 입장에서 본 精은 「몸 안에서 몸을 지탱하는 생명에너지」로 이해하고 있으며 偶人은 「움직이고 생각하며 잠자는 행위의 근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에서의 精은 性과 命을 가두는 기본자리이므로 精이 없으면 性과 命도 존재할 수 없다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保精의 개념은 몸을 철저히 보호하여 생명활동에 지장이 없게 한다는 것으로서, 이를 위한 핵심은 음식과 호흡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偶人은 동양철학적 개념으로서 精을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글자의 뜻풀이에서 보듯 精은 쌀(米)과 호흡(靑)의 결합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국인의 음식을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하여 보면 쌀과 콩이다. 쌀은 산다의 명사인 ‘살음’서 파생된 말인데, 음식에 대한 조화로운 섭취를 위하여 선조들이 붙인 이름이다. 현대의 입장에서는 영양학에 대한 연구일 텐데, 분석적이 아닌 본질적인 면에서 볼 때 水氣와 火氣의 결합된 열매가 쌀이다. 벼는 물에서 자라고 열매 또한 물의 결정체로서 이는 태양에너지, 즉 火氣의 영향으로 열매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의 구성이 물(水)과 불(火)로서 이루어졌다고 본다면 쌀 자체가 물과 불의 결정체인 관계로 쌀은 인체와 동일한 원소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콩은 소금과 합하여 간장과 된장의 주원료인데, 이의 발효식품이 우리의 부식인 것이다. 콩은 그 생김새가 太極이 분리된 陰陽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외부 막으로 싸여 있으니,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다. 즉, 하나가 둘로 되었으되 이를 분리하지 아니한 것이니 음양과 태극을 형상화한 음식이다. 실제 渤海에서 생산된 콩을 수출하는 강 이름이 豆滿江으로 명명된 것을 보아도 우리의 에너지원은 고대로부터 콩이었다. 몸을 이르는 말인 體는 뼈(骨)에 콩(豆)이 모양대로(曲) 붙어 있는 형상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몸 수준으로서 精수련의 목표는 건강을 이루자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호흡은 숨쉬기이다. 精이란 글속의 푸를 청(靑)이란 외부 에너지, 하늘 중에서도 탁기가 걸러진 맑은 에너지를 뜻하는 것이다. 이는 허파로 숨을 쉬는 폐호흡뿐만 아니라, 피부로 숨쉬는 피부호흡까지를 일컫는 말이며 외부 에너지와의 교환을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대개 일반인들은 숨쉬기의 깊이에 따라 건강상태를 측정 할 수 있는 바, 가늘고 깊으면 평온한 상태고 급하고 빠르면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것은 음식과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는데, 음식으로 배가 부르면 호흡은 짧고 공복상태가 되면 호흡은 길어진다. 따라서 음식과 호흡,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면 精은 보전되며, 이상적인 건강상태가 되는 것이다.」
法光은 精의 보전을 인체의 구체적인 형태로 증언하였다.
「精을 보전한다 함은 형이상학적 개념으로서의 에너지 보존이 아니라, 남녀를 불문하고 精液을 탕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옛말에는 정액을 골즙이라 하였으니, 뼈 속에 농축된 에너지가 물질화된 액으로서 표출된 것이 정액이다. 현대인은 이를 쓰면 쓸수록 보충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관념이다. 수련 경험에서 본다면 분명 육체는 제한된 양의 정액을 보유하고 있다. 한방에서 인체 중 오장을 논할 때 신장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는데, 신장은 뼈(金氣)를 주관하고 뼈는 인체의 호르몬 일체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五行상으로 金은 水를 생산한다고 하였는데, 뼈는 金이고 호르몬은 水이므로 경험상으로나 학문상으로나 이치에 맞는 말이다. 素女經에도 이르기를 長生不死의 도는 接以不漏라 하였으니, 교접하되 사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乾坤, 즉 남녀의 기운만 상호 취하라는 뜻이므로 精의 보전은 과도한 房事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두 사람의 수련자는 精의 보전에 대해 형이상학과 이하학적인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수련의 전개과정에서 지켜야 할 일종의 戒律인 셈인데, 중국 도가의 陳治虛가 말한 몸, 마음, 뜻의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바르게 간직하는 것이 정의 보전이라는 견해도 또한 위의 내용과 함께 설득력이 있다. 즉, 진치허는 성적 욕망을 자제하여 몸을 굳게 지키라는 해설을 덧붙였는데, 문제는 오늘날 일반인들의 상식상으로 육체의 욕망을 자제할 때 생기는 생리적, 심리적 부작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여기에 대해 권극중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보통사람으로서 욕망이 치성한 자가 억지로 정액의 누설을 막으면 오히려 병을 일으킨다. 그러나 마음이 청정한 자는 정액이 가득 차더라도 누설하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精이 가득하면 色慾이 일어나지 않고 氣가 가득하면 食慾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58)
