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소사<尿是小事>
소변보는 작은 일도 내가 해야 한다.
요시소사(尿是小事)는 조주어록(趙州禪師語錄)에 나오는 선화(禪話)다. 옛날 조주(趙州)스님에게 어떤 수좌스님이 물었다. 스님! 살면서 가장 절박(切迫)한 것이 무엇입니까? 조주 스님 그 질문을 받고, 하신 말씀이 응! 나 지금 오줌 싸야겠다. 이런 사소한 일도 이 늙은 중이 직접 해야 하는구나! 했다는 것이다. 조주어록(趙州語錄)에 보면 이 선문답(禪問答)을 요시소사(尿是小事)라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절박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조주선사는 오줌 누는 것이라고 했다. 오줌 누는 것이 사소하고 일이지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이 말속에는 선(禪)이란 당면문제(當面問題)인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내 현실 문제를 풀어 내는데 있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진리(眞理)란 인생의 삶 속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먹고, 자고 싸는 것 속에서 찾으라는 말이기도 하다. 조주(趙州) 당시 관념적(觀念的)이고 현학적(衒學的)인 선불교(禪佛敎)의 병통(病痛)을 생활선불교(生活禪佛敎)로 바꾸어 놓은 분이 조주선사(趙州禪師)이다. 조주어록(趙州語錄)에는 이런 선문답(禪問答)이 아주 많다. 끽다거(喫茶去)도 세발거(洗鉢去)도 같은 맥락(脈絡)의 선문답(禪問答)이다. 오줌 마려우면 오줌 싸는 것이 선(禪)이다. 오줌 마려운데 코구멍 파고 있는 것이 선(禪)이 아니다. 지금 여기서 가장 절박한 일을 통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선(禪)이다. 선(禪)의 궁극적(窮極的) 목적(目的)은 이고득락(離苦得樂)에 있다. 밥 먹었으면 밥그릇 씻어야 한다. 밥 먹고, 차 마시는 것은, 다반사(茶飯事)다. 선(禪)은 현존문제(現存問題)를 풀어내는데 있다. 요즘 병중(病中)에 방광염(膀胱炎)으로 소변 못 누는 분 참 많다. 오줌 못 싸는 것도 병중(病中)에 아주 큰 병이다. 오줌 참다가는 큰 병이 난다. 조주선사는 지금 가장 절박(切迫)한 것은 내가 할 일은 오줌 싸는 일이라고 했다. 그것이 삶의 해우(解憂)다. 해우(解憂)는 근심 푸는 것을 말한다. 내 근심 푸는 것(解憂)은 남이 대신(代身) 못한다. 내가 오줌 마려운데 남이 대신 싸줄 수는 없다.
그래서 불교는 자력종교(自力宗敎)라 한다. 불교 수행은 각자(各自) 자기(自己)가 자각(自覺) 자오(自悟)에 있다는 말이다. 목마르고 배고프면 내가 직접 먹어야 한다. 내 문제는 내가 풀어내야 한다. 남이 대신, 못한다. 이렇게 수행 도량 절에서 해우(解憂)라는 말은 내 인생문제(人生問題)는 내가 풀어가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절집에서 화장실(化粧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한다. 화장실 이름 하나에도 수행차원(修行次元)에서 붙여진 것이 절집 해우소(解憂所)다. 이런 해우소(解憂所)는 이제 경남 사천 다솔사(多率寺)나 가야 볼 수가 있다. 해우소(解憂所)는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으로서 절집 화장실을 말한다. 옛날 절집은 다 재래식 화장실이었지만, 요즘은 현대 수세식(水洗式) 화장실로 바꾸어서 다솔사와 같은 해우소(解憂所)는 별로 없는 상태가 되었다. 화장실 명칭(名稱)도 시대적(時代的)으로 사용하는 곳 따라 다른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우리 어릴 때 농촌에서는 뒷간이라고 했다. 또는 측간(厠間)이라고도 했는데,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고, 조선시대(朝鮮時代) 때는 상류층(上流層)에서 사용한 용어라고 한다. 또 사찰에서는 정랑(淨廊)이라고도 했다. 스님들은 화장실에 갈 때 물병(淨甁)을 가지고 간다. 변을 본 후에 물로 항문을 깨끗하게 씻는다. 몸을 청결(淸潔)하게 하기 위한 수행방법(修行方法)이다. 흔히 쓰는 변소(便所)라는 말도 있는데, 변소는 편한 곳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고, 대궐궁중에서는 매화간(梅花間)이라고 했다. 궁중(宮中)말로는 매화(梅花)는 똥이라는 뜻이다.
냄새를 풍자(諷刺)한 시적(詩的) 언어(言語)라 미소를 짓게 한다. 요즘 말로는 화장실(化粧室)은 보편화(普遍化)된 이름이 되었다. 화장실(化粧室)이란 용변뿐 아니라 목욕(沐浴)도 하고 세탁(洗濯)도 하고 화장(化粧)도 하기, 때문에 붙여진 다목적(多目的) 명칭이다. 그러나 해우소(解憂所)란 명칭이 가장 인간(人間) 생리조건(生理條件)에 잘 맞는 이름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노자(老子)는 인생삼락(人生三樂)을 말했다. 삼락(三樂)은 쾌식(快食), 쾌변(快便), 쾌면(快眠)이라고 한다.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잠 잘 자는 것이 인생의 세 가지 낙(樂)이라고 했다. 사람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지, 먹는 것도 시원치 않고, 싸고 누는 것도 잘되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새우면 건강하게 오래 살기는 틀린 것이다. 노자(老子)의 인생삼락(人生三樂)은 현대인들에게는 금쪽같은 양생훈(養生訓)이다. 요새 현대인들은 오장육부(五臟六腑) 중에 위장(胃臟) 비장(脾臟)이 병이 들어서 음식을 쾌식(快食)을 못한다. 또 식생활이 잘못되어서 변비(便秘)로 고생하는 사람이 십중팔구(十中八九) 고생을 하니, 쾌변(快便)에 문제가 많다. 육류중심(肉類中心) 서구(西歐) 식단(食單)때문에 대장암(大腸癌) 발병률(發病律)이 많다고 한다. 우리 전통(傳統) 식단(食單)인 섬유질(纖維質)이 많은 채소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서 그렇다. 쾌식(快食), 쾌변(快便)이 안 되면 따라오는 것이 불면증(不眠症)이다. 먹고, 싸고, 자는 것이, 우리 건강에 이렇게 중요하다. 조주선사 요시소사(尿是小事)는 진리(眞理)는 먼 데서 찾지 말고, 일상생활(日常生活) 각자(各自) 내 삶 속에서 찾으라는 가르침이다. 밥 먹었으면 밥그릇 씻고, 목마르면 차 마시고, 자고 나면 세수하라는 현존(現存)을 풀어내는 금쪽같은 가르침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우리 인류에게 진리는 숨 쉬는 들숨, 날숨 속에서 찾으라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