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본여행
⑴ 도쿄
아내가 어려서부터 키운 아들 같은 조카다 둘째오빠가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줄곧 아내가 키웠기에 정이 듬뿍 들어있는 성주가 일본에서 서울구경에 나섰다.
중국에서 중의원의 의사로 근무하였으나 뜻한바 있어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대학에서 2년간 공부하고 동경으로 옮겨 동경의 도쿄의과대학에서 수업 중이었는데 시간을 내여 고모가 있는 한국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알만한 여러 사람과 특히 이곳에 와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떠난 성주는 우리를 일본으로 초대했다.
그런데 아직 세상구경이 낯 설은 시형이 에게 견문을 넓혀주고자 데리고 가고 싶었다.
이에 아내의 적극적인 찬성에 우리가족은 2006년4월 일본여행길을 나섰다.
『성주는 75년 1월 2일생이고 시형이는 78년 1월 3일생이고』
시형 이에 비해 자기가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며 지금은 생모 곁에 있는 예쁜 딸 -
『정현이는 76년 6월 24일생이다.』
그러니까 성주보다 시형이가 3살이 아래동생이 된다.
우리는 동경 역 부근에 있는 작고 아담한 성주 집에서 머물며 사귀고 있는 여자와 인사도 나누었다.
연길이 본가이며 이곳에서 중일무역회사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서로 믿고 사랑하기에 조만간 중국으로가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참으로 기쁜 일이다.
좋은 소식과 더불어 동경시내의 긴자거리와 또한 놀이 공원에 들러 무인전동열차를 타보고 물레방아같이 생긴 높다란 놀이기구도 타보았으나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는 나는 현기증이 나서 놀이가 아니고 고문이었다.
그런데 고소공포증이 있어 올라탄 것을 후회하고 있는 나보다 우리 시형이는 높이 올라갈수록 나보다도 더 공포에 놀라는 모습에서 어쩜 피를 속일 수 없는 애비와 똑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나오면서 사람의 얼굴을 연필로 그려주는 캐리커처(caricature) 화가가 있기에 기념으로 우리 세 명의 얼굴을 화폭에 담아봤다.
동경의 타워에 올라 동경시내 경치를 감상한 후 목욕도하고 휴식도 취할겸 우리나라의 사우나 찜질방 같은 고전의 애도시대를 풍자한 휘트니스(fitness)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때밀이 아저씨가 아니고, 때밀이 아가씨가 옷을 벗고 누워있는 남성들의 때를 밀어주고 맛사지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하여 혹여 내가 잘못 들어와 여탕에 들어왔나 하고 얼른 돌아 나왔다 그런데 분명 남탕이었다.
황당하고 용기 없어 더는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 나와 버렸다.
일본여행의 말미에 활짝 핀 벚꽃축제가 벌어진 도쿄 ‘우에노’ 공원에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쉬운 작별을 하고 떠나는데 성주는 선물로 필립스회사의 물로 청소하는 최신형 면도기와 일본 술인 사케를 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