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용 전기료 인상은 옳은가? 이상호(소소감리더십연구소소장)
한국은 전통적으로 좁은 농지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그러나 농공상공업의 현대화 이후 농지는 점점 줄어 왔다. 그러나 생산성은 향상되어 왔다. 특히 21세기에 들면서 한국의 농업은 고도 생산성을 향한 스마트팜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은 이제 해외로 수출하는 단계에 접어들 만큼 성장하였다. 그런데 그 스마트팜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에너지가 전기에너지다. 그런데 한국의 농업용 전기 요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그렇겠지만 농업에 활용되는 에너지 가격의 상승만큼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며 그것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루어지면 일반 소비자들은 수입 농산물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그것은 육류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 농산물 판매의 주력 매장이라 할 ‘하나로 마트’까지 수입 과일인 바나나 등을 매대에 올려놓고 판매하고 있다. 그 중심에 우리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다. 확실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생산단가가 높아지면 생산물의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설비와 생산 공정의 문제도 있겠지만 특히 큰 것은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에너지 비용이다. 농업 역시 인건비와 비료 등 각종 제품의 가격 상승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거기다가 에너지 요금 상승이 한몫하고 있다. 그 에너지의 주요 내용은 전기와 기름값이다. 그런데 두 가지 다 무척 올랐다. 에너지 요금 상승은 농산물 가격 상승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밝힌 우리나라 농업용 전기 요금 상승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kwh당 기준으로 2022년에는 1분기 39.5원 2분기 46.4원, 3분기 51.4원, 4분기 58.8원 2023년에는 1분기 64.3원 2분기 67.0원이다. 매 분기마다 상승하여 2022년 1분기 대비 배 정도(39.5원→67.0원) 올랐다. 물론 여기에는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전기 요금 인상을 전방위적으로 단행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한전의 누적 적자 발생 원인은 더 논할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은 식탁에 오르는 식품의 주재료인 농업 생산물에 대한 장바구니 물가가 매우 높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식품은 누가 뭐래도 사람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적인 소비재이기에 농산물 가격 상승은 모든 국민의 지갑을 얇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농산물 가격 상승은 식료품 가격 상승과 함께 모든 외식산업의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은 논할 필요가 거의 없는 상식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식당에서 먹는 식품 가격은 상당히 상승했다. 물론 여기에 인건비 등 다른 요인도 작용했지만, 주요 원인은 재료가격 인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농산물 가격 상승을 이끄는 한 요인이 되는 농사용 전기 요금 인상 문제를 깊이 고려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시점에 농업용 전기료 인상은 옳은 일인가? 그것도 1년 사이에 배가 되는 수준으로 말이다. 농업용 전기 요금은 이렇게 올려서는 안 된다. 올리는 것만큼 한국의 농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수입용 에너지로부터의 탈피 즉 에너지 자립을 향한 지난한 노력을 통해 전기문제를 극복하여야 한다. 앞으로 전기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 자립을 향한 길이 무엇인가는 여기서 더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국민의 합의와 지혜의 소산이리라. 확실한 것은 식량 자급률 20%대인 우리나라에서 농업 경쟁력의 약화는 미래의 가장 큰 위기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업용 전기 요금 인상에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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