실제로 이러한 상태가 가능한지 凡人들은 의문이 가지만 조금이라도 수련의 깊이에 들어가 본 사람은 이해가 된다고 한다. 폐병환자가 유독 색욕이 많다든지, 고승들이 양기를 누진통으로 전환 시켰다든지 하는 내용들은 상식으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실제 法光은 정액에 대한 놀라운 경험을 예시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100일간의 禁慾, 黙言 및 丹田呼吸을 병행시켜 수련을 한 다음, 교접의 결과를 들은 일이 있다고 한다. 기혼자에게 100일 수련 후 房事를 진행한 다음, 변화를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한 결과 정액이 일반인의 것과는 달리 연어 알보다 더 작고 빛나는 구슬형태로 되었다는 것을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수련과정상 체험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억지로 참는 것보다는 수련시의 효과가 이런 것이라는 스스로의 감각을 더 중요시하였기 때문에 행한 것일 것이다. 덧붙여 스님들의 다비식 이후 나타나는 “사리”가 결국 이러한 형태의 精이 굳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겠냐는 나름대로의 가설도 제기하였다.
百石은 精의 보전에 대해 “음식 위주의 삶에서 호흡위주의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른길이라고 하였다.
「몸을 지탱하는 것이 먹음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먹음을 위한 삶은 육체에 뿌리를 둔 감정의 제거가 매우 어렵다. 동물적 삶의 본능인 생존자체, 종족번식에 목적을 두고 살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가 점점 퇴락하기 때문이다. 실제 매슬로우 박사의 인간욕구 5단계 중 가장 하위단계가 생존의 욕구이고, 경제적 삶의 지표로 통용되는 엥겔지수라는 것도 살기위해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음식으로 생산되는 精의 에너지는 몸의 움직임으로 소비되고, 몸의 움직임은 또다시 음식의 획득을 위해 활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의 근원적 변화가 호흡을 통해 받아들이는 순수한 精氣를 통해 이루어질 때 인간본연의 삶인 가치보전을 위해 사람은 움직일 것이다.
정이 가득하면 不思色, 氣가 장하면 不思食, 神이 밝으면 不思垂라 하여 수련이 진행되는 단계에 따라 색욕과 식욕, 수면욕이 사라진다고 하는 고금의 진리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요컨대, 保精의 핵심은 음식과 호흡을 바르게 하며, 色慾 자체를 생각나게 하지 않고, 이어 음식에 대한 욕심을 통제하는 淸靜無爲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귀결되어질 수 있다. 2. 知命과 氣의 정의 및 방법
命이라고 함은 運命, 壽命 등의 용어에서 보듯 태어나서 죽음까지에 이르는 삶의 총칭이라고 이해되어 진다.59) 삶 자체를 주관하는 본질적 요소를 알아야 한다는 개념으로 이해되는데, 통상 性과 함께 쓰여져 性命(개인의 이름)으로서 오늘날까지 언어의 형태로 개념은 남아 있다. 神誥에서의 命과 수련실체론에 있어서의 氣, 또한 氣의 외부적 형태인 音의 비교분석을 통해 命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적인 의미로서는 性命精이 圓方角으로 표현된 내용이나60) 精氣神, 光音波 등의 의미로 볼 때 命의 핵심은 氣임을 알 수 있다.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원래의 命을 元命으로 한다는 신고의 내용으로 보아, 元命이 흐리고 맑은 것은 호흡으로 들어오는 氣의 質에 따른다고 하였다. 따라서 氣의 모임이 생명이고 흐트러짐이 죽음이라는 長子의 관점과도 일치한다.61) 命은 곧 生命이므로 이를 주관하는 氣란 과연 어떤 개념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신고에서 제시하는 氣의 개념은 넓은 의미에서의 感, 息, 觸을 陰氣로 하고 心氣身을 陽氣로 하는 포괄적 개념의 氣가 있는가 하면, 좁은 의미로서의 육체 내부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에너지로서의 氣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62) 생명의 파장은 본래 자리에 위치하는 참된 명(命)의 밝은 부분과, 호흡으로 들어오는 탁한 명의 어두운 부분이 합해져 파장이 이루어진다고 할 때 그 파장을 좁은 의미로서의 氣라고 하며, 氣란 곧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원 요소인 것이다.63) |
출처: mcline-bzun 원문보기 글쓴이: 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