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없는 사회를 만들자 - ⑥만성콩팥병환자 여름철 생활수칙
당뇨를 앓고 있던 A씨(여·48)는 최근 자고 일어나면 손발, 얼굴이 붓고 심하게 피곤함을 느꼈다. 아내가 밤 중에 자주 화장실 가는 것을 지켜보던 남편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A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콩팥질환’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는 A씨에게 과일과 야채의 지나친 섭취를 피하고 수분 섭취를 적절히 하며, 피부 감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신장학회는 최근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여름철 건강관리 요령’을 발표했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수분과 전해질(칼륨·나트륨 등)을 배설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여름철 생활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여름철 만성콩팥병 환자 건강관리 요령이다.
▲과일과 야채의 지나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딸기·포도·복숭아·참외·토마토 등 신선한 과일과 야채에는 칼륨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콩팥기능이 저하된 대부분의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경우 많은 양의 칼륨을 섭취하면 근육쇠약, 부정맥은 물론 심하면 심장마비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소량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분섭취를 적절히 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수분이나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돼 있으므로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린 후 맹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심할 경우 의식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말기 신부전환자들은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이 거의 없으므로, 여름철 수분 섭취가 과도하면 체중증가와 심한 경우 폐부종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분 섭취를 너무 줄이면 탈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부감염에 주의해야한다.
만성콩팥병이 진행되면 전신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온도가 상승하는 여름에 이 같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해 자꾸 긁게 되면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이를 통해서 피부감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배에 관을 삽입해 진행하는 복막투석을 받는 환자의 경우 더운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리고, 관을 삽입하는 출구나 입구가 습해질 수 있으므로 감염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조리하지 않은 음식은 주의한다.
여름철에는 만성콩팥병 환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식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생선회와 같은 날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여름철에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의 경우, 만성간질환 환자뿐 아니라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도 발병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패류를 섭취할 때는 꼭 익혀먹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몸에 수분과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을 보존하거나 배설하는 능력이 감소돼 있다. 따라서 식중독 등으로 인해 설사나 구토를 할 경우 탈수현상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전해질 장애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식중독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휴가철 여행 출발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여행을 떠나기 전 주치의와 상의해서 현재 건강 상태에서 여행이 가능한지 상의해야 한다. 여행을 떠나게 될 경우 복용하는 약의 이름이나 주의사항, 응급조치 등에 대해서도 알아둬야 한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약 사용법을 모두가 알아두는 것이 좋으며,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들은 여행지에서 투석을 계속해야 하므로 현지에서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미리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혈압·당뇨를 꾸준히 관리한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주위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말기신부전으로까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처방 받은 약을 거르지 말고 꾸준히 복용하고 수시로 혈압과 혈당 수치를 체크해 고혈압과 당뇨병을 관리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 습관을 유지한다.
적당한 운동요법은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이미 하고 있는 운동요법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햇볕이 강한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는 피하고 비교적 시원한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최낙원 교수는 “여름 휴가철이 되면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에 철저히 지키던 식사 및 생활요법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적당히 타협하게 될 수 있다”며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경우 몸 상태가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에 여름철 건강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봉아름 기자>
※도움=건양대병원 신장내과 최낙원 교수·대한신장학회
▲대한 신장학회 정회원
▲현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상강사
▲한양대학병원 내과 전공의
▲한양대학교 대학원 내과학 박사과정
출처 대전일보
<봉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