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면이 있다. 점으로 선을 만들어 2차원이 되고 선으로 면을 만들어 3차원이 된다. 우리는 3차원의 공간을 살아간다. 이것이 현실이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날짜변경선을 넘어 4차원의 세계를 다녀왔다면 믿겠는가? (사)과학관과문화의 미국 동부 박물관 연수단은 이제껏 보아왔던 세상에서 벗어나 차원이 다른 세상을 보고 왔다. 모두가 그렇게 느꼈다. 그만큼 이번 연수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신세계였다.
보스턴, 뉴욕, 워싱턴D.C.는 미국 동부의 핵심 도시이다. 연수의 포인트는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다. 7박 9일이란 시간 제약이 따르기에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볼거리 중에서 핵심만 보고자 하였다. 연수 일정은 숨 돌릴 틈 없이 빽빽했다. 연수단은 콜럼버스처럼 신대륙을 발견한 기쁨과 열정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보스턴은 크고 작은 명문학교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은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 캠퍼스 투어는 세계의 석학들이 거닐던 곳을 따라 거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캠퍼스 곳곳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숨결과 세계를 이끌어가는 교육의 힘이 느껴진다. 보스턴의 특별 프로그램은 하버드와 MIT 한국인 재학생과의 만남이었다. 한국인 재학생들이 각 캠퍼스 투어를 함께 했다. 하버드 목사 동상에 얽힌 이야기, MIT 학생회관에 전시된 경찰차 이야기 등 캠퍼스에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대학 입학 동기, 대학생활, 졸업 이후의 진로 등 재학생들과의 대화는 연수단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하버드대학의 자연사 박물관은 하나의 대학에서만 소장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소장품만 2300만점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설명과 전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 어류가 네발동물로 진화하는 중간단계인 틱타알릭(Tiktaalik)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전시였다.
MIT의 로봇 박물관은 첨단을 표방한다. 홀로그램이 이미 1960년대에 개발되었다는 것은 놀라움이다. 오브제의 창의적이고 기계적인 움직임은 로봇의 시작을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회로로 연결된 로봇 팔은 금방이라도 유리관을 뚫고 튀어나올 듯하다. 이곳은 과학기술 체험거리가 풍성하다. 연수단은 보스턴이 세계적인 교육의 도시임을 확인했다.
뉴욕은 뷰티풀이라는 감탄사가 연달아 터져 나온다. 세계 경제의 중심, 관광의 도시이다. 카메라 앵글을 어디에 놓고 찍어도 모두 영화의 한 장면이고 그것은 저절로 작품이 된다. 연수단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월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자유의 여신상, 그라운드 제로, 타임스퀘어 등을 방문했다.
뉴욕의 백미는 뉴욕자연사박물관과 MOMA(Museum Of Modern Art)이다.
뉴욕자연사박물관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Ⅰ’의 배경이다. 영화 속에는 박물관의 일부분만 등장하지만 실제 박물관은 하루 종일 있어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크다. 많은 전시가 있지만 공룡과 관련된 전시는 단연 최고이다. 관람객을 배려한 아이용, 전문가용 전시 패널 서비스가 돋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공룡 화석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넓은 전시실 공간도 비좁아 전시실 밖으로 얼굴을 내민 티타노사우르스(Titanosaur)는 압권이다.
MOMA는 현대미술 걸작들의 향연이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마티스의 <춤>, 모네의 <수련>등 모두 오리지널 콜렉션이다. 호안 미로, 르네 마그리트, 몬드리안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잭슨 폴락, 올덴버그(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전시되어 있다. 청계천에 있는 <스프링>이다. 아이스크림 형상의 작품이다.) 등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연수단에게 오리지널 콜렉션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뉴욕은 경이로운 도시이다.
워싱턴D.C.는 200년 미국의 역사와 정치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이다. 43명의 대통령의 정기가 서려 전 미국을 감싸는 도시가 워싱턴D.C.이다. 연수단은 한국전쟁기념관, 백악관, 링컨 기념관,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 국회의사당을 둘러보았다. 워싱턴D.C.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있음으로 더 특별하다.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스미슨이 기증한 유산으로 세워진 스미스소니언 인스티튜션은 현재 19개의 박물관·미술관, 9개의 국립 연구소, 20개의 도서관, 1개의 동물원이 있다.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연수단은 스미스소니언의 캐슬,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우드바하지센터, 국립자연사박물관, 미국역사박물관, 허시혼 미술관과 조각공원, 아메리칸 아트뮤지엄,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 뮤지엄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어메이징 뮤지엄!
스미스소니언 3대 관장 랭글리 박사는 하늘을 나는 유인동력비행기 Langley Aerodrome A를 개발했다. 이 비행기는 1903년 10월 7일 실패했고 12월 8일 또다시 실패했다. 뉴욕 타임스는 앞으로 1000년 이내에 사람이 하늘을 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랭글리 박사의 실패 9일 후인 12월 17일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가 최초의 유인동력비행에 성공했다.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플라이어호가, 우드바 하지센터에 Langley Aerodrome A가 전시되어있다. 이 뮤지엄들에는 항공우주의 역사가 총망라 되어있다. 100여 번의 우주왕복을 마치고 전시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위용은 연수단을 압도했다. 지구 대기를 뚫고 뜨거운 열을 견딘 몸체의 빛바램은 도전과 성공의 흔적이었다. 이곳의 항공우주 콜렉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과학관과문화가 준비한 미국역사박물관의 특별 프로그램은 Dibner library 투어다. Dibner library는 과학전문도서관이다. Dibner library에 있는 700년 이상 된 책은 스미스소니언의 모든 책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직접 손으로 쓰고 작은 그림들은 금박으로 입혔다. 그 솜씨가 예술이다. 아인슈타인의 노트도 기대이상이다. 이 노트에는 60개의 질문과 답이 있다. 질문은 영어로 타이핑되어있고 답은 아인슈타인이 직접 독일어로 썼다. 연수단은 아인슈타인의 노트에 열광했다. 사진으로 인증 샷을 남기는 센스는 기본이다. 연수단은 행여 책이 다칠까 노심초사 조심조심하였다.
스미스소니언의 미술관들 역시 거장들의 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의 백남준 작품 <일렉트로닉 수퍼 하이웨이>는 인상적이었다. 전선들로 미국의 지도를 그리고 주(State)마다 비디오가 달려있다. 백남준은 50개의 미국 주들의 특징을 각 비디오마다 모두 담아냈다. 3층 링컨갤러리의 주요 위치에 있는 <일렉트로닉 수퍼 하이웨이>는 백남준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케 했다. 워싱턴D.C.는 백악관과 국회 의사당 등이 있는 정치 일번지이다. 그러나 연수단에게 워싱턴D.C.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어메이징한 뮤지엄의 도시였다.
이제 연수단은 날짜변경선을 넘어 3차원의 세계로 돌아왔다. 차원이 다른 새로운 세계를 보며 어메이징한 경험을 가슴에 지니고 왔다. 우리의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다. 지구가 변함없이 태양주위를 돌듯이 우리가 3차원 공간에 산다는 것 또한 그렇다. 연수에서 만난 모든 것들은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을 뿐, 4차원의 세계는 아니다. 3차원이다. 모두 사람이 만든 일이다. 대한민국을 어메이징 코리아로 만들기를 어린 연수단원들에게 부탁해본다. <끝> 기사작성 최미정 (brain000@naver.com)
▲ 스미스소니언 허쉬혼 조각공원에 있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앞에서 © 과학관과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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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자연사박물관의 티타노사우르스 © 과학관과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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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역사박물관 내의 Dibner library에서 © 과학관과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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