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페이스북에 글을 쓰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글을 쓰며 내가 예상한 반응과 실제 반응이 사뭇 다를 때이다. 교육과 관련해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하리라 예상하며 쓴 글에 대해서는 '좋아요'가 별로 없고 사람들의 비난이 예상되지만 내 생각을 쓰고 싶어서 강행한 글에는 의외로 '좋아요'가 많은 경우이다. 교육 문제에 대해 이 정도로 사람들이 관심이 많았나 싶을 만큼 '좋아요' 수가 많아서 '이 분위기라면 이런 내용도 공감이 되겠구나' 싶어 연이어 쓴 글에는 싸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수의 '좋아요'가 있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반복하고 나서부터 나는 페이스북에서 더이상 '좋아요'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애초에 페이스북에 글을 쓰게 된 것도 '나의 수업 이야기'를 진솔하게 기술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연대를 하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이었다.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아니고 타인이 원하는 글을 쓰기 위해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던 당시 아이는 나름 조언이랍시고 언제 게시를 해야 사람들이 많이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는지도 알려주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이 길어지고 페친들의 글에 보인 '좋아요' 수가 적게는 몇 백개, 많게는 몇 천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사람인지라 잠시나마 부럽다는 셍각이 들기도 했다.
강의실에서 만나는 20대 학생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짐작이 된다. 나는 그들보다 나이도 많고 살아온 세월의 경험과 무게가 그들보다는 더 있으니 그나마 타인의 시선에 덜 휘둘리지만 20대들은 그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어디 20대만 그러한가. 어찌보면 세대와 무관하게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고 타인에게 보여주기식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을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회사 익명 게시판에 겉으로는 질문을 하고 있지만 은근히 자신을 자랑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많다고 한다. 글 속에 연령을 추측할 수 있는 경우만 살펴봐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단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혼자만 독야청청하기란 너무도 어렵다. 그렇지만 타인으로부터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페이스북을 통해 내 글이 때로는 공감과 지지를 받고 때로는 철저히 외면받는 경험을 거듭하면서 후자로 인해 상처받고 웅크리기보다 '괜찮다'며 나를 다독이는 노력을 한다. 내가 쓰는 글이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자로서, 교수자로서, 부모로서, 시민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므로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나에게 위로한다. 내 글에 달리는 '좋아요' 수는 그때 그때 분위기 정도로 생각하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모래성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올 초 두 번째 책이 출간되면서 출판사 대표님 제안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지난주부터 이 까페를 열어두었다. 가상 공간에서 내가 이렇게 다양한 실천 공동체를 넘나들게 될 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지향하는 세상과 교육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용기를 내 본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수에 연연하지 않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쓰듯이 인스타그램이나 이곳 까페에서의 조회수에 나는 연연해 하지 않는다. 삶에서 생긴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날때마다 조금씩 성장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나이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