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영화제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슈퍼배드 4가 개봉하면 마을 동생들과 함께 보러가고 싶다고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마음이 참 귀했다.
잘 돕고 싶었다.
마을 동생들과 좋아하는 영화를 함께 보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잘 거들고 싶었고,
방학에 집에만 있고 싶은 아이와 영화를 구실로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참 의미있다 생각했다.
영화제라면 응당 개막식이 필요하니까!
슈퍼배드 4를 구실로, 마을 사람들과 다함께 보러가기로 계획했다.
추동팀 표도 이웃분이 예매해주시고,
삼삼오오 누구랑 함께 볼지 궁리하는 이웃들 모습이 참 단란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영화 보고 함께 마라탕 먹으러 갈 생각에 아주 들떠있었다.
그런데 오늘 독립영화관에서 전문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전문가 분께 걸려온 전화.
"슈퍼배드 4가 변칙 개봉으로 인해 논란이 많이 되고 있어요.
많은 영화 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랑 활동하실 때 참고하세요.
안 알려드리면 안될 것 같아서요."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해보니
두가지 자아가 상충했다.
1 시민으로서 이 영화를 보이콧 하고싶은 마음
2 영화를 구실로 쌓을 관계를 지키고 싶은 마음
당시는 전문가 선생님께서 전문적인 용어로 나에게 상황을 설명하시니,
마치 나도 그 영화를 보면 안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다시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영화계의 순리를 지키는 사람이어야 할까?
혹은 관계를 살리는 데에 더욱 주안점을 두는 사람이어야 할까?
결국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내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영화 생태계가 아니라,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의 사람살이, 사람간의 생태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시민1 이 아니라 사회사업가로서 살고 있으므로
내가 주안점을 두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최하영.
첫댓글 ‘지금 그냥 시민 1이 아니라 사회사업가로서 살고 있으므로 내가 주안점을 두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와 당신의 궁리와 결론을 닮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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