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晩出惠化門(추만출혜화문) 늦가을 혜화문을 나서니
정대식 (丁大寔) 조선시대 인물이나 자료를 찾지 못함
小靑門外市塵空 소청문외시진공
驢背斜陽艶艶紅 려배사양염염홍
野菊溪楓霜意近 야국계풍상의근
十分秋色畵圖中 십분추색화도중
소청문 밖에는 세상의 먼지가 없고
나귀 등에는 저무는 햇살이 붉게 물들었네
들국화와 냇가 단풍이 서늘한 정취를 더해주니
마치 그림 속 가을 풍경을 보는 듯하네
小靑門 (소청문): 동대문(흥인지문))과 북문(숙정문) 시이의 소문, 동소문이라고도 하는데, 처음 이름은 홍화문이었다가 중종 때 혜화문으로 변경됨.
驢背 (려배): 나귀 등 艶艶 (염염): 붉고 아름다운 모양
紅 (홍): 붉은색
霜意 (상의): 서리 내리는 듯한 찬 기운, 가을의 서늘한 정취
近 (근): 가깝다, 비슷하다
十分 (십분): 충분히, 아주
저무는 가을날의 정취를 아름다운 색채와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소청문 밖의 고요한 분위기, 나귀 등에 비친 붉은 햇살, 들국화와 단풍의 아름다움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풍경을 통해 세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느끼는 평화로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