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고 시를 낭송하는 일은 우리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일입니다. 시낭송은 상처받은 영혼에 위로를 건네고, 복잡했던 마음을 잔잔한 호수처럼 만들어 줍니다. 시는 짧은 표현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네 삶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시를 읽는 동안 감동하고 공감하며 정신적 위안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치유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시낭송을 통해 아픔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기자가 이재하(64) 시인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0년 판부문화의 집에서다. 그곳에서 그는 시낭송 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그를 4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재하 시인은 시낭송가의 꿈을 넘어 시치유사의 길을 걷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간직했던 시인의 꿈을 이루었고 시낭송가로서의 도전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제는 시낭송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시치유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은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또 다른 꿈을 꾸게 했고 이루게 했습니다. 모두 ‘시(詩)’ 덕분이죠. 이렇듯 시를 만나면 행복해집니다.” 시치유사는 시를 낭송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직 낯선 분야이지만 영국과 미국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보편화됐다.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이는 일을 하는 것이 시치유사의 역할이죠. 단지 시 한 편 읽었을 뿐인데 상대방과 교감하고 소통하게 됩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믿지 않으셨던 분들도 시낭송을 듣고 마음의 움직임을 느끼며 서서히 변화하고 믿게 됩니다. 세상에 작은 고민이나 고통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시와 시낭송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이재하 시인은 현재 시낭송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뗐다. 태장 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시낭송 치유강좌’ 프로그램을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하게 된 것이다. “수업을 듣는 분들이 여러 대회에 나가 입상하며 시낭송가로 인정받고 더러는 강의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그들 모두 시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죠. 시와 시낭송이 ‘마음의 쉼터’가 되는 모습을 그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도 중앙동에서 작은 시계방을 운영한다. 한자리에서 꼬박 38년째다. 4남매를 키워냈고 그제야 찾은 시인의 꿈을 지금도 소중히 키워가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시계방은 닫을 마음이 없다고. “제가 꿈을 키운 소중한 공간인 동시에 우리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었던 일터입니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저에게 시는 여전한 마음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문의 010-4277-8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