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여행
별빛에 매료된 지리산 천왕봉의 밤하늘
은하는 미답의 대륙이다. 대마젤란운과 소마젤란운의 구름 안에 있는 별들 주위와 은하수 은하를 둘러싸는
구상 성단의 별들 주위에도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우리가 그들의 세계로 달려가서 그 행성들의 지평선
위로 은하수 은하가 떠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팔을 넓게 벌리고 휘돌아 감도는
나선 팔 구조의 위용,
4000억 '인구'를 자랑하는 성단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퍼레이드, 중력 수축의 고통과 충격에 소리 없이 신음하는
암흑 성간운들, 그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행성계, 초거성들의 휘황한 광채, 중년에 이른 주계열성들의 늠름한
모습, 적색 거성들의 빠른 팽창, 백색 왜성의 단아함, 행성상 성운의 미려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신성, 초신성, 중성자별, 블랙홀 등은 어찌하고?
우리는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우리를 구성하는 물질, 우리의 내면과 겉모습
그리고 인간 본성의 형성(形成) 기제(機制) 모두가 생명과 코스모스의
깊은 연계에 좌우된다는 점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
새벽 지리산 천왕봉의 밤하늘 - 시리우스(Srius)와 오리온(Orion) 그리고 무수한 별들
지리산 천왕봉의 밤하늘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면면히 1,400km를 흘러 내려 웅혼한 기상이 남해에 이르러 멈추어 솟아 오른
지리산 천왕봉을 옛 사람들은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천주(天柱)라 불렀다. 여섯 밝은 별이 다이아몬드
형상을 만들며 동쪽 하늘 높이 떠 오르고 있다. '천주(天柱)' 각자(刻字)가 있는 바위 오른편 옆으로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가, 왼편 옆으로는 일등별 '프로키온'이 빛나고 있다.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다하여 옛 사람들이 일월대(日月臺)라 명명한 천왕봉 바위 정상에 오른다.
반야봉이 손짓하고, 굽이굽이 산맥이 흘러 저 멀리 노고단이 아스라이 바라보인다. 남쪽하늘에는 둥근달이
휘영청 밝게 떠 있다. 밤의 정밀(靜謐). 고요하고 편안함에 침잠해 간다. 귓볼을 스쳐가는 바람은 아직은
차갑지가 않다.
서쪽 반야봉 상공에 떠 있는 둥근달이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일순 달이 지니, 밤하늘이 칠흑으로
변하며 별들이 이곳 저곳에서 솟아나며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한다. 정신이 번쩍, 머리끝이 쭈뼛해지며
나의 눈망울도 별처럼 초롱초롱해 진다. 밤하늘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가 더욱 찬란한 빛을 뿌리고 있다.
동쪽 하늘 높이 시리우스, 리겔, 알데바란, 카펠라, 폴룩스, 프로키온 여섯 개 별이 이루는 '
겨울철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이 찬란히 빛난다. 큰개 작은개 사냥개 두 마리를 거느린 사냥꾼
오리온이 삼태성을 허리에 두르고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북쪽 하늘에는 국자별 북두칠성이 똑 바로 서 있다. 아! 삽시간에 전개되는 이 황홀함이여 !
바위에 등을 붙이고 누워서 하늘을 보니, 지리산 천왕봉 밤하늘 겨울철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과 무수한 별들이 눈 앞에서 더욱 찬란히 빛난다. 아! 맑고 투명한 별이다. 별처럼 맑고 깨끗한 것이 이 세상에 있을까. 맑은 별빛은 온갖 번뇌망상을 명징(明澄)하게 씻어준다. 밝은 별 어두운 별, 큰 별 작은 별, 깨알같은 별들이 어우러진 헤일 수 없는 수 많은 별들이 밤하늘에 총총히 수를 놓고 있다. 둥근달이 서쪽 하늘로 지고 해뜨기 1시간 30분 전까지,
지리산 천왕봉의 밤하늘을 보며 별빛에 매료되었다. 찰나(刹那)처럼 시간이 흘러갔다.
137억 년 전 우주의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한점에 모인 바로 그 순간을 우리는 태초(太初)라 부른다.
태초의 한점에서 대폭발(Big Bang)을 일으켜 우주가 되었고 지금도 우주는 팽창을 멈추지 않고 있다.
별들의 탄생과 죽음 은하와 은하단
....
우주는 알면 알수록 경이롭기만하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성운과 성단에 있는 행성으로 가서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우리은하의 장관을 감상하고 싶어했다.
별들의 맥박 그리고 우주의 숨결을 느껴 보려 했던 아름다운 밤이였다.
나일성의 '성도' 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누구에게나 보이는 별들이지만 누구나의 것은 아니다. 별은 보는 사람들만의 보화,
보고 또 보는 중에 우리는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고, 별들의 맥박을 짚어보게 될 것이다."
겨울철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 : '천주(天柱)' 각자(刻字) 바위 오른편에서 시계방향으로시리우스,
리겔, 알데바란, 카펠라, 플룩스, 프로키온 여섯 개 별이 이루는 '겨울철의 대육각형(다이아몬드)'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 지리산 천왕봉 표지석
카시오페이아자리, 북극성과 작은곰자리(Ursa Minor),
큰곰자리(Ursa Major)와 북두칠성; 그리고 사냥개자리, 작은사자자리
작은곰자리의 꼬리별인 북극성은 '정북에 있는 별(Polaris)'이란 뜻이다. BC 3천 년에 양을 치던 목동들이 별자리를 처음 지어낼 때는 용자리의 으뜸별인 '투반'(용꼬리 끝에서 세번째 별)이 정북에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1만 2천 년 후에는 직녀(vega)가 북극성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지구의 세차운동(precession) 때문이다.
지리산 천왕봉 표지석과 별궤적
새벽녘 지리산 천왕봉 밤하늘