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으로 인해 올해 전반적인 농산물 작황이 나쁜 가운데 청산·청성면 지역 농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벼 수확 이후 이 지역 최대 농가 소득원인 감과 호두 작황이 예년의 30% 수준을 밑도는 사상 최악의 흉년이 들어 농가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지역 농가들에 따르면 생감, 곶감, 호두 판매로 얻는 수입이 최소 40~5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수확기 갑작스런 한파로 큰 손해를 본데 이어 올해 생산량이 급감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산면 하서리에서 감농사를 짓는 박태하(75)씨는 올해 곶감 만드는 일은 사실상 포기했다. 20여 그루의 감나무에서 평균 곶감 200접(1접=곶감 100개)은 나왔는데 올해는 채 10접도 안 나오게 생겼기 때문이다. 6월에 꽃 피고 수정한 이후에 매달 소독을 잘 해줬음에도 올해 감이 거의 달리지 않아 속상한 마음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박씨는 "곶감이 큰 부업인데 이렇게 감이 많이 안 열릴 수 있는지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며 "소독을 제때 해줬는데도 감잎이 붉게 물들어 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호두 역시 생산량이 급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청성면 묘금리는 53가구 중 절반이 호두 재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묘금리 김병식 이장은 "올해 빌린 농자금 빚도 못 갚을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더 높은 금리의 영농자금을 받아야 겨우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올해 전반적으로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감과 호두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지난 겨울에는 강추위로 동해를 입었고 봄에 가물었다가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1차로 감이 떨어졌고 이후 갑작스런 더위로 습해지면서 나뭇잎이 붉게 변하면서 2차로 감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
청산면감작목반 박육현 회장은 "감이 중요한 소득원인데 큰일"이라며 "지난해에는 서리 피해로 800만 원, 올해도 딸 감이 없어 500만 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도 지난 여름 집중적으로 내린 비를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시험연구과 장인홍 과수개발 담당은 "낙엽이 붉게 물들며 열매까지 떨어지는 둥근무늬 낙엽병은 5월 하순에서 7월 상순에 전염이 되는데 올해 이 시기에 비가 많이 와 확산된 것 같다"며 "잠복기를 거쳐 8월 중하순부터 증세가 나타난 것 같다. 특히 5년~15년생 사이의 나무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감이 없으면 곶감의 시세가 뛰면서 농가 소득에 그나마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을 전망이다. 곶감은 주로 선물용을 많이 소비하는데 가격이 오르면 대체 선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물량이 없어도 가격이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는 게 농가들의 분석이다.
청산면에서 곶감농사를 짓는 김재철 전 군의원은 "기상이변으로 올해 생산량이 급감했지만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며 "감은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인 만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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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이 없네' 기상이변 등으로 올해 감 생산량이 평년의 330%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청산면에서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고 있던 이동석(46, 경북 상주)씨는 "주렁주렁 달린 감 때문에 축 늘어졌을 감나무가 올해는 예년만큼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 |
첫댓글 그래 , 어제 아버님 제사날이라 청산에 갔다왔는데
감농사가 엉망진창이라서 고민이 많다고 하네
만영아 청산서 만날 기회 있었는데 아쉽네요, 어머님 건강 좋아지시어 다행이네, 형님께 들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