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의미로는 '기본이 되는 표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표준이 있어야 우리는 옳고 그름, 이기고 짐, 찬성과 반대, 칭찬과 비난, 잘함과 못함 등등의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학창시절에 가방속에 넣고 학교에 다녔던 '교과서'는 우리에게 중요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시해 준 "기준"이었음을 다시금 상기하게 됩니다.
최근 9일에 교육부는 초중등학교와 특수교육의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지침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과 '특수교육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합니다.
위 글은 중앙일보 전민희, 장윤서 기자님(중앙일보, 2022년 11월 10일, 목요일)께서 작성하신 것입니다.
이 글에 따르면, 또 다시 교육과정이 진통을 겪으며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교육목표와 내용이 담겨 있어 교과서 집필의 기준이 됩니다.
즉, 교육과정은 한 나라의 집을 짓기 위한 설계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은 그 나라의 모든 살림, 산업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잘 육성되지 않고 그 나라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아마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그렇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의 기준을 세우는 것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변화를 또 거듭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이번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위의 전민희, 장윤서 기자님의 글을 도움받아 잠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역사교육과정입니다.
역사교육과정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특히 현대사부분에 민주주의를 어떻게 서술하는지가 논란이었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로, 박근혜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로, 문재인 정부는 성취기준 용어는 '민주주의'로 해설부분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하지만 새 교육과정은 성취기준과 해설 모두 자유민주주의 용어가 등장합니다. 교육부의 입장은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 성취기준 및 성취기준 해설에 '자유민주주의' 및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반영해 대한민국 정통성을 명확히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애 대해 그냥 민주주의는 '인민 민주주의'로 받아들여 질 수 있으므로 '자유'가 꼭 포함되어야 한다는 보수 성향 학자들과 '민주주의'가 자유를 포함하는 개념이라 굳이 '자유'를 넣을 필요가 없다는 진보성향 학자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도덕 보건 교육과정입니다.
여기에서는 이전 교육과정에 기술되었던 '성소수자'와 '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제외되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성소수자는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이나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로 대체되었습니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교육지원관은 "사회적 소수자를 교육과정에 명시하는 것이 제3의 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그러한 변화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학생의 발달단계를 고려했다는 찬성입장과 교육의 다양성부재라는 반대입장이 또한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하여 교육과정 총론에는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다중밀집 환경"의 안전 수칙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기후 생태 환경변화에 대한 표현도 교육과정에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행정예고기간은 29일까지 20일간으로서 최종안은 12월 초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30일에 최종 고시된다고 하네요!
우리는 흔히 논쟁을 벌일 때 하는 말들 중 .... '어' 다르고 '아'다르다는 말을 합니다.
"어"와 "아".......
보기에도 모양이 다른데, 그것의 쓰임새는 얼마나 다를까요?
기준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교육과정을 개정하기 위하여 애쓰신 분들이 하신 노력이 '어'를 '아'로 그 용어의 모양을 바꾸신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용어가 가지는 힘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새로 바뀌게 되는 교육과정으로 우리 학생들은 또 새로운 기준을 배우게 되겠습니다.
시험지의 답도 다르게 써야 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의 신념이 생긴다면 그것도 혹.... 달라질까요?
다른 것은 몰라도 '기준'이 자주 바뀌는 것은
갓난 아이의 주 양육자가 자주 바뀌는 것과도 비유할 수 있겠네요.
주양육자를 통해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알아가는 갓난 아이는 주양육자가 자주 바뀐다면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교육은 백년의 앞을 내다보고 설계하라는 옛말처럼 ..... 백세시대를 누리는 것만큼 백년을 향한 교육의 기준도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하신 분들뿐 만 아니라 교육에 관계되는 모든 분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견고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2022 교육과정 개정에 힘써주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그 교육과정을 가지고 일선에서 애써주실 교육관계자분들의 노고에 또 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