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寧爲旅斃願生還
객사보다 살아 돌아가길 원하니 1)
今日已非昨日顔
오늘은 어제의 얼굴이 아니라네.
客夢三宵萊釜港
객몽의 사흘 밤은 부산항이지만 2)
歸心千里漢南山
돌아가고픈 마음 천리 서울일세. 3)
去病雖賢難醫病
곽거병 현명해도 병 못 고쳤고 4)
謝安不起誰賜安
사안은 앉은 채 평안을 주었네. 5)
寂寂門前車馬歸
문 앞은 적적해 차들 돌아가도 6)
身閒自此得眞閒
여기 몸 한가해 참된 여유라네.
_____
1) 여폐(旅斃): 객사(客死)와 같은 말로 집을 떠나 타향에서 죽음이란 말.
2) 내부항(萊釜港): 동래(東萊)와 부산항. 나그네가 사흘 밤을 내리 (서울의) 꿈을 꾼 곳은 임시 거처하는 동래와 부산항 지역에서라는 말로 몸은 비록 부산에 있지만 (꿈의 배경은 서울)이라는 표현.
3) 한남산(漢南山): 한강과 서울이란 말로 (마음은) 서울 근교일 뿐이라는 뜻.
4) 거병수현(去病雖賢): 거병은 곽거병(霍去病/ BC 140-117)을 말하니 서한(西漢)의 명장(名將)으로 흉노(匈奴)를 크게 무찌른 영웅인데, ‘그가 비록 현명할지라도.......’라는 표현이니 말 풀이로 한 시어(詩語), 거병(去病)은 병을 치료함이란 말이 곽거병이지만 병 치료와는 상관이 없다는 말.
5) 사안불기(謝安不起): 동진(東晋)의 재상 사안(謝安/ 320-385)이 위급한 전쟁 중에도 백성을 안정시키느라 태연히 바둑을 두었다는 얘기를 ‘일어나지도[不起] 않고’ 나라에 안정을 가져오게 했다는 표현이니 사안(謝安)을 사안(賜安/ 평안을 줌)의 발음과 뜻으로 재미있게 한 시어(詩語)다.
6) 차마귀(車馬歸): 차마는 수레와 말이란 말로 옛날의 교통수단이라 방문객이란 의미가 되므로 여기서는 찾아오는 사람이 그저 지나갈 뿐이라는 의